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APG "네이버, 상호주 많아 주주권리 침해…주주관여중"

"카카오 등 신생기업들 지배구조 훌륭하지 않아…주주관여 검토"

연합뉴스

네덜란드 연금운용사 APG가 네이버에 대해 상호주 문제로 주주관여 활동을 하고 있으며 다른 신생기업들로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유경 APG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 총괄이사는 1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네이버는 국내 기업 중 상호주가 가장 많다"며 주주의 권리가 침해될 우려가 있어 주주관여 활동을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박 이사는 "기업이 상호주를 형성하면 전체 지분 구조에서 소수 주주의 비율이 줄어 주주의 권리가 침해된다"고 강조했다.

상호주란 기업들이 서로 출자하거나 순환적으로 출자하는 경우에 서로 소유하는 상대편의 주식을 말한다. 경제개혁연구소가 발표한 '자기 주식 매각을 통한 우호 주주 확보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2011~2022년 자사주 거래를 통해 우호 주주를 확보한 상장사 가운데 네이버의 자사주 거래 건수(7건)와 거래 금액(1조4천872억원)이 가장 많았다.

박 이사는 "4월 초 네이버에 문의해 상호주를 맺어야 했던 배경에 대해 들었다"며 "현재는 네이버가 진정으로 상호주를 형성할 수밖에 없었는지 평가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에 대한 주주관여 활동의 세부적 내용은 내년 상반기께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APG는 지난 2월에도 KT에 상호주를 취득할 때 주주총회에서 승인받고, 보유 목적이 불분명한 자사주는 소각하라는 등의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을 제출했으며 KT가 일부를 수용함에 따라 주주제안을 철회한 바 있다.

박 이사는 네이버뿐만 아니라 다른 신생 기업들도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네이버나 카카오는 삼성, LG처럼 오래된 다른 재벌그룹과 비교해 역사가 짧고 젊은 그룹으로 한국 자본시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건강성을 기대하고 있지만, 신생 그룹도 기존 그룹에 비해 특별히 거버넌스(지배구조)가 훌륭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주주들은 주로 전통 기업들에만 주주관여 활동을 해와서 네이버나 카카오 등 신생 기업 상대로는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적극적인 주주관여 활동을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는 "신생 기업에 대한 주주관여를 통해 상대적으로 젊은 역사를 가진 기업들이 기업 문화, 거버넌스(지배구조) 측면에서 한국 자본시장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 넣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APG는 네덜란드 연금(ABP)에서 분리 설립된 자산운용사로 운용 자산 규모는 800조원 이상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