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PBA) 5번째 시즌 개막전에서 '예술구 마스터' 세미 세이기너(튀르키예∙휴온스)의 돌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도 대회 2연패를 향해 순항했다.
세이기너는 17일 경북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열린 '경주 블루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 16강전에서 엄상필(블루원리조트)을 눌렀다. 세트 스코어 3 대 1(2:15, 15:1, 15:10, 15:3) 승리로 8강에 안착했다.
이날 세이기너는 1세트 선공에 나선 엄상필의 하이런 8점 등에 막혀 6이닝 만에 기선 제압을 당했다. 그러나 세이기너는 2세트 선공 초구에서 5점으로 예열하더니 2이닝 10점을 몰아쳐 멍군을 불렀다. 몸이 풀린 세이기너는 3세트 15 대 10(6이닝), 4세트 15 대 3(4이닝)으로 경기를 매조졌다.
세이기너는 PBA 이전 세계캐롬연맹(UMB)의 간판 스타 중 1명으로 명성을 떨쳤다. 지난 1994년 3쿠션 월드컵에서 첫 정상에 오른 세이기너는 통산 우승과 준우승을 7번씩 이뤘다. 2003년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 세계팀선수권에서는 튀르키예의 3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예술구에 정통해 '미스터 매직'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특히 세이기너는 새롭게 프로에 진출한 강호들이 줄줄이 탈락한 가운데 선전을 이어 눈길을 끈다. 세계 3쿠션 '4대 천왕'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에스와이), 한국인 최초의 3쿠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신화를 이룬 최성원(휴온스), PBA 출범 이전 최대 상금의 LG U+ 마스터스를 제패한 이충복(하이원리조트), 대한당구연맹(KBF) 여자 랭킹 1위 한지은(에스와이) 등이다. 이들은 세트제와 공인구 등 새로운 환경 적응에 애를 먹으며 다음 투어를 기약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시즌 랭킹 1위 조재호가 대회 2연패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조재호는 장남국과 16강전에서 세트 스코어 3 대 0 완승을 거두고 8강에 올랐다.
조재호는 지난 시즌 개막전과 정규 투어 최종전에서 우승한 데 이어 왕중왕전인 월드 챔피언십까지 제패했다. 한국 선수 최초의 PBA 시즌 3관왕과 함께 시즌 랭킹 1위를 달성했고, 처음 열린 PBA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을 안았다.
이번 대회도 조재호의 우승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대 라이벌이자 통산 7회 우승에 빛나는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웰컴저축은행)이 탈락한 상황. 새로운 강자들도 다수 떨어진 가운데 조재호는 꾸준히 기량을 뽐내고 있다.
8강 대진도 확정됐다. 세이기너는 권혁민을 누른 초대 왕중왕전 챔피언이자 통산 2승의 다비드 사파타(스페인∙블루원리조트)와 격돌한다. 조재호는 박인수와 맞붙고, '헐크' 강동궁(SK렌터카)를 제압한 이상대(웰컴저축은행)은 스페인 강호'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과 격돌한다. 신정주(하나카드)는 '베트남 신성' 응우옌 후인 프엉린(하이원리조트)과 싸운다.
여자부는 김가영(하나카드)와 김민아(NH농협카드)의 결승 대진이 성사됐다. 과연 시즌 개막전 우승컵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