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영원한 '인디' 해리슨 포드 "나이 듦 보여주고 싶었다"

16일 오전에 진행한 외화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화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제임스 맨골드 감독과 배우 해리슨 포드.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무려 15년 만에 돌아오는 전설이다. 배우 해리슨 포드가 2023년에서야 인디아나 존스로 돌아오게 된 이유를 직접 전했다.
 
1981년 조지 루카스가 각본을 담당하고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을 맡은 '레이더스'를 시작으로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까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단순히 성공한 할리우드 프랜차이즈를 넘어 전 세계 영화사에서 어드벤처 장르를 대중적으로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레이더스'는 1981년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을 뿐 아니라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을 비롯해 전 세계 영화제 38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러한 오랜 사랑과 인기의 중심에 서 있는 게 바로 인디아나 존스 박사 역 배우 해리슨 포드다. 16일 오전 화상으로 이뤄진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기자간담회에는 영원한 인디아나 존스, 해리슨 포드와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참석해 15년 만에 돌아온 시리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다음은 기자간담회 내용을 Q&A 형식으로 정리한 내용.

외화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해리슨 포드 "인디아나 존스의 나이 든 모습 꼭 보여주고 싶었다"

 
Q. 15년 만에 다시 인디아나 존스로 돌아와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해리슨 포드 : 사실 이전부터 '인디아나 존스' 영화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만약 우리가 영화를 만든다면 캐릭터가 나이가 든 모습을 꼭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이전에도 시나리오 개발 작업이 있었는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님과 내가 모두 만족할 만한 스크립트가 없었다. 각자 작품에 집중하다가 또 다른 누군가가 이 영화를 개발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때, 제임스 맨골드 감독님이 온 거다. 감독님이 쓴 스크립트는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시리즈의 피날레를 아름답게 잘 만들어줬다. 오락적인 요소를 표현하면서도 감정도 놓치지 않았다.
 
Q. 이 영화의 스크립트를 처음 읽고 난 후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이었나?
 
해리슨 포드 :
 오프닝 시퀀스가 20분 정도 진행되는데, 처음에 이걸 대본만 봤을 땐 '이게 어떤 모습일까?' 하는 약간의 의구심이 있었다. 그러나 그의 설명과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이렇게 하면 굉장히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화에서도 잘 표현된 것 같다.
 
2차 대전 말미 1944년에 시작해서 1969년의 세상으로 넘어간다. 흑백, 선과 악, 이런 것들이 명확하지 않고 아주 다양한 회색의 색상이 있는 세상이다. 사실 인디에게는 과거가 지식의 원천이다. 그러나 그 시대 사람들은 과거나 역사를 간과하고, 계속해서 미래만 바라본다. 어떻게 보면 인디는 시대적인 트렌드에 맞지 않는 인물이다. 의자에 앉아서 쉬고 있는 인디를 일으켜 세워 모험에 떠미는 모습이 나온다. 영화의 구조적인 특성이 굉장히 환상적이었다.


외화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에서 인디아나 존스 역으로 열연한 배우 해리슨 포드.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Q. 영화사의 상징적인 시리즈이자 레전드 캐릭터 인디아나 존스의 마지막 모험이다. 배우 인생에 있어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와 캐릭터가 갖는 의미가 궁금하다.
 
해리슨 포드 : 
아주 큰 의미가 있다. 어제(15일)가 시리즈 첫 번째 영화 '레이더스'의 개봉 42주년이었다. 총 다섯 편의 '인디아나 존스' 영화에 출연했는데, 4편까지는 사실 인디아나 존스의 나이가 그렇게 많이 들지 않았다. 15년 만에 다섯 번째 영화를 만들게 됐는데, 캐릭터가 그동안 성장해 온 이야기라던가 나이 듦을 꼭 표현하고 싶었다.
 
나도, 인디아나 존스도 나이가 들었다. 그런 나이 듦을 인정하는 스토리를 가지고 와야 이 프랜차이즈의 마무리가 잘될 거라 생각했다. 4편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에서 존스가 메리언과 결혼한다. 그 이후의 삶은 어땠을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너무나 좋고 매력적인 시나리오를 마련해 줬다. 내가 기대했던 것 이상의 내용이 담긴 시나리오를 갖고 굉장히 좋은 영화를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외화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제임스 맨골드 감독.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Q. 오랜 세월 사랑받은 시리즈의 마지막 편을 연출하면서 시리즈의 오랜 팬들에게 어떤 감정을 선사하고자 했나? 또한 2023년의 새로운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 중점을 두고 연출했는지도 이야기해 달라.
 
제임스 맨골드 : 
언제나 좋은 스토리텔링으로 귀결된다. 피날레라면 좋은 스토리텔링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오랫동안 이어온 훌륭한 오케스트라나 고전 음악 같은 느낌을 바탕으로 그 위상에 걸맞게 마무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쉬운 답은 없다. 굉장히 좋은 파트너,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답을 찾아갔다. 자기만의 방향을 가지고 작업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인디아나 존스'라는 영화와 캐릭터가 갖는 의미가 각자에게 다를 것 같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사실 현대적인 동화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자녀나 손주에게 이야기해 주고, 그 과정에서 각자만의 추억이 있을 거다. 나만의 방향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 내가 어떤 '인디아나 존스'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나 역시 '인디아나 존스'의 팬이기에, 내가 팬으로서 만족할 수 있다면 다른 분들도 즐겁게 관람해 주시리라 생각했다.

