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저녁 6시 10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케이스포돔)에서 '2023 위버스콘 페스티벌'의 '위버스콘'이 열렸다. 오전에는 88잔디마당에서 '위버스 파크' 무대가 먼저 펼쳐졌다. 문차일드, 르세라핌 허윤진(feat. 적재), 다운(Dvnm), 범주(with 백호), 제레미 주커,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차례로 무대를 선보였다.
위버스 파크가 도심 속 여름 음악 페스티벌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야외 공연과 다양한 먹거리 부스가 어우러져 '듣는 음악'에 중심을 맞췄다면, 위버스콘은 보다 역동적이면서도 각 아티스트의 개성을 최대한 살린 몰입도 높은 공연을 펼치는 데 집중했다는 차이가 있다.
전 곡 떼창과 응원법이 뒤따랐던 순간은 지난해 여름 데뷔해 신드롬적인 인기를 누린 걸그룹 뉴진스 무대 때였다. 하니와 다니엘, 민지와 혜인, 해린은 인트로 댄스 무대 때부터 환호를 받았다. 첫 곡 '오엠지'(OMG)와 이어지는 '디토'(Ditto), 트리플 데뷔곡인 '어텐션'(Attention) '쿠키'(Cookie) '하이프 보이'(Hype boy)까지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법과 우렁찬 응원이 함께했다. 특히 지난해 챌린지 열풍의 주역이었던 '하이프 보이' 때 호응이 가장 컸다.
올 초 '오엠지'로 음악방송 활동을 마치고 나서는 공백기를 보내고 있었기에, 오랜만에 뉴진스를 무대로 만나는 팬들의 반가움이 반영된 듯 보였다. 해린은 "오늘 많은 에너지를 받고 갈 것 같다"라고, 혜인은 "여러분들을 딱 보는 순간 '오 마이 갓!' 하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함께 노래를 따라 불러주시고 응원해 주신 덕분에 훨씬 흥이 났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비투비는 대표곡인 '너 없인 안 된다'과 '괜찮아요' '아름답고도 아프구나' '그리워하다'를 불렀다. 팬덤 멜로디의 응원법이 들리기도 했으나, 대중적으로도 사랑받은 곡이 다수를 이뤘기에 자연스럽게 떼창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어느 멤버 하나 뒤지지 않는 유머 감각으로 웃음까지 잡았다. 프니엘이 '아름답고도 아프구나' 활동 때 서은광이 없어서 즐겼다고 하자, 서은광은 "아 유 키딩 미?"라고 반문했고 프니엘이 다시금 "메이비"라고 해 웃음이 터졌다. 서은광은 해외 팬들을 위해 손수 준비한 영어 멘트를 발사해 멤버들로부터 "발음을 좀 더 정확하게 해줄 수 있냐"(프니엘) "웃기려고 하는 거냐"(임현식) 등의 야유를 받았다. '그리워하다' 무대 때 서은광은 '내 맘속엔' 가사 다음에 "위버스 위버스 위버스"를 연호하기도 했다.
앤팀(&TEAM)은 '페스티벌'(Festival), 백호는 '디스코'(D.I.S.C.O), 엔하이픈은(ENHYPEN) '컴 투 미'(Come 2 Me)를 선곡해 무대를 꾸몄다. 음악 축제에 딱 맞는 '페스티벌'은 스포티한 의상을 입고 나온 앤팀이 밝고 활기차게 소화했고, 백호는 원곡과 달리 밴드 라이브를 더해 록적으로 편곡된 '디스코'를 불러 관객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엔하이픈의 '컴 투 미'는 원곡의 농염하고 섹시한 분위기를 표현한 버전이었다.
후배 가수 무대가 끝나자, 엄정화는 곡 제목에 맞는 호피 의상을 입고 돌출 무대 가운데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여성, 남성 댄서와 능숙하게 합을 맞추며 '호피무늬' 무대를 공개한 엄정화는 여전히 압도적인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로드 낫 테이큰'(Road Not Taken)으로 오프닝을 장식한 앤팀은 '센트 오브 유'(Scent of you)와 '파이어워크'(FIREWORK)를 한국어 버전으로 들려줬다. OSB스테이지에서는 '울프'(W.O.L.F., Win Or Lose Fight)를 불렀다. 라잇썸은 '얼라이브'(ALIVE)와 '아이'(I)를, 백호는 '니드 잇'(Need it) '배드 포 유'(BAD 4 U) '러브 번'(LOVE BURN) '노 룰스'(No Rules)를, 미드낫은 '마스커레이드'(Masquerade)를 불렀다.
위버스콘의 마지막 주자는 지코였다. 각종 대학 축제와 음악 페스티벌의 섭외 단골손님인 지코는 이날 무대를 통해 무대 장악력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밴드 라이브와 함께한 라이브를 연속해서 선보임에도 흔들림이나 지침을 느낄 수 없었다. 첫 곡 '터프 쿠키'(Tough Cookie)부터 밴드 라이브로 한층 더 강렬하고 로킹해진 편곡을 선보였다.
특히 관객과 호흡하고자 애썼다. 자신을 촬영하는 관객들을 보고 "초반에 딱 찍었다가 그다음엔 솔직히 눈으로 담아가는 건 어떨까. 우리끼리만 공유되는 어떤 장면 좀 만들고 싶다"라고 제안하는가 하면, "결국에는 저희 다 음악을 좋아해서 모인 건데 직접 공연장 찾아와서 몸소 체험하고 경험하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지코의 세트리스트는 화려했다. 지난해 '스트릿 맨 파이터'에 등장해 챌린지 열풍의 주역이었던 '새삥'을 포함해 '아티스트'(Artist) '너는 나 나는 너' '오키 도키'(Okey Dokey) '거북선' '괴짜'(Freak)를 불렀다. 마지막 곡은 '보이즈 앤드 걸스'(Boy And Girls)였다.
'위버스콘 페스티벌'의 둘째 날 '위버스콘'은 약 3시간 40분 만인 저녁 9시 50분쯤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