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동의 안 해줘"…반지하 물막이판 설치 절반도 못했다

"동의서 징구 너무 힘들다"…"안되면 이동식 물막이판 지원"
반지하에서 이사, 반지하 매입 등도 지지부진

물막이판이 설치된 반지하 주택. 연합뉴스

장마철이 다가오는 가운데 서울시에 침수방지시설 설치가 필요한 반지하 주택의 절반 이상이 아직 물막이판 등 시설 설치가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시설 설치를 전액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집주인 등이 동의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4월 전수조사결과, 물막이판(차수판)이나 역류방지기 등 침수방지시설이 필요한 반지하 주택은 1만5543곳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달 말 기준으로 시설 설치가 완료된 가구는 6310가구로 전체 대상가구의 40%에 불과했다.
 
문제는 침수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인 중증장애인이나 아동, 어르신 등이 살고 있는 반지하 주택이 각각 370가구와 695가구가 있는데, 이곳에 대한 침수방지시설 설치도 40%에 못미친다는 점이다.
 
시는 이달 말까지는 1만 가구 이상의 반지하주택에 침수방지시설 설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실적으로 설치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집주인 등이 수해지역으로 낙인이 찍힐 수 있다고 반대하거나 거주자가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 관계자는 "동의서 징구와 현장실측, 공장제작, 설치에 대략 30일이 소요된다"며 "문제는 동의서 징구가 잘 안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동 주민센터와 협업을 통해 동의를 얻는데 적극 설득에 나서는 한편, 여러 노력에도 설치가 불가한 경우는 이동식이나 휴대용 물막이판을 지원해 침수예방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침수방지시설 설치사업과 함께 반지하 주택에서 공공임대주택으로 주거를 이전하는 사업도 매우 더디게 진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중증장애인의 경우 주거이전 대상인 86가구 중 9가구만이 이전을 완료했고, 아동 또는 어르신 거주 반지하 주택 중 이전지원 대상인 198가구 중 17가구만이 이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거이전 비율은 10%에 불과한 수준이다. 
 
반지하 주택 매입 사업도 중증장애인이나 아동, 어르신 가구는 아직 매입이 완료된 곳이 없고, 침수우려 대상 반지하 주택 중에서도 2584곳이 신청했지만 매입이 완료되거나 계약 중인 가구는 27%에 불과했다. 
 
민관군 합동 침수 대비 훈련. 노컷뉴스 자료사진. 박종민 기자

서울시는 LH공사와 반지하 주택 공공 매입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한편, 국토부와 협의해 매입임대주택 공급 규정을 15%에서 30%로 확대를 추진하는 등 공공임대주택을 적극 확보해나간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10년 동안 정비사업 추진 등으로 반지하 주택이 6만5천호가 멸실되고, 일반 건축 등으로 4만호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반지하 매입과 환경개선으로 2만5천호를 추가로 없앤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한병용 주택정책실장은 "전체적으로 23만7천호의 반지하를 다 제거를 해야하겠지만, 한 순간에 멸실 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며 "단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계획을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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