 
Q. 이번 영화에서도 존스 박사는 시작부터 끝까지 뛰고, 구르는 등 지치지 않는 액션을 선보인다. 관객들에게 이러한 모습을 계속 보여줄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해리슨 포드 : 
사실 스토리와 관련된 액션이라든가 신체적인 활동을 요구하는 연기가 재밌다. 조금 위험할 수 있는 경우엔 내가 하고 싶어도 못 하게 했는데, 그럴 때마다 난 너무 화가 났다. 내가 직접 할 수 있는데….(웃음) 액션을 통해 관객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시리즈가 액션 영화라고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가족을 위한 오락 영화다. 내가 출연했던 '스타워즈'나 '인디아나 존스' 모두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차원에서 액션과 연기가 이뤄졌다. 이번 영화도 아이들이나 가족과 함께 극장에서 본다면 더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을 거다.

외화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오락+액션+유머 지닌 가족영화, 세대 뛰어넘어 40여 년 인기

 
Q. 이번 작품의 중요한 유물로 등장하는 '아르키메데스의 다이얼'은 극 중 인디아나 존스가 겪은 슬픔 그리고 현실의 배우 해리슨 포드가 겪은 세월의 흐름을 생각할 때 좀 더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 같다. 이번 영화의 소재로 '운명의 다이얼'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제임스 맨골드 : 
사실 모든 '인디아나 존스' 영화에 나오는 유물들은 그 영화의 주제와 관련이 있었다. 레이더스'에서 인디는 학문과 책을 탐구하는 사람이기에 마법과 같은 일이 벌어져도 굉장히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그런 마법 같은 일들은 과거 문명이 지녔던 신념이라고 생각하고, 과학과 팩트를 근거로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그 당시에도 신의 능력과 관련된 유물이 인디의 생명을 구하고, 그러한 경험을 통해서 인디가 가지고 있던 세계관이 변하고 성장했다.
 
이번에도 캐릭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물을 선택하고자 했다. 사실 모든 사람은 나이가 든다. 제임스 본드나 이단 헌트, 한 솔로도 점차 나이가 든다. 보통 영화에서나 현실에서도 나이가 든다는 것을 회피하려 하거나 극복하려 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이번 영화를 통해서 시간이 가지는 의미, 나이 든다는 것을 회피하기보다는 받아들이고, 시간의 흐름이 인디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래서 시간 관련 유물을 선택했다.


16일 오전에 진행한 외화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화상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제임스 맨골드 감독과 배우 해리슨 포드.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Q.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1980년대 대중문화의 중심에 있었고 많은 창작물에 큰 영향을 준 것은 물론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4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도록 많은 사람에게 기억되고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해리슨 포드 : 
가족 영화이기에 굉장히 오랜 세월 동안 한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또 전하는 이야기가 된 것 같다. 그 덕분에 난 계속해서 새로운 영화 팬들을 만날 수 있었다. 또 가족 영화이면서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한 매력을 가지고 가면서도 고리타분하지 않게 재미있게 내용을 풀어냈던 게 중요했다고 본다. 그리고 인간에 대한 탐구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오랜 세월 많은 사람이 사랑해 주는 이야기가 된 것 같다.
 
제임스 맨골드 : 내가 조금 더 첨언하자면, 사실 예전에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액션이나 어드벤처 영화가 조금 더 친절한 면이 있었던 것 같다. 최근 액션 영화들을 보면 액션 자체에 집중하면서 액션의 기술, 폭력적인 요소들도 굉장히 많다. 상상력의 측면에서는 예전보다 줄어든 면들이 있지 않나 싶다. 그런데 '인디아나 존스'는 상상력을 여전히 자극하면서 액션 그 자체에 중점을 두지 않고 전반적인 스토리텔링이라거나 감정 등을 유지한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에서는 액션이 한 편의 뮤지컬이나 오케스트라, 발레와 같이 서로 조화를 잘 이룬다. 내가 연출한 이번 편뿐만 아니라 조지 루카스가 제작하고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했던 영화들에서도 영화에 대한 애정, 유머, 가벼운 주제들을 이야기하면서도 액션의 조화라는 매력을 놓치지 않았다.


외화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메인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Q. 마지막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인사 부탁한다.
 
해리슨 포드 :
 한국의 많은 팬께서 극장에 가셔서 즐겁게 영화 관람하시길 기대한다.
 
제임스 맨골드 : 우리는 항상 관객을 생각하며 영화를 만든다. 더 많은 분에게 영화가 어떻게 다가갈까 기대하고, 영화에 대한 애정과 클래식한 영화를 만드는 방법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만들었다. 우리가 열심히 만든 만큼 관객분들도 재밌게 관람해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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