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여의도 30만, '브루노 마스' 잠실 14만…서울 뜨겁게 달궜다

여의도 'BTS 10주년 페스타'에 몰린 30만 인파
잠실 '브루노 마스' 콘서트 등에도 14만 인파 운집
인파 몰려 우려했지만…사고 없이 마무리
교통혼잡·지하철 무정차 고려했던 경찰도 서울시도 '안심'
우려됐던 '쓰레기 대란'도 없어…'질서정연' 시민들
"BTS는 나의 삶, 내 인생, 내 모토"



"BTS는 저에게 그냥 삶이죠. 제 인생이고 제 모토고, BTS가 하는 말들이 다 저에게 와닿으면서 동기부여가 돼요. 앞으로도 계속 BTS 사랑할 거에요."(BTS 팬 장유리 양)
 
44만 명이 '그들'을 위해 모였고, '그들' 덕분에 웃었다. 여의도에서는 30만 명이 'BTS'를, 잠실에서는 14만 명이 '브루노 마스'를 향해 행복한 함성을 외쳤다. 수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우려했던 사건·사고 없이 축제는 무사히 막을 내렸다.
 
17일 오후 9시 50분쯤, 서울 영등포구 5호선 여의나루역은 'BTS 10주년 페스타'를 즐기고 집에 돌아가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안전을 위해 배치된 경찰들은 "3명씩, 3명씩 나눠서 역으로 들어가겠습니다"라고 안내했고, 이에 따라 시민들은 서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천천히 역 안으로 들어섰다.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BTS 10주년 페스타'에 30만 시민이 찾았다. 민소운 기자
이날 오후 1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BTS 10주년 페스타'가 열렸다. 지난 2013년 6월 13일 데뷔한 BTS는 매년 이날을 팬들과 기념하는 축제인 페스타를 열어 왔다. 올해 행사는 특별히 데뷔 10주년을 맞아 'BTS는 어디에나 존재한다(BTS Presents Everywhere)'는 슬로건으로 서울시 등과 협업해 성대한 규모로 개최됐다.
 
BTS가 히트곡들을 부른 예전 공연 실황 영상과 뮤직비디오, 지난 페스타 콘텐츠가 계속해서 상영한 'BTS 라이브 스크린(Live Screen)'을 비롯해 인파 밀집 위험이 큰 구역들은 '안전관리구역'으로 분류돼 안전 관리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오후 5시 BTS의 리더인 RM이 직접 진행하는 '오후 5시, 김남준입니다', 오후 8시 30분 BTS 히트곡과 정국의 내레이션이 곁들여진 불꽃놀이였다. RM은 팬들을 직접 만나 데뷔 10주년을 맞은 소회 등을 들려주기도 했다.
 
BTS 멤버 전원이 직접 추천한 곡들을 팬들이 받아 가는 '브링 더 송(Bring The Song): 나만의 BTS 플레이리스트', BTS 활동 10년의 역사를 담아낸 'BTS 히스토리 월' 등에도 수많은 팬들이 다녀갔다.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BTS 10주년 페스타'에 30만 시민이 찾았다. 민소운 기자
이날 행사는 마지막 순서인 불꽃축제를 끝으로 막을 내렸지만, 시민들은 행사가 끝난 10시 이후에도 자리를 지키며 아직 가시지 않은 여운을 만끽했다. 팬들은 저마다 BTS의 상징색인 보라색 머리 장식, 액세서리, 티셔츠나 바지 등을 착용한 채, 한강 변을 보랏빛으로 물들였다.
 
일부 팬들은 BTS의 노래인 '작은 것들을 위한 시 (Boy With Luv)'에 맞춰 춤을 췄고, 수십 명의 팬들이 이를 지켜보며 함께 즐겼다. 멤버 슈가를 가장 좋아한다는 한지민(15)양은 "축제에 와서 같이 떼창을 하며 뛰니까 콘서트에 온 것처럼 좋았고, 불꽃이 마지막에 크게 터질 때는 심장이 두근두근했다"면서 "BTS는 삶의 원동력이고, BTS가 주는 에너지가 너무 커서 힘들 때도 BTS 영상을 보고 노래를 들으면서 힘을 낸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BTS 10주년 페스타'에 30만 시민이 찾았다. 민소운 기자
함께 온 친구 장유리(15)양도 "불꽃놀이에서 '10(주년)'이 떠오르는 것을 보고 완전 소름 돋게 좋았다"면서 BTS의 앨범명인 '화양연화(花樣年華)' 문신을 남긴 자신의 팔을 내밀며 배시시 웃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중년 남성팬들도 행사에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서울 강남구에서 온 한민수(50)씨는 "카타르 월드컵 때 멤버 정국 무대를 보고 진심으로 BTS를 사랑하게 돼서 아미(공식 팬클럽)까지 가입했다"면서 "나에게 BTS란 월드컵, 남자들이 가지고 있는 축구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월드컵 무대에서 풀어준 '영웅'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한씨는 "그런데 외국 사람들이 정말 많다"면서 BTS 때문에 이렇게 많은 외국 사람들이 모였다는 게 BTS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학 친구인 한씨와 함께 행사를 즐기던 50대 A씨는 "나도 이 친구 때문에 '입덕'을 하게 됐는데 영상을 보고 퍼포먼스가 너무 멋있어서 좋아하게 됐다"고 거들었다.
 
한씨의 말처럼, 행사 현장 곳곳에는 각종 국적의 외국인 팬들이 눈에 띄었다. 폴란드에서 친구와 함께 왔다는 조애나(24)는 "7년 전 BTS 노래를 우연히 듣게 된 순간 빠져들게 됐다"면서 자신의 음악 애플리케이션 '스포티파이(Spotify)를 켜 자신의 재생목록에 BTS의 노래 'DNA'가 있다고 보여줬다.
 
조애나는 "한국 사람들이 너무 친절한 것도 굉장히 좋은 부분이고, BTS 덕분에 한국 문화, 한국 노래가 더 좋아졌다"면서 "재밌고 잘생긴 RM이 제일 좋다"며 웃었다.
 
오후 11시까지도 여전히 수많은 인파가 현장에 있었지만, 우려했던 인파 밀집 사고 등은 없었다. 서울시는 행사 주최 측과 영등포경찰서·소방서 등과 합동상황실을 운영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여의나루역 무정차를 고려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안전사고 우려가 없어 지하철은 차질 없이 정상운행됐다.
 
경찰도 행사 현장에 2천여 명의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이날 오후 2시부터 교통경찰 630여 명을 배치해 여의동로 마포대교 남단~63빌딩 앞을 전면 통제했다. 경찰은 사고 우려가 없어진 오후 9시 40분쯤 통제를 해제했고, 다중인파 밀집사고를 비롯해 어떠한 사건·사고도 없었다고 밝혔다.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BTS 10주년 페스타'에 30만 시민이 찾았다. 민소운 기자
앞서 불꽃축제 등 수많은 인파가 모일 때마다 입방아에 올랐던 '쓰레기 대란'도 없었다. 행사 현장을 찾은 팬들은 양손에 쓰레기를 꼭 쥐고 와서, 마련된 쓰레기장에만 쓰레기를 버렸다. 잔디밭도, 인도도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한 모습이었다.
 
이날 잠실 일대에도 팝스타 브루노 마스의 콘서트가 열려 '구름 인파'가 모였다. 걸그룹 '(여자)아이들'과 '마마무' 콘서트도 같은 날 열려 이날 잠실 일대에 14만여 명이 몰렸지만, 이 또한 큰 사건·사고 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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