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 행 : 이태인 울산청년정책네트워크 회장
■ 출 연 : 방영롱 울산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제 작 : 이태인, 성민주
◇이태인> 시사팩토리 100.3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라디오 닥터' 진행을 맡은 이태인입니다. 라디오 닥터는 청취자분들의 건강을 위해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질환을 의학 전문가와 함께 알아보는 시간인데요. 오늘은 단순 마음의 감기라 생각하여 방치하기 쉽고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정신 건강과 관련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그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정신건강'과 관련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라디오 닥터 출발하겠습니다. 지금 방영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방영롱> 네 안녕하세요.
◇이태인> 네 반갑습니다. 먼저 청취자분들께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릴게요.
◆방영롱> 저는 울산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 근무 중인 방영롱입니다.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례관리 사업인 생명사랑 위기대응센터의 센터장을 2022년부터 맡고 있고요. 더불어 2023년부터 울산대학교병원이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태인> 네 반갑습니다. 오늘은 최근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하는데요. 어떤 이야기 준비해 오셨는지 궁금하거든요.
◆방영롱> 저는 오늘 정신건강 문제 중에서도 가장 응급 상황인 자살과 자해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무거운 주제라 고민을 많이 했었지만 요즘 이러한 위기에 관련된 상황이 점차 심해지고 있어서, 울산시민 여러분들께 꼭 말씀드리고 싶어 어렵게 입을 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서 경험하고 느낀 것을 위주로 나눠볼까 합니다.
◇이태인> 네 정신건강 문제 중에서도 가장 응급 상황인 극단적 선택 '자살' 그리고 '자해'와 관련한 내용 준비해 오셨는데요. 현대사회에서 특히 한국은 자살률이 높다고 잘 알려져 있잖아요. 많은 분들께서 높다는 건 흔하게 들으셔서 잘 아실 텐데 어느 정도 심각한지는 잘 모르시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그리고 우리는 왜 이 극단적 선택인 '자살'이라는 단어 자체를 말하기 힘들고 꺼려지는 건지 많이 궁금하거든요.
◆방영롱> 네 지금 현재 한국의 자살률은 2021년 기준 10만 명당 26명으로 집계되고 있고요. 특히 청소년과 20에서 30대의 자살과 자해가 무섭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자살, suicide라는 말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자살 위기에 처한 분들이 비교적 쉽게 병원을 찾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자살을 극단적 선택, 나쁜 생각이라는 말로 대체해서 표현하고는 합니다. 그게 실제로 자살에 대한 생각인지는 확인하지 않은 채 말이죠. 자살이란, 죽음으로 가는 결과임을 알면서도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인 방법으로 스스로 선택하는 행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생명체가 스스로 죽음을 향해 간다는 것은 본능에 반하는 것이며, 자연스러운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삶이 예기치 않게 끊기는 것을 두려워하죠. 죽음과 사후 세계에 대해 잘 몰랐던 옛날에는 더더욱 그랬을 겁니다. 하지만 한 번쯤은 내가 어떠한 죽음 또는 삶의 끝을 맞을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되죠.
◇이태인> 그렇군요.
◆방영롱> 네 많은 자살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죽음이라는 결론이 나의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면 어떨까요? 나의 죽음이 내가 추구하는 가치에 합당하다는 생각이 들면 어떨까요? 또 내가 죽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면 어떨까요? 물론 죽음이 해답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살을 죽음 자체로 보고 두려워하기보다는 왜 자살을 생각하는지에 대한 이야기, 즉 그 스토리가 중요한 것이지요. 그러면 우리는 자살은 하나의 도구라는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금 더 가볍게 이야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자살은 금기어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이태인> 죽음으로서의 두려움으로 자살을 금기어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원인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봐야 된다는 거네요.
◆방영롱> 네.
◇이태인> 그런데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많이 알고 계시잖아요.
◆방영롱> 저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다 보니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분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당연히 우울 장애나 양극성 장애 등의 질환이 가진 증상으로 인한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우울 증상에 심하게 빠지면, 평소보다 훨씬 더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이 치우치게 됩니다. 본인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진다는 죄책감, 내가 짐이 된 것 같은 생각, 나만 없어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은 생각입니다. 이는 사실과는 아주 다를 수도 있고, 심신 미약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결정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정말로 나의 죽음 외에는 다른 해결책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지치고 해결 불가능한 상태로 생각했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또한 환청이나 피해 망상과 같은 증상이 너무 심하고 힘들어서, 그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자살을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물론 신체적 고통이 너무 심한 분들도 포함될 수 있겠습니다. 이들은 이러한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문제 해결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살로까지 내몰리게 되는 것이지요.
