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민주항쟁이 2007년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이래 윤석열 정부가 역대 정부 중 처음으로 기념식에 불참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전남 순천에서 열린 광주전남 합동기념식에는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이 모두 불참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6·10 민주항쟁 36주년 기념 광주전남행사위원회 주관으로 지난 10일 오전 11시 순천부읍성 남문터광장에서 진행된 이날 기념식은 (사)광주전남6월항쟁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후원하는 자리였다.
기념식에는 문금주 전남도 행정부지사, 서동욱 전남도의회 의장, 손점식 순천시 부시장, 박용수 광주광역시 민주인권평화국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문금주 전남도 행정부지사와 박용수 광주시 국장은 각각, 불참한 김영록 전남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을 대신해 축사를 전했다.
축사에 앞서 문 부지사는 "(도지사가) 감기 몸살로 부득이 하게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불참 사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김 지사는 잠시 후인 낮 12시 전남 목포에서 열린 AI 전문가와의 오찬 및 간담회에는 모습을 드러냈으며, 오후 2시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에서 진행된 '제2기 호남 청년 아카데미'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직접 강연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지사가 이날 참석한 '제2기 호남 청년 아카데미'는 대한민국 100년을 책임질 청년 핵심 리더를 육성한다는 취지로 민선8기 전남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시책이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긴 했지만 몸(상태)은 별로 상관이 없었다"면서 "서울에서 온 AI 전문가 오찬 간담회와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6·10 민주학쟁 기념식에는 함께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일정상의 이유로 처음부터 주최 측에 불참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같은 설명에도 민주화의 성지를 상징하는 광주전남의 광역단체장들이 6·10 민주항쟁을 기념하는 합동기념식에 모두 불참하는 것이 과연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10 민주항쟁 기념식 행사위원회 관계자는 "예정된 국가기념일인데도 기관에서 행사를 주관하지 않으면서 참석조차 다른 행사로 인해 미룬 것은 기념식에 대한 애정이 없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민주주의는 6·10 민주항쟁 등이 있었기 때문이며 올해가 민주주의 시대를 연 지 36주년 되는 해로 의미가 있다"며 "그런데 현재 정치를 하는 분들은 그런 인식은 없는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