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를 구하기 위해 새로운 소방수가 등장했다. 2년 전 강원을 강등 위기에서 극적으로 구했던 최용수 감독 대신 윤정환 감독이 강원 잔류를 위한 소방수로 나섰다.
강원은 18라운드까지 2승6무10패 승점 12점 11위에 머물렀다. 결국 칼을 꺼내들었다. 2021년 극적 잔류 후 2022년 6위라는 성적을 남긴 최용수 감독과 결별했다. 소방수는 일본에서 지도자로 잔뼈가 굵은 윤정환 감독이었다. 윤정환 감독은 최근 K리그 앰버서더와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윤정환 감독은 19일 강릉에 위치한 강원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팀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자리에 앉아 기쁘게도 생각하지만, 책임감독 느낀다.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어떻게든 잔류에 큰 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다른 것은 없다. 운동장에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지켜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원의 최대 문제점은 공격이다. 18경기를 치르는 동안 10골에 그쳤다. 외국인 공격수 디노를 내보냈고, 이정협 역시 골이 없다. 2002년생 유망주 박상혁이 가장 많은 3골을 기록 중이다.
윤정환 감독은 "파이브백은 수비적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도 역습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잘 들어맞지 않았다. 볼 소유 등이 너무 떨어졌다.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해서 그런 상황이 나오는 것 같다"면서 "스트라이커에 선수들이 부족해서 크로스를 많이 못 올리는 부분도 있었다. 슈팅이 안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강원이 보여준 문제점을 설명했다.
이어 "수비가 그동안 뒤로만 물러섰다고 한다면, 이제 내려서지 않고 맞받아치면서 해야 한다. 자신감도 떨어져있다. 심리적인 개선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강원의 선수 구성상 수비가 우선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공격진에 약하다는 의미다. 여름 이적시장 우선 순위도 외국인 공격수 보강이다.
윤정환 감독은 "선수 구성상 그럴 수 있다. 다만 너무 내려서니까 항상 한 대 먼저 맞고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리스크를 두더라도 공격을 해야 한다"면서 "그냥 내려서기보다는 압박을 할 때 다같이 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그게 안 돼서 자연스럽게 내려오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처음부터 내려서지는 않겠다. 선수들이 얼마나 자신감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실 강원 지휘봉을 잡는 것에 대해서고 고민이 컸다. 하지만 국가대표 동료였던 김병지 대표의 설득에 지휘봉을 잡기로 결정했다.
윤정환 감독은 "전북전(6월11일) 역전패 후 밤 늦게 연락이 와서 고민을 했다. 갑작스럽게 일이 진행됐다. 누구나 좋은 팀, 좋은 선수들이 있는 곳에 가고 싶어한다. 다만 김병지 대표가 나를 깊이 생각한다는 것을 느꼈다. 거절하기 쉽지 않았다. K리그에 복귀하고도 싶었다. 짧은 시간 결정이 돼 사실 정신이 없다. 일단 지휘봉을 잡았으니 목표했던 부분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첫 번째 목표는 K리그1 잔류다. 10위 수원FC(승점 18점)와 승점 6점 차, 9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20점)와 승점 8점 차다. 아직 20경기가 남았고 FA컵에서도 8강에 진출한 상태지만, 최우선 목표는 잔류로 잡았다.
윤정환 감독은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FA컵을 노린다고 말하기는 조금 욕심인 것 같다. 대신 리그에서는 최대한 잔류, 승강 플레이오프를 벗어나는 것을 기본 목표로 설정했다. 나 혼자의 생각이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같이 가져가야 할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