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 동안 애끓는 한국 축구 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었다.
한국은 16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 평가전에서 0 대 1로 무릎을 꿇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플랜B를 들고 나왔다. 주전 선수의 부상 등으로 변화가 불가피했고 새로운 선수로 선발을 꾸렸다. 특히 수비가 대폭 바뀌었다. 이기제(수원 삼성), 박지수(포르티모넨스), 정승현(울산 현대), 안현범(제주 유나이티드) 포백이 선발로 출장했다.
그러나 초반부터 흔들린 수비는 전반 11분 만에 상대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답답한 듯 테크니컬 에어리어 모서리까지 나와 선수들을 바라봤다.
클린스만 감독은 답답한 듯 쭈그려 앉았다. 특별한 제스처 없이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그를 번쩍 일으켜 세운 것은 전반 35분 이강인의 왼발 슈팅이었다. 왼쪽에서 때린 공은 휘어져서 골문으로 향했고 상대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았다.
이강인의 슈팅이 나오자 클린스만 감독은 번쩍 일어나 박수를 쳤다. 그것도 잠시. 다시 경기가 풀리지 않았고 같은 자리에 쭈그려 앉았다. 전반에만 여러 차례 앉았다 섰다를 반복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17분 조규성(전북 현대)과 홍현석(헨트)을 투입하고 오현규와 이재성(마인츠)을 뺐다. 공격과 중원의 변화로 기회를 노리는 전략이었다.
교체 후 한국의 공격이 살아났다. 클린스만 감독이 쭈그려 앉은 횟수도 줄었다. 박수를 치면서 선수들을 독려했다. 후반 31분 오른쪽에서 올린 이강인의 크로스를 조규성이 놓치자 클린스만 감독은 두 손을 움켜쥐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끝까지 터지지 않은 골이 야속했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3번째 A매치도 마수걸이 승리를 거머쥐지 못하고 0 대 1로 경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