◇이태인> 그렇군요. 하지만 극단적 선택을 하는 원인은 워낙 다양하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개인의 정신질환뿐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도 최근에 많은 이유가 되고 있더라고요.
◆방영롱> 네 맞습니다. 정신질환의 병력이 없고 평소에 문제없이 잘 지내던 분들이 갑작스럽고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분들은 응급실에 오셔도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자체를 거부하시기도 합니다. 겉으로는 금전적 문제, 불륜과 이혼, 성적 문제, 외로움, 가정불화 등 개개인의 문제 같아 보이지만 가만히 뜯어보면 이 사회의 자화상을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이 사회는 돈과 같은 눈에 보이는 물질적 가치를 중요시하며, 돈이 곧 권력이고 사회 계층을 나누는데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제 누구나 여러 가지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그게 비록 비윤리적이고 자기 파괴적이라도 말이죠. 과거 신분제도나 종교처럼 현실적인 제한을 강요하는 공동체적 규칙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혼이나 한 부모 가정이 많고 가족 공동체도 파괴되고 있지요. 개인은 1인 회사도 차릴 수 있고 유명한 셀럽이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 산업화의 발전 속도는 너무나도 빨라져 AI나 챗GPT까지 나오고 개인 정보 관리는 어려운데, 기존의 사회적 법적 규제 그리고 사람의 윤리관은 이를 따라가지를 못합니다. 이러한 아노미, 즉 혼란 속에서 높은 기대 수준에 맞춰 개인의 꿈을 실현하기 어려울 때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생깁니다. 현재 젊은 청년층이 그러하지요. 세대 차이가 나다 보니, 이것을 서로 이해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따릅니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뒤르켐은 '자살은 개인이 참가하는 사회적 집단의 통합 정도에 반비례한다'라고 말한 바가 있습니다.
◇이태인> 너무 급변하는 사회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인용해 주신 '자살은 개인이 참가하는 사회적 집단의 통합 정도에 반비례한다'라는 말이 현대사회에서 바라봤을 때 좀 와닿기도 하는데요. 전문의께서는 진료 현장에서 자살 시도자를 대하는 경험이 많으실 것 같아요.
◆방영롱> 네.
◇이태인> 혹시 그때 어떤 마음이 드시는지도 궁금하거든요.
◆방영롱> 자살에 대한 이야기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말하고 듣는 정신과 의사일지라도, 자살 시도한 분들을 뵐 때마다 마음이 정말 무겁습니다. 울산대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자살 시도자 분들은 2021년에는 455명, 2022년에는 380명이었습니다. 권역정신응급센터를 시작한 올해부터는 그 수가 더욱 많아져 하루 평균 2명에서 3명 이상입니다. 그리고 자살 시도자들은 절반 이상이 자살 재시도자 분들입니다. 솔직히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분은, 치료가 잘 되어서 더 이상 진료실에 오지 않아도 되는 분들이 아니라 역설적으로 제가 주치의로서 치료한 환자분이 자살을 시도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입니다. 의사로서 제가 뭔가 놓치지는 않았을까, 뭔가 치료가 미흡한 부분이 있지는 않았나 하는 자책을 끊임없이 하게 됩니다. 무기력감이나 우울감도 같이 찾아올 때가 있고, 장례식장에 참석해야 될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됩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드리는 말씀이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으시는 분들 중에서라도 혹여나 이러한 고민 중에 있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자살을 시도하기 전에 꼭 주치의 선생님에게 얘기해 주세요. 아니면 시도하기 전에 병원 응급실에라도 꼭 먼저 찾아와 주세요. 저도 이렇게 느끼는데, 유가족분들은 오죽하겠습니까. 그분들은 저보다 훨씬 더 심한 죄책감을 느끼고 슬픔과 비통함의 파도에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십니다. 제 진료실에는 그런 분들도 종종 찾아오시는데, 같이 애도하고 위로해 드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태인> 그렇죠. 정말 감히 함부로 공감하지 못할 만큼 그 힘듦과 슬픔을 느끼실 거라는 생각이 한편으로 들면서 마음이 많이 아프기도 한데요. 이런 슬픔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습니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주변인에게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요? 또 반대로 좀 어떤 말은 꼭 하면 안 되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 이제 전국적으로 전세 사기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거나 이미 자살을 선택하신 분들도 많이 계시잖아요. 그런 분들이 실제로 우리 주위에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설명 한번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방영롱> 먼저 가장 피해야 할 말은 '나약한 소리 하지 마라', '네가 움직이지 않고 게으른 거야', '정신력이 약해', '의지박약이야' 이런 말들입니다. 그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한 결론이 죽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왜 몸은 아프면 걱정해 주면서, 마음은 아프면 훈계하려고 할까요?
