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투약도 구속 수사"…정부 '마약범' 처분기준 강화

단순 투약 솜방망이 처벌 비판
투약 초범이라도 선처 없이 기소
마약 유통책 진술 거부하면 구속
두 번 이상 투약은 구속이 원칙
"수요 억제해 마약 청청국 회복"

연합뉴스

정부가 단순 마약 투약사범이라도 두 번 이상 마약에 손을 댄 경우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간 단순 투약의 경우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었는데 이를 뒤집은 것이다. 아울러 처음 적발된 투약사범도 기소유예 등 선처 없이 원칙적으로 기소한다.

대검찰청과 경찰청, 국방부, 해양경찰청, 국정원 등은 14일 '제2차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새로운 투약사범 처분 기준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우선 처음 적발된 투약사범이라도 원칙적으로 구공판(기소) 처분하고, 상습·반복 투약이 밝혀졌는데도 혐의를 부인하거나 마약 유통 경로에 침묵할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구속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여지껏 단순 투약의 경우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었지만 앞으로 재범 이상 투약 사범은 구속수사가 원칙이 된다. 이전에 기소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다면 재범 시 종전 사건까지 병합 기소해 처벌을 무겁게 할 방침이다. 새 처분 기준은 검찰뿐 아니라 경찰, 군경찰, 해경 등 다른 수사 기관에 모두 공유·적용된다.

이렇듯 단순 투약 사범의 처벌 기준을 강화한 배경에는 마약 투약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약화했다는 진단이 있다. 배우 유아인,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의 장남 등 마약을 투약한 유명인들의 구속영장이 번번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마약 수요가 억제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검찰청 제공

검찰은 올 1~4월 마약사범이 558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증가했고, 이중 투약사범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고 밝혔다. 10~20대 마약사범 비율도 전체 중 3분의 1 이상으로, 현실적으로 마약 수요 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검찰 관계자는 "마약 수요 억제가 동반되지 않는 공급 단속·처벌은 유통 시장에서 공급조직을 바꾸는 결과에 불과하다"며 "마약범죄를 근절하려면 마약 수요를 강력히 억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를 확대 및 개편했다. 기존에는 검찰과 경찰, 관세청 등 3개 기관만 참여했지만 이날 회의부터 국방부와 해경, 국정원 등 다른 수사 기관도 합류했다. 또 대검찰청 공동본부장 보직을 기존 반부패·강력부장에서 마약·조직범죄부장(박재억 검사장)으로 변경했다.

정부 관계자는 "공급사범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처하고 투약사범 처벌도 강화해 마약 수요까지 강력하게 억제하겠다"며 "대한민국이 다시 '마약 청정국' 지위를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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