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서산처럼"…군산 시민 단체들, 세아베스틸에 '합동검증위' 요구

세아베스틸 '무재해 사업장' 1500억 원 투자 계획
군산 시민단체들 "민간과 함께 안전 대책 마련해야"
서산시, 5년간 안전 관련 '민관합동검증위' 진행

전북건강과생명을지키는사람들(이하 건생지사) 등 시민사회 단체는 14일 오전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정문에서 기자 회견을 열었다. 김대한 기자

세아베스틸 공장에서 용광로 청소 중 고온의 연소재가 쏟아져 노동자 2명이 사망하는 등 최근 1년 새 모두 4명의 사망 재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세아베스틸은 '완벽한 안전'을 내세우며 1500억  투자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두고 군산 내 시민 단체들은 충남 서산시의 사례를 들며 가치 있는 투자가 되기 위해 '합동검증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세아베스틸 사고 유족, '깜깜이 조사'에 억울" 합동검증위원회 요구

전북건강과생명을지키는사람들(이하 건생지사) 등 시민사회 단체는 14일 오전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정문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내실 있는 1500억 원 투자 운영을 위해 합동검증위원회 구성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세아베스틸이 진정으로 완벽한 안전을 생각한다면, 합동검증위원회와 사고조사위원회를 군산시에 제안해 매년 이행상황을 점검받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건생지사 대표는 "유족은 이른바 '깜깜이 조사'로 사고 원인을 알지 못하고 억울해할 뿐이다"며 "유족이 추천하는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사고조사위원회를 운영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세아베스틸이 최근 안전을 위한 대책으로 1500억 원 투자를 단행한 것에 대해 제대로 된 대책 마련이 이루어지기 위해선 시민사회 단체나 유족이 추천하는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합동검증위원회와 사고조사위원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세아베스틸은 '안전'을 타협 불가한 절대 우선의 경영방침으로 정했다. 무재해 사업장으로 거듭나기 위한 '4대 중점 안전대책'과 1500억원 규모 안전관련 투자 계획도 수립했다.

세아베스틸의 이 같은 조치의 배경에는 연이은 산재가 있었다. 최근 1년 새 세아베스틸서 3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노동자 4명이 사망했다.

"서산시 사례 적극 참고해야"…시민 단체 의견서 전달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전경. 세아베스틸 제공

세아베스틸은 무재해 사업장의 일환으로 2024년까지 15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세아베스틸이 밝힌 내용은 안전 시스템 고도화와 노사 협력을 통한 안전 문화 확산 등이다.

애버가드 솔루션을 도입해 현장데이터 기반 안전관리 기술을 도입하고 매월 안전 통합협의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외부 안전 전문가를 선임하고 현장 안전감독관을 상시 투입해 사고 즉시 작업중지권을 부여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을 두고 시민 단체들은 "제대로 된 안전 투자가 되려면 서산시의 사례를 적극 참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산시는 사고 예방을 위해 시민단체와 지역주민 그리고 서산시 부시장,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합동검증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서산시에 따르면 서산 합동검증위원회는 2023년도에 대산4사의 5개년 투자계획에 따른 안전 개선 대책을 수립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안전·환경투자 합동 검증위원회는 지난 2020년부터 6차례 개최됐으며, 위원회는 올해 대산 4사의 5개년 투자가 끝남에 따라 투자 대비 개선 효과를 주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보고서 발간을 검토 중이다.

시민 사회 단체는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의견서를 전달했지만, 세아베스틸 측은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단체의 주장은 확인했지만, 회사 자체 내에서 안전 조치를 진행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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