◇이태인> 그러네요.
◆방영롱> 그러지 말고 그저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너 혹시 자살하고 싶은 생각까지 든 적 있니?'라고 직접적으로 물어보셔도 됩니다. 혹시나 그 말이 더 자극이 될까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던데, 자살을 생각해왔던 분들은 대부분 그 얘기에 놀라는 기색 하나 없이 자세하게 또 편안하게 표현합니다. 이야기를 듣고 나면 '네 마음이 그랬었구나',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네 옆에는 항상 내가 있을게',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해' 이런 말씀을 해주시면 됩니다. 또 위험한 장소와 물질이 있는 곳에서 벗어나게 해주세요. 그리고 그런 말을 들었다고 해서 해결해 줘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지 마시고, 저희 같은 정신건강 관련 전문가에게 연계해 주시고 맡겨주세요. 실제로 2021년 응급실 기반 자살 시도자 사후관리사업 보고서를 보면, 사례관리자와의 면담 횟수와 정신건강복지센터로의 연계가 늘어날수록 전반적인 자살 위험도가 줄어든다고 합니다.
◇이태인> 그렇군요. 직접적으로 한번 물어보기도 하고 힘든 상황에 처한 분들이 있으면 그분들의 마음을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들어주고 위로해 주고 또 전문의에게 연계까지 도움을 주는 부분이 중요해 보이는데요. 한마디로 지속적인 관심이 굉장히 중요해 보이네요. 그럼 개인이 위기의 상황이 왔을 때 취할 수 있는 그리고 개인적으로 충동을 극복하는 간단하고 빠른 방법이 있을까요? 예를 들어서 약물 치료도 있을 수 있겠는데요. 한 가지 궁금한 부분이 있는데, 최근에 TMS 치료라든지 별도의 여러 가지 치료들이 많이 생겼잖아요. 그런데 이런 치료와 같은 부분들이 왜 환자들에게 접근성이 좀 제한되어 있을까요? 그 이유가 뭐라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방영롱> 네 약물 치료는 정신과에서 워낙 널리 시행되는 치료이지만 TMS와 같은 그런 기구들은 많은 병원이 다 구비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치료에도 상당한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렇고요. 그래서 약은 사실 그때그때 사용하시는 안정제가 있을 수 있지만 또 그게 매번 효과가 있는 건 아닙니다. 그다음에 그런 TMS도 갑자기 달려가서 받을 수는 없으니 그때그때 본인이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습니다.
◇이태인> 네 그러면 개인적으로 충동을 극복하는 간단하고 빠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방영롱> 보통 자살의 충동은 파도와 같이 일순간 아주 강하게 몰아칩니다. 그렇지만 그 충동은 또 파도처럼 쓸려 나가게 되어있습니다. 그 시간을 잘 버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때는 강력한 주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신체 오감을 사용하는 것'과 '행동으로 전환하기'입니다. 차가운 얼음을 손에 꽉 쥐거나 차가운 얼음물에 얼굴을 담급니다. 극도의 차가움은 일시적으로 통각으로 작용하게 되고 차가움은 감정을 다소 진정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호흡을 하면서 충동을 진정시키는 방법도 있고요. 손목에 자해하는 대신에 고무줄을 세게 튕겨 자극을 대신하는 방법도 이미 소개된 바 있습니다.
◇이태인> 그렇군요.
◆방영롱> 행동 전환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갑자기 밖으로 나가 격렬하게 뛸 수도 있고 즉시 전화를 걸어 누군가와 대화를 하면서 주의를 전환합니다. 또 기분 전환을 시킬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리스트에 적어 놓거나, 평소에 살아야 할 이유들이나 목표 그리고 버킷 리스트 등을 기록해 놓은 다음 위기 상황마다 꺼내 볼 수도 있습니다. 대개 많은 분들이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참는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방법들은 마인드풀니스 치료와 변증법적 행동 치료를 통해서 더 자세히 배울 수 있으니 참고하셨으면 좋겠고요. 혼자 하기 어려우시면 스킬 훈련을 도와줄 전문가나 병원을 찾으시면 도움받을 수 있습니다.
