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사교육비 증가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난이도 문제를 지적한 직후 교육부 대입담당 국장이 교체됐다.
교육부는 16일 대학 입시 업무를 담당했던 이윤홍 인재정책기획관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후임으로 심민철 디지털교육기획관을 임명했다.
이 국장은 지난 1월부터 반도체 등 첨단분야 인재양성과 BK21사업, 수능 등 대학 입학전형 관련 업무를 담당해 왔다.
후임인 심 국장은 대입제도과장, 대학학술정책관 등 대입 관련 업무를 담당한 바 있는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2018년에는 대입 담당 국장으로 2022대입개편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교육계와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올해 초부터 수능 난이도와 사교육비에 대해 지적했지만 6월 모의평가가 쉽게 출제되지 않자 문책성 인사를 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 "문책성으로 경질된 것이 맞다. 다만 언론 보도처럼 난이도 실패로 경질된 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변별력은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지만, 교육과정 안에서 6월 모의평가 문제들이 출제돼야 하는데 그런 것들을 넘는 문제들이 출제돼 관리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로학원은 지난 1일 치러진 6월 모의평가에 대해 재수생 등 수험생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표본 조사' 결과, "국어와 수학, 영어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사교육비 증가의 요인으로 수능을 지목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교육개혁 추진 상황을 보고받은 자리에서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공교육에서 다루는 내용에 관해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더 보충하기 위해 사교육을 찾는 것은 막기 어렵다"면서도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거나 대학 전공 수준의 비문학 문항 등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의 문제를 수능에서 다루면 이런 것은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교육당국과 사교육 산업이 한편(카르텔)이란 말인가"라며 강도 높은 지적을 쏟아냈다.
이 부총리도 전날 이와 관련해 "원론적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은 부분도 있었던 것에 대한 문제 제기로 생각된다"며 "반드시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풀 수 있도록 출제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16일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재차 설명하면서 "쉬운 수능, 어려운 수능을 얘기한 게 아니"라며 "윤 대통령은 '공정한 변별력은 모든 시험의 본질이므로 변별력은 갖추되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는 수능에서 배제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