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과 미래사업 윈윈"…현대차그룹, 1.3조 투자

현대차그룹은 15일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 테크데이' 행사를 열고, 스타트업과의 상생 전략·협업 체계 등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직접 투자하고 함께 협업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한곳에 모였다. 현대차그룹의 투자 스타트업을 소개하고 성과를 돌아보는 첫 자리다. 그간 현대차그룹으로부터 투자받은 스타트업은 200여개가 넘는다. 투자 금액만 1조 3천억원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은 스타트업의 글로벌 성장까지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현대차그룹, 스타트업에 1.3조원 투자

현대차그룹의 영역별 스타트업 투자 금액(2017년~2023년 1분기).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은 15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 테크데이' 행사를 열고, 스타트업과의 상생 전략을 비롯해 개방형 혁신 성과, 스타트업 협업 체계 등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스타트업의 사업 분야는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부터 전동화·커넥티비티·인공지능(AI)·자율주행·에너지·로보틱스 등 미래 신사업 영역을 망라한다.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을 본격 강화하기 시작한 2017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200여개 이상 스타트업에 1조 3천억원을 투자했다.

분야별로 보면 모빌리티 분야가 753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동화 2818억원 △커넥티비티 1262억원 △인공지능 600억원 △자율주행 540억원 △에너지(수소 포함) 253억원 등이다.

현대차∙기아 오픈이노베이션추진실 황윤성 상무는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협력 과정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인사이트를 주는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육성함으로써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은 목적에 따라 4가지 투자 유형으로 구체화된다. △그룹 자체적으로 직접 스타트업을 창업하기 위한 컴퍼니빌딩 △신성장 사업 영역의 트렌드를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한 센싱 투자 △즉시 혹은 단기간 내 사업역량 확보를 위한 전략투자 △예상 시너지 효과에 따라 실제 협업을 추진하기 위한 연계투자 등이다.

현대차그룹은 전세계 유망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미국·독일·이스라엘·중국·싱가포르 등 5개 국가에 '크래들'(CRADLE)이라는 혁신거점을 두고 있다. 한국에는 오픈이노베이션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제로원'(ZER01NE)을 설립했다. 또 전세계 주요 국가에서 총 19개의 투자 펀드를 운영하며 글로벌 투자 역량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사내 스타트업 제도도 궤도에 올랐다. 지금까지 총 30개의 사내 스타트업이 분사했다. 이들의 누적 매출액은 2800억원이다. 신규 채용만 800명 이상을 달성할 정도로 시장 가치와 사업성을 인정받고 있다.

"AI·EV·양자·SW"…신동력 협업 활발

현대차그룹은 15일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 테크데이' 행사를 열고, 스타트업과의 상생 전략·협업 체계 등을 발표했다. 윤준호 기자

이날 현대차그룹은 주요 스타트업 투자 현황과 협업 사례들을 공개했다. 국내 제조 분야 AI 솔루션 기업 '마키나락스'는 2018년 제로원 펀드 참가를 통해 성장한 대표 업체다. 현재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현대차∙기아의 주요 공장에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유럽의 EV 초고속 충전 인프라 업체인 '아이오니티'도 현대차그룹의 투자와 함께 눈에 띄는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말 기준 유럽 24개국에 약 450개의 충전소 건립을 완료하고, 약 2천여개의 초고속 충전기를 설치했다.

지난 2019년 현대차그룹이 투자해 협력 관계를 구축한 크로아티아 초고성능 전기차 업체 '리막'은 최근 기업 가치가 22억유로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김정상 듀크대 교수가 설립에 참여한 미국 양자 컴퓨팅 업체 '아이온큐'는 2021년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이래 자율주행·배터리 기술 고도화 프로젝트 등 다양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음성인식 솔루션 업체 '사운드하운드'는 현대차그룹이 2011년 이후 2020년까지 지속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기업이다. 북미와 인도에서 판매되고 있는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차량에 음성·음원 인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시험검증 솔루션 전문기업 '슈어소프트테크'는 우수한 기술력을 시장에서 인정받아 올해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이다. 현대차는 2012년에 이어 2017년 이 기업에 투자했다. 슈어소프트테크는 현대차그룹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안전 관련 기술을 발전시켜 원자력, 국방, 철도, 항공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주요 스타트업 5개사 기술력 뽐내

모빌테크 관계자가 실감형 디지털 트윈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현대차그룹의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 5개사였다. 먼저 배송로봇 전문기업 '모빈'은 올해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으로 분사한 업체다. 모빈이 개발한 배송로봇은 주문 고객의 문앞까지 배송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자체 개발한 특수 고무 소재 바퀴로 계단을 자유롭게 오르내리며 라이다와 카메라를 이용해 주야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모빈은 현대건설·현대글로비스와 배송로봇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모빌테크'는 2018년 현대차그룹 제로원 펀드 투자로 성장 기반을 닦은 '실감형 디지털 트윈' 기술 보유 스타트업이다. 현대차그룹과 자율주행 정밀지도, 가상 모델하우스 등 다양한 부문에서 융복합센서 데이터 분석과 디지털 트윈 기반 시공간 지도 서비스 등을 지원하며 협업하고 있다

'뷰메진'은 자율 비행 드론과 AI 비전 기술을 결합한 건설 현장 안전·품질 검사 솔루션 '보다'(VODA)를 제공한다. 드론에 탑재된 고화질 카메라로 콘크리트 외벽의 미세한 결함을 탐지하는 동시에 결함 데이터를 분석·시각화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건설을 포함해 국내외 건설사들과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어플레이즈'도 모빈과 마찬가지로 현대차그룹 사내 스타트업 분사 업체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공간별 맞춤 음악을 자동으로 선정하고 재생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시간으로 매장 방문자의 연령과 성별·날씨·이용 시간 등을 고려해 공간에 최적화된 음악을 재생한다. 현재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사옥뿐 아니라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주요 전시장과 영업점에서 제공되고 있다.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는 가상현실 플랫폼 개발과 버추얼 아이돌 매니지먼트 등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과 서비스를 전개하는 업체다. 최첨단 센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얼굴의 감정 인식·표정 분석 등을 통해 버추얼 휴먼을 생성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스타트업 발굴…과감한 협업 지속"

뷰메진 관계자가 드론이 파악한 건물 균열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앞으로도 현대차그룹은 창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미래를 대전환시킬 스타트업을 발굴해 과감한 협업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새롭게 모색하고 있는 개방형 혁신 분야로는 △SDV(소프트웨어로 중심 차량) △자원순환·저탄소 △반도체 △AI △양자기술 등이다.

황윤성 상무는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스타트업 파트너들과 개방적이면서도 창의적 혁신활동을 통해 새로운 가치와 경쟁력을 창출해 나갈 예정"이라며 "전세계의 유망 스타트업과 혁신 파트너들을 적극 지원하며 그들의 성장 단계에 맞춰 전문적이고 다양한 육성 및 협업 프로그램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기아 CorpDev팀 문성환 팀장은 "현대차그룹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글로벌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전략투자, 합작투자, M&A 등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전략적 협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장 상황과 업체 현황, 당사 전략을 면밀히 검토해 전략적 투자 성과가 혁신 생태계 모두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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