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장관이 서울대 교수직에서 파면됐다. 3년에 걸친 징계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조 전 장관 측이 즉각 불복 절차를 밟겠다는 의지를 밝혀 파장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1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대학교 교원징계위원회는 전날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교수직 파면을 의결했다. 교원징계위는 올해 2월 조 전 장관의 1심 판결 선고 이후, 심의 절차를 재개해 왔다.
이번 징계는 조 전 장관이 2019년 12월 31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지 약 3년 5개월 만에 나왔다. 오세정 전 서울대 총장은 기소 이듬해인 2020년 1월 조 전 장관이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보고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직위를 해제했다.
그러나 검찰의 공소사실 요지만으로 혐의 내용을 입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징계 절차는 미뤄왔다. 이에 오 전 총장은 지난해 4월 교육부로부터 "오 총장이 조 전 장관 징계를 요구하지 않는 바람에 일부 사안의 징계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경징계 요구를 받기도 했다. 같은 해 7월 오 전 총장은 징계위원회에 징계 의결을 요청했다. 서울대 이사회는 작년 12월 오 전 총장에게 경징계 대신 주의 처분을 내렸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징계위에 회부됐던 사유는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수수 △사모펀드 운용현황보고서 증거위조 교사 △PC 하드디스크 증거은닉교사 등이다. 서울대 교원 징계 규정에 따르면 교원이 법령을 위반하거나 그 밖에 교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 총장은 학내 교원징계위원회에 징계 의결을 요구할 수 있다.
파면 결정에 조 전 장관 측은 "서울대의 성급하고 과도한 조치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즉각 반발했다. 징계위 회부 사유 가운데 법원은 조 전 장관 딸의 부산대 의전원 장학금 수수 혐의만 유죄로 봤고, 이마저도 조 전 장관 측이 불복해 항소했기 때문에 최종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징계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는 논리다.
조 전 장관측 변호인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1심 판결이 나왔지만 2심에서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상황"이며 "유무죄가 바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적어도 2심 판결까지는 기다려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했다. 서울대 측은 "징계 사유에 대해서는 밝힐 입장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서울대 교원 징계규정 중 '청렴의 의무 위반 처리기준'에 따르면 '직무와 직접적인 관계없이 금품 등을 직무관련자로부터 받거나 직무관련자에 제공한 경우' 해당 교원은 최소 정직에서 최대 파면까지 될 수 있다고 돼 있다. 만약 수수한 금액이 500만 원 이상일 경우 징계 수위는 '파면'에 해당한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비리와 딸의 장학금 명목의 600만 원 수수 혐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올해 2월 1심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6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현재 검찰과 조 전 장관 측이 모두 항소해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처럼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지기도 전에 파면 의결이 내려진 배경이 무엇인지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징계결과가 조 전 장관이 정치 활동 기지개를 켜는 가운데 나온 점이 의미심장하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0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경남 양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지지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적어 총선 출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조 전 장관 변호인은 "공교롭게도 조국 교수 본인의 행보와 관련한 시기에 (징계결정이) 나와서 의아스럽다"고 입장을 전했다. 다만 학교 측은 "사전에 정해진 날짜에 징계위원회를 열었다"며 "통상 이같은 회의는 한달 전에 날짜가 정해진다"며 논란에 선을 그었다.
파면 결정 배경을 두고 논란이 이는 가운데 조 전 장관 측은 "불복 절차로 교원소청심사를 밟을 예정"이며 "결과에 따라 행정소송까지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9조 제1항은 '교원이 징계처분과 그 밖에 그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에 대하여 불복할 때는 그 처분이 있었던 것을 안 날부터 30일 이내에 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서울대 관계자는 "모든 징계 절차에서 징계권자인 총장은 징계를 결정할 수 없다"며 "교원징계위 결정에 따라 처분하게 돼 있다"고 했다. 조 전 장관 측도 처분 통지서를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일찌감치 조 전 장관 변호인 측이 불복 절차 의지를 드러내면서 사태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불복 절차는 서울대 총장의 최종 징계 처분이 내려진 이후에 시작될 전망이다. 서울대 교원징계 규정에 따르면 교원징계위는 의결 즉시 주문과 이유를 적은 징계의결서를 총장에게 통고해야 한다. 총장은 통고 15일 안에 최종 징계 처분을 내려야 한다. 아직 총장 처분은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