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국제해양법 재판소에 제소해야"


[앵커]
일본이 올 여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생긴 방사능 오염수 130여만 톤을 바다에 방류할 계획인 가운데, 방류를 위한 설비 시운전이 오늘(12일)부터 시작됐습니다.

본격적인 오염수 방류 초읽기에 들어선 건데요. 종교시민사회 단체들은 일본의 오염수 해양 투기를 규탄하며 우리 정부가 국제해양법 제판소에 제소 등 책임 있는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원전 오염수 방류 설비 시운전을 시작했습니다.

후쿠시마 앞바다까지 오염수를 밀어내는 펌프 성능을 확인하고, 비상시 차단 장치 작동 여부를 점검하는 등 실제 방류 상황을 준비하는 겁니다.

2주 동안 진행되는 시운전이 끝나면 사실상 오염수 방류를 위한 준비는 마무리 되는 것으로,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최종보고서 내용에 따라 이르면 다음 달부터 방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일본 내에서도 어민들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시민사회도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강력 규탄하고 나섰습니다.

[후쿠시마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시민모임 독립, 한국YMCA전국연맹, 6·10만세운동 유족회 등은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염수 해양 투기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오염수엔 다핵종제거기술로 처리할 수 없는 탄소-14가 잔류하고, 격납용기 손상으로 다른 방사선 물질이 방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오염수 해양 투기는 수산업 종사자의 피해는 물론, 국민과 후손의 건강과 안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일본의 주장대로 안전한 처리수라면 왜 농업용수나 공업용수로 활용하지 않고, 1km에 달하는 해저터널을 건설해 바다에 투기하려고 하느냐"며 "결국 일본은 처리 비용 절약을 위해 온 인류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김경민 사무총장 / 한국YMCA전국연맹]
"경제적 비용 절감이라는 이유로, 주변 국가와 뭇 생명의 삶의 터전인 태평양에 어떤 생태적 결과가 나타날지, 복합 오염의 결과가 인간과 미래 세대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무시하고 강행하는 일본의 결정과 만행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시민모임 독립 이사장 이만열 교수는 "안정성을 평가하는 국제원자력기구는 검증기구가 아니라, 오히려 핵 발전을 장려하는 기구"라며 "IAEA의 최종보고서가 오염수 해양투기를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교수는 특히, "2년 전만 해도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을 규탄했던 여당 국회의원들이
이제는 오히려 일본 정부를 변호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분노스럽다"며 국민들의 우려와 반대를 '괴담'으로 치부하는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이만열 이사장 / 시민모임 독립]
"방사능 오염수, 2년 전과 무엇이 달라졌습니까? 달라진 것은 미일 편중 외교로 달려가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원 공천권을 쥐고 있다는 것 밖에는 없습니다. 국회의원 자리가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다 더 중요합니까?"

이만열 교수는 "일본 정부의 오염수 투기 강행은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며 "2차 세계대전 때 태평양을 휘저었던 대일본제국처럼, 이제 일본은 태평양 연안을 방사능 오염지역으로 휘저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시민사회는 국제환경기구인 그린피스의 권유 등을 언급하며 "오염수의 장기 저장과 반복적인 정화만이 유일한 방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정부와 여당은 괴담 운운하며 일본 정부의 대변인 노릇을 할 것이 아니라, 오염수 투기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국제해양법 재판소에 일본을 제소하는 등 단호한 대응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이달 말까지 일본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는 등 항의행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김다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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