◇이태인> 네 지금 혹시 라디오 닥터 인터뷰를 들으시다가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초록창이나 파란 창에 '마인드풀니스 치료'나 '변증법적 행동 치료'를 검색하시면 당장이라도 짧게나마 도움받으실 수 있으니, 전문의를 찾기 전에 한번 검색해 보시는 걸 추천드리도록 해보겠습니다. 충동을 진정시키고 또 극단적 선택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주의 전환이 아무래도 말씀해 주셨던 것처럼 가장 중요해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자살 위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방영롱> 우선 정신 건강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위기 상황에 빠른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과 시스템 개선이 필요합니다. 현재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에서 많은 예산을 투여하여 자살의 예방과 사후 대처 등에 노력을 쏟고 있는데요, 자살률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울산에도 각 구에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있는데 자살예방팀이 따로 있어서 사례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무료로 운영되고 있어서 이용해 봐도 좋을 것 같고요. 위기 상황에서 24시간 전화로 상담받을 수 있는 1393(자살예방 상담전화), 1388(청소년 전화), 1577-0199(정신건강 상담전화), 1588-9191(한국 생명의 전화) 등과 같은 곳도 이용해 볼 수 있습니다.
◇이태인> 그렇군요.
◆방영롱> 사회학자 뒤르켐은 자살론에서 '교육은 성인 세대가 아직 사회생활을 하지 않은 어린 사람들에게 행사하는 영향력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요즘 10대 청소년들의 자살 자해가 급증하고 있고, 사망률의 1위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돈과 취직, 안정된 직장만을 유일한 선(善)과 가치로 알고 가르치는 우리 어른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착하게 살면 호구라고 하고 금수저가 능력이며 또 의대 열풍으로 학원 뺑뺑이가 성행한다고 합니다. 개개인의 주어진 능력에 맞게, 돈이 아니라 행복을 위한 삶이 한국 사회의 교육 목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경쟁하고 밟고 올라서는 게 아니라, 서로 연결된 공동체로서 타인에게도 도움을 주는 것이 우리 사회의 가치가 되도록 변하면 좋겠습니다. 가족과 나라의 경계를 넘어 범지구적 연대와 새로운 공동체 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사람은 서로 믿고 의지하고 연결되어 있을 때 삶의 의미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이태인> 네 사실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가지 못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서로 믿고 의지하는 그런 관계를 계속해서 이어가며 서로가 서로를 돕는 그런 문화로 개선되기를 다시 한번 바라봅니다. 이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낙인 때문에 병원을 가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고 알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많은 인식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현장에서 느낄 때는 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거든요.
◆방영롱> 네 사실 그 낙인이 아직도 저는 많이 높다고 생각하는데요.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낙인을 줄이고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도 국가적 차원에서 고민해 주면 좋겠습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도 그런 보험 불이익과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현재도 많은 분들이 보험 문제, 취업 문제 등으로 불이익이 올까 봐 내원하지 않습니다. 실제 많은 보험회사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질환은 애초에 보장 영역에 들어가 있지도 않아서 청구가 어려운 편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일부 정신질환은 실비 보장을 해주는 곳도 생겼다고 알고 있습니다. 또 정신과 질환이 있으면 새로운 보험에 가입이 안 돼서 정신과에 안 간다고 얘기하시는 분도 있으신데, 그 부분은 다른 신체 질환이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태인> 그렇군요.
◆방영롱> 취업에 있어서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도 개인의 의료 정보이기 때문에 본인이 말하지 않으면 누구도 알 수가 없습니다. 설사 치료한 병력이 있었다고 해도 현재 가지고 있는 직업적 기능과 관계없이, 취업에 정신과 치료 여부 자체가 영향을 주거나 잣대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모든 병은 자신이 원해서 걸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병력은 낫기 위해 얼마나 자신을 잘 관리하면서 지내고 있는지에 대한 지표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면 좋겠습니다. 제때에 치료받지 않아 나중에 문제가 악화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이태인> 네 그렇습니다. 마음의 감기라고 우리가 늘 얘기하지만 사회적 인식은 마음의 감기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고요. 시간 관계상 여기서 마무리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청취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방영롱> 네 말하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습니다.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분들께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내가 힘든 것을 인정하시고 주변에 알려서 꼭 도움을 청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대표해서 부디 용기를 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태인> 네 지금까지 방영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였고요. 오늘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방영롱> 네 수고하셨습니다.
◇이태인> 이제 라디오 닥터 마무리할 시간입니다. 오늘 정신 건강 문제 중 가장 응급 상황인 극단적 선택 그리고 자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이 자살은 개인에게만 주어진 문제가 아닌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되는 문제라는 점을 다시금 느껴보고 되새겨볼 수 있었습니다. 서로 경쟁이 아닌 서로가 믿고 의지하며 함께 나아가는, 서로가 서로를 돕는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기를 바라면서 저도 이만 여기서 물러나겠습니다. 지금 가 부르는 'Be Be Your Love' 나가고 있는데요. 이어서 의 'Not Going Anywhere' 띄워드리면서 오늘 방송 마무리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이태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