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부터 시작되는 정다운의 뉴스톡 새로운 코너 '이정주의 질문하는 기자' 시간입니다. 정치부와 산업부를 두루 거치며 현장에서 집요한 질문을 선보인 이정주 기자가 매주 화요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오늘도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범정부 일일 브리핑을 취재하고 왔죠. 이기자?
[기자] 네, 반갑습니다. 산업부 이정주입니다. 소속은 산업부지만 제가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담당하고 있어서 일일 브리핑에 거의 매일 나갑니다. 오늘도 오전 11시에 다녀왔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늘도 가서 당연히 질문을 한 거죠. 어떤 질문을 했나요?
[기자] 원래 질문을 자주 하는 편이긴 한데, 오늘은 이 프로그램을 위해서 또 특별히 정성을 들여 질문을 하고 왔습니다.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과 관련해 세계무역기구, WTO 제소 문제에 대해 질문을 했는데요. 한번 들어 보시죠.
[인서트] 이정주 기자
"방류가 된 다음에 우리 정부는, 우리 정부의 과학적 기준은 WTO 1심 때 준용했던 기준이 됩니까? 2심 때 준용했던 기준이 되는 겁니까?"
[인서트]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
"지금 기자분께서 질문하시는 내용에 대한 디테일한 내용도 경우에 따라서는 여기서 발언한 것 하나하나가 추후 소송 단계에서는 다 결정적인 증거로 활용됩니다. 제가 그래서 모두에도 드릴 말씀도 많고 하지만 굳이 그런 부분들을 일일이 저는 설명을 안 드리고 있는 것이고요."
[앵커] WTO 제소 이야기군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죠?
[기자] 네. 아마 기억하고 계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간단하게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이후 우리나라는 2013년 9월부터 후쿠시마를 포함한 8개 현에서 생산되는 수산물 수입을 금지시킵니다.
[앵커] 맞아요. 당시 인근 바다에 오염수가 새어 나온다고 해서 논란이 있었죠.
[기자] 문제는 그 이후 2015년 5월 일본이 우리나라를 WTO에 제소합니다. 세계무역기구죠. 이름 그대로 자유무역에 방점이 있는 그런 국제 기구입니다. 우리나라가 명확한 근거 없이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게 부당하다는 주장이죠. 결론은, 우리가 1심에선 패소하지만, 2019년 2심에선 승소를 거두게 되면서 현재까지 금지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아 그랬었죠. 그런데 현재 오염수 방류와 무슨 상관이 있는 거죠?
[기자] 바로 그게 제 질문의 핵심인데요. WTO 제소에서 1심 패소 후 2심 승소는 우리의 이 사례가 유일합니다. 사실관계를 다루는 1심에선 후쿠시마 수산물에서 발견되는 방사성 물질인 세슘 수치가 낮다고 주장한 일본이 이겼습니다. 식품 자체에 대한 방사능 수치로 우리가 싸우지만 WTO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다고 주장한 일본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앵커] 그런데 이게 어떻게 2심은 뒤집힌 거죠?
[기자] 이게 바로 외교전의 승리이기도 한데요. 2심에선 우리 측이 전략을 바꿉니다. 완전 쟁점을 바꿔서 후쿠시마 오염 환경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겁니다. 그러자 2심에선 방사능이 지금 유출됐다고 하는, 의심되는 후쿠시마 인근의 현에서 생산되고 섭취되는 환경을 포괄적으로 고려하라는 취지에서 우리나라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원전사고가 발생한 일본의 인접국인 한국이 환경의 잠재적 위험까지 감안해 후쿠시마 식품에 대해 엄격한 검역조치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죠.
[앵커] 그러면 이번에 IAEA의 승인을 받고 오염수가 방류된다면, 그 후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단 말인가요?
[기자] 그렇죠. IAEA의 최종 보고서에서 안전하다는 결론이 나온 이후 오염수가 방류되면, 수산물 수입 문제도 재차 쟁점으로 급부상할 위험이 있는 겁니다. 우리 정부는 지금 '과학적으로 안전이 증명되지 않는 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를 유지하겠단 입장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면 수입 금지가 풀릴 수도 있는 거죠. 중요한 건 여기서 바로 이 '과학적 입증'에서 과학의 기준이 뭐냐는 겁니다. 당연히 일본은 식품 자체의 방사능 수치를 주장할 것이고, 우리는 그에 또 대응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물어본 겁니다.
[앵커] 정부 쪽 답변은 어땠나요?
[기자] 앞서 들으신 것처럼 결국 답을 하지 않았는데요. 정부는 WTO 제소 과정에서 법리적으로 다투는 것은 굉장히 복잡하고 치열한 국가 간의, 법률대리인 간의 소위 말하는 자료 싸움 내지는 논리 싸움이 전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여러 가지 형태의 논의가 있을 것이고, 또 상황이 바뀌게 되면 또 그 상황에 맞는 여러 가지 논점들이 나오게 될 거라고 했습니다. 정부가 그런 것들을 종합을 했을 때 당연히 소송 과정에서 지켜낼 것이고 그렇게 노력을 할 것이라고 했지만, 현재로선 향후 WTO 제소 가능성을 이유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