'흔들흔들' 광주축구전용구장 구조계산서 엉터리?…수평하중 누락

광주시, 지난 2020년 5월과 6월 한 업체에 의뢰해 구조계산
두 차례 진행된 구조계산서에 수평하중 전혀 검토하지 않아
전문가 "구조계산서 수평하중만 확인했어도 흔들림 미리 파악 가능해"
구조안전진단도 형식적…수평하중 누락된 구조계산 전혀 문제삼지 않아

광주축구전용구장. 김한영 기자

광주FC의 홈 경기장인 광주축구전용구장 관람석의 안전성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관람석의 구조계산서에 수평하중 계산이 누락됐지만 구조안전진단에서는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확인돼 엉터리 구조계산과 형식적 구조안전진단이라는 지적이다.

광주시종합건설본부가 최근 CBS노컷뉴스에 공개한 광주축구전용구장에 대한 구조계산서.

광주시종합건설본부가 공개한 구조계산서는 본부석쪽 관람석과 그 맞은편 관람석, 또 K리그 원정팬들이 안정성 문제를 제기한 이동식 수납형 관람석 등 모두 2개다.

광주시가 각각 지난 2020년 5월과 6월 한 업체에 의뢰해 구조계산을 한 것이다.

일반적인 가변형, 수납식 관람석의 경우 위아래로 흔들리는 수직하중과 오른쪽과 왼쪽이 흔들리는 수평하중을 고려해 구조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하지만 두 차례 진행된 구조계산에서는 수평하중을 전혀 검토하지 않는 등 허점이 드러났다.

대한민국산업현장단 최명기 교수는 "실내에 관람석을 설치할 때도 수직하중과 수평하중을 검토한다"면서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는 수평하중을 왜 검토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수평하중만 살펴봤어도 흔들림 문제를 미리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축구전용구장 골대 뒤편에 설치된 가변형 관람석. 김한영 기자

또 바닥레벨 위에 있는 찬넬의 고정이 불안전한 것도 상부 진동의 원인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광주시가 광주축구전용구장 관람석에 대해 실시한 구조안전진단에서는 구조계산서에 누락된 수평하중은 전혀 지적하지 않은 채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확인돼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광주FC는 지난 2020년과 올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전문기관을 통해 구조안전확인에 나섰다.

광주축구전용구장 본부석쪽 가변형 관람석 바닥. 김한영 기자

특히 지난 2월에 진행된 구조안전진단 결과 단체응원에 따른 관람석 붕괴를 우려하는 의견이 제시됐지만 광주시와 광주FC 등은 최근 CBS노컷뉴스와 축구팬들로부터 관람석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될 때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한 업체 관계자는 "구조계산서 만큼 중요한 것이 구조안전확인이다"면서 "수많은 축구 팬들의 안전이 달린 문제인 만큼 구조기술사는 수평하중을 찾아내 지적을 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그동안 광주시는 축구전용구장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될 때 마다 용역 등을 진행하고 보완 조치를 진행했다"면서 "광주축구전용구장을 짓는 과정에서 예산 절약 등을 위해 보조경기장을 활용하고 급하게 짓다 보니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광주시가 부실시공이나 엉터리 구조계산 여부, 철저한 구조안전확인 등 축구전용구장 관람석의 안전성을 제대로 확인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후속 조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