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축제의 장'' 돼야 할 6월항쟁 기념일

역사적인 6.10 민주항쟁 22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6월 항쟁 기념일인 10일은 22년 전의 함성이 살아나기보다는 곳곳에서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지면서 축제의 장이 되지 못하고 갈등과 대립의 장으로 변질됐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서울광장에서 6.10 범국민대회를 강행했고 경찰은 물리력을 동원해 이를 저지하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새벽까지 산발적인 시위가 이어지면서 6월 항쟁 22주년 기념일은 화합과 소통의 장이 아니라 대립과 갈등의 장이 되고 말았다.


정부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기념식장에는 야당 대표 대부분이 참석했지만 정부에서는 대통령이나 총리가 불참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신 참석했으며 여당인 한나라당 대표는 불참했다.

정부 스스로 기념일로 정한 6월 항쟁의 가치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하게 하는 대목이다.

함세웅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기념식에서 "불의에 항거하고 부당한 외세의 간섭에 당당히 맞섰던 민주주의의 전통이 퇴색되어가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면서 6월 항쟁 기념대회가 서울광장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축제의 장으로 펼쳐져야 하는데도 정부가 이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정부의 기념식과 별도로 6.10 민주회복 범국민대회 준비위원회도 10일 오전 별도의 기념식을 가짐으로써 6월 항쟁 기념식은 국가기념일임에도 불구하고 반쪽짜리 행사가 돼버렸다.

6월 항쟁으로 군부독재의 장기집권 음모를 저지하고 민주주의를 쟁취했지만 지금의 현실은 이러한 민주항쟁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22년 전 오늘도 경찰의 원천봉쇄 속에 전국 22개 지역에서 ''고문살인 은폐조작 규탄 및 호헌철폐 국민대회''가 열렸으니 오히려 역사의 시계바늘은 거꾸로 돌아간 듯하다.

정부가 기념사에서 밝힌 대로 22년 전 오늘 평화적인 방법으로 민주화의 새 역사를 창조한 기념일인 만큼 정부가 6.10대회를 불허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차라리 기념대회를 허가하고 경찰병력이 만약에 있을지 모를 불상사에 대비해 질서 유지에 나섰다면 대결이나 충돌보다는 화합과 통합, 축제의 장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일어나지도 않은 폭력·불법집회를 가정해 집회를 불허하고 경찰병력이나 경찰버스를 동원해 서울광장을 봉쇄하는 모습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별로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 장면이다.

정부로서는 지난해 촛불집회의 악몽이 남아 있어서 집회를 허용하기가 쉽지는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집회를 허용한 뒤 불법 폭력시위가 발생했을 때 강경대응 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민주주의를 외치다 불귀의 객이 된 영령들이 경찰병력으로 차단된 6.10 민주항쟁 기념일을 어떻게 볼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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