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부실' 부산 정관아쿠아드림파크 늑장 재개장

침수 외에도 고압가스 시설·수영장 수질 문제 제기
보수 마무리단계라지만…옥상 장미정원 누수 원인 몰라
'5월 재개장' 약속 못 지켜…다음 달 1일 전면 재개장 예정

부산 기장군 정관아쿠아드림파크 전경. 부산 기장군 제공

침수로 개장 두 달 만에 문을 닫은 부산 정관아쿠아드림파크를 보수 중인 기장군이 주민과 스스로 약속한 재개장 시한을 결국 지키지 못했다.
 
기장군은 내달 운영을 전면 정상화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원인을 찾지 못한 하자가 있는 데다 감사원 감사도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부실 논란은 재개장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기장군이 군비 524억원을 들여 만든 국내 최대 규모 실내 체육시설 정관아쿠아드림파크는 지난해 8월 이후 여전히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이곳은 지난해 6월 16일 개장했다가 기계실 침수 사고가 나면서 2달 만에 문을 닫았다.
 
기장군이 원인 조사를 위해 용역을 의뢰한 결과, 기계실 밸런싱 탱크에서 수위 제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데다 배수펌프 역시 가동하지 않아 침수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정관아쿠아드림파크 기계실 침수 현장. 부산 기장군 제공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야외수영장을 빙상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설치한 고압가스 시설이 절차를 무시하고 지어진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고압가스 시설은 폭발 위험이 있어 교육환경법 상 교육환경보호구역인 초등학교 200m 이내에는 지어서는 안 된다. 불가피하게 설치해야 할 경우 지역 교육환경보호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해운대교육지원청이 지난해 4월 설치를 불허했음에도 시설은 버젓이 들어섰다.
 
핵심 시설인 수영장의 수질이 부적합하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레인 27개 규모인 국내 최대 규모 실내복합수영장은 상수도 대신 지하수를 수영장 물을 사용했는데, 개장 때부터 물이 탁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수질 검사를 진행한 결과, 원수에 함유된 수소이온 농도가 기준치(5.8~8.5pH)를 초과하는 9.7pH로 나타났다. 법적으로 쓸 수 없는 물을 사용한 것이다.
 
게다가 옥상에 설치한 장미정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배수시설 설치 이후 설계변경을 통해 정원을 조성한 뒤 옥상에 균열이 발견되거나, 바로 밑 필라테스 강의실 등에 누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렇듯 시설을 둘러싼 문제점이 속속 드러난 가운데, 기장군은 지난 1월 주민설명회를 통해 시설 정상화 계획을 공표했다. 3월까지 수영장을 제외한 헬스장, GX룸, 부대시설 등을 우선 재개장하고, 5월 말까지 수영장을 포함한 모든 시설을 정상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약속한 시한이 훌쩍 지난 현재까지 수영장은 물론 부대시설조차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정관아쿠아드림파크 입구에 휴장 안내문이 붙어 있다. 부산 기장군 제공

기장군이 예산 4억원을 추가로 들여 진행하고 있는 시설 보완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침수가 발생한 기계실 장비는 수리하고, 수위 경보 시스템을 정비했다. 고압가스 시설은 폐기하고, 수질 문제는 수영장에 지하수 대신 수돗물을 써 해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옥상 장미정원 누수 문제는 아직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상태다. 조사 결과에 따라 정원 규모를 축소하거나 철거로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감사원 감사 역시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결과에 따라 또 다른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도 여전하다.
 
기장군은 이와는 별개로 이달 20일부터 시설 시범운영에 돌입한 뒤, 다음 달 1일 모든 시설을 재개장한다는 계획이다. 재개장이 늦어진 이유 대해 기장군은 감사 과정에서 새로운 문제점이 계속 나왔고, 보수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기장군 관계자는 "기계실 침수 외에 감사원 등 감사 과정에서 발견된 추가 문제점에 대해 전반적으로 수리를 진행하다 보니 늦어졌고, 예상보다 수리비도 늘어 추경을 진행하느라 늦어진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빨리 다시 문을 열어 달라는 주민 요구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최초 개장 당시 급하게 문을 열었다가 침수 사고로 문을 닫은 시설인 만큼 재개장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시설 복구를 더 완벽하게 하려는 의도로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