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 프로'가 만들 메타버스…삼성·LG 올라탈까?

스마트폰 이어 새 디바이스 시대 열릴 기대감
카메라 센서만 스마트폰보다 최대 6배 많아
소니 디스플레이 탑재했지만 공급망 확대 불가피
삼성·LG, 마이크로 OLED 개발 및 양산 박차

연합뉴스

애플이 9년 만에 선보인 신제품 '비전 프로'가 스마트폰에 이어 새로운 디바이스 시대를 열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관련 장비 기업이 다시 한번 성장할 기회가 될지도 관심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5일(현지시간)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MR(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를 발표했다. 2014년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선보인 야심작이다.
 
애플은 1984년 매킨토시와 2007년 아이폰을 출시하며 PC와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애플의 제품은 인간 문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이번 비전 프로 역시 '메타버스(Metaverse)'의 시대를 여는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이미 △디자인 △사용감 △기능 등 모든 면에서 지금까지 발표된 모든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디바이스를 뛰어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자장비 업계도 비전 프로의 등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로 성장이 둔화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전 프로가 관련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실제로 비전 프로는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하기 위해 △12개의 카메라 △5개의 센터 △6개의 마이크 등을 탑재했다. 이 가운데 카메라에 채용된 센서는 20여개로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3~6배 많다.
 
특히 관심이 집중된 부분은 디스플레이다. 2개의 눈에 맞춘 2개의 디스플레이는 2300만 픽셀의 '마이크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품었다. 한쪽 눈마다 4K TV가 1대씩 달린 셈이다.
 
마이크로 OLED는 '올레도스(OLEDoS: OLED on Silicon)'로도 불린다. 기존 OLED가 화면 기판으로 유리나 플라스틱을 사용했다면, 마이크로 OLED는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실리콘 웨이퍼에 증착한다. 
 
현재 비전 프로에 탑재된 마이크로 OLED는 일본의 소니가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초 출시 예정인 비전 프로의 가격이 3499달러(약 447만 원)에서 시작하는 등 공급망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향후 출시될 차세대 MR 제품에는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마이크로 OLED를 공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SK하이닉스와 손잡고 마이크로 OLED 개발과 양산에 나섰고, 삼성디스플레이도 미국의 마이크로 OLED 업체 '이매진'을 인수하는 등 시장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애플이 출시한 1세대 MR 헤드셋은 높은 가격과 낮은 편의성에도 불구하고 MR 헤드셋 시장 규모와 파이를 키우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차세대 MR 헤드셋 시장은 애들 주도로 확대하고, 한국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핵심 공급망에 참여해 향후 수 억대까지 규모가 확대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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