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와 중구가 대구퀴어문화축제 무대와 부스 강제 철거 계획을 세우면서, 행사 당일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대구 중구와 경찰 등에 따르면 대구시와 중구는 오는 17일 오전 수 백명의 공무원들을 집회 장소인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 투입하는 계획을 세웠다.
시내버스가 해당 구간을 우회하지 않고 정상 운행할 경우, 긴급 행정대집행을 통해 축제 주최 측이 버스 차로에 설치한 무대와 부스를 즉시 철거하기 위해서다.
앞서 지난 수 년간 대구시는 퀴어축제 개최일마다 버스 노선을 우회시켰다. 집회 보장과 안전 관리를 위한 경찰의 요청을 대구시가 받아들여온 것.
하지만 올해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버스 우회 운행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예년과는 다른 상황이 됐다. 대구시는 버스 노선이 변경되면 시민 불편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우회 운행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대중교통지구에서의 축제를 '도로 불법 점거'로 규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알렸다.
집회의 자유를 보장해야 하는 경찰은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또 버스가 우회하지 않은 채 인파를 뚫고 운행할 경우 안전 사고 발생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어 이 점도 걱정하고 있다.
대구시와 중구 역시 안전사고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결국 두 기관은 버스가 기존 노선대로 운행할 경우 축제 개최를 강제로 막아설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강제철거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강제철거가 이뤄질 경우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집회 준비를 마친 축제 주최 측이 당일 행사 취소를 받아들일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퀴어축제 주최 측은 "법원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집회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사안"이라며 "합법적인 집회를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