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탑승 시위' 전장연 경찰과 충돌…부상자 발생

1호선 시청역서 전장연 활동가-경찰 충돌…1명 병원 이송
서면역 환승 과정서 탑승 시위로 전동차 운행 22분 지연
전장연 "부산 장애인 이동권 꼴찌 수준" 주장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4일 오후 부산도시철도 서면역에서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탑승 시위를 벌였다. 김혜민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부산도시철도에서 이동권 보장을 위한 탑승 시위에 나선 가운데, 전장연과 경찰 간에 물리적 충돌이 벌어져 부상자가 발생했다.
 
전장연은 14일 오후 6시쯤 부산도시철도 1호선 시청역 역사 안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 관련 집회를 벌였다.
 
전장연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전동 휠체어를 탄 전장연 소속 한 40대 남성 활동가가 승강장 사이를 오가며 시위를 벌이다가 이를 제지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해당 활동가는 휠체어에서 떨어져 부상을 입고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활동가들을 제지하던 경찰도 현재까지 최소 2~3명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병원으로 이송된 활동가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전장연 관계자는 "경찰이 휠체어에 탄 활동가를 강제로 끌어내리려다 충돌이 빚어졌다. 이는 어디서도 보지 못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경찰 부상자 수와 충돌 경위를 파악하고 있으며, 시청역에는 경력 400명을 투입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4일 오후 부산도시철도 시청역에서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탑승 시위를 하던 중 경찰과 충돌이 빚어졌다. 김혜민 기자

부산에서 첫 탑승 시위에 나선 전장연 회원 60여명은 이날 오후 부산도시철도 2호선 양산역을 출발해 서면역에서 1호선으로 환승한 뒤, 시청역으로 이동한 상태였다.
 
전장연 회원들은 오후 3시 30분쯤 서면역에서 환승하는 과정에서 시위를 벌여 전동차 운행이 22분가량 지연되기도 했다.
 
전동차에서 내려 승강장으로 이동한 전장연 회원들은 "장애인들도 불편함 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당연한 권리를 보장해 달라", "기본적인 이동권조차 차별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장애인들도 시민과 함께 살고 싶다"는 등 구호를 외쳤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4일 오후 부산도시철도 1, 2호선 열차에서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탑승 시위를 벌였다. 김혜민 기자

이 과정에서 휠체어에 탄 전장연 회원들이 내렸던 전동차에 다시 탑승하기를 반복하자, 전동차 출발을 기다리던 일부 시민들이 고성과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한 시민은 전장연 회원들을 향해 "바쁜데 왜 우리에게까지 피해를 주느냐. 집에 가서 하라"며 외쳤다. 그러자 이 광경을 지켜보던 또 다른 시민은 "이분들이 장애인 되고 싶어서 됐느냐"며 맞받아치자 두 사람 사이에 삿대질과 고성이 오갔다.
 
전동차 정차 시간이 길어지자 부산교통공사 측은 전장연 활동가의 휠체어를 밀어 옮기려고 시도하다가 거센 항의를 받고 물러나기도 했다.
 
전장연은 이날 집회를 통해 "부산의 장애인 이동권은 전국 광역시 가운데 꼴찌 수준"이라며 "부산의 장애인콜택시가 바뀌지 않으면 부울경 권역 전체 장애인 이동권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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