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청, 학교 급식 방사능 검사 광주보다 10배↑…예산·행정력 낭비 '우려'

연 4회 진행하던 방사능 검사 올해 6월부터 매달 실시…총 10회
검사 건수에 대한 뚜렷한 기준 없어…주먹구구식 대응 비판
지난해 400건 가까이 검사해 예산 4500만 원 이상 사용…올해 100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대응…일본 수산물 급식 재료로 사용 안돼

전라남도교육청 청사. 전라남도교육청 제공

전라남도교육청이 합리적 기준 없이 학교 급식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크게 늘리면서 예산과 행정력 낭비가 우려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학교 급식 수산물의 안전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지만 정작 일본산 수산물은 검사 대상이 아니다.

11일 전라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전라남도교육청은 지난해까지 연 4회 진행하던 학교 급식 식재료 방사능 검사를 올해 들어 연 10회로 두 배 이상 늘렸다. 이번 달부터는 매달 시료를 채취해 방사능 검사를 실시한다.

이에 따라 전라남도교육청은 지난해 400건에 육박하는 자체 방사능 검사를 진행해 4500만 원이 넘는 예산이 소요됐다.


올해 방사능 검사 횟수를 최소 100건 이상 늘린다는 계획으로 전남교육청과 교육지원청에서 총 500건의 검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광주시교육청 50건과 비교할 때 10배가 많고 전라북도교육청 100건과 비교할 때도 5배가 많은 것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학교 급식에 사용되는 수산물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전라남도 교육청 관계자는 "분기별로 검사를 진행하던 것을 공백 없이 진행해야겠다는 의견이 반영돼 검사 횟수를 늘렸다"며 "전라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소화하기에는 검사 시료가 너무 많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1회당 검사 횟수는 다소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 급식 수산물 재료에 대한 전남도교육청의 방사능 검사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 지침이나 방사능 검사에 대한 지속적인 민원도 없는 상황에서 뚜렷한 기준이나 근거 없이 검사를 많이 하면 더 안심이 된다는 막연한 판단에 따른 주먹구구식 대응이라는 것이다. 전남교육청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논의되던 지난 2021년, 현재 진행 중인 학교 급식 방사능 검사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학교급식 수산물 방사능 검사 대상에 정작 일본산 수산물은 없어 당초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일본산 수산물은 학교 급식 재료로 사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청과 전라남도 등에서도 수산물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고 있어 전수검사가 아닌 이상 표본검사로서는 한계가 있어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다 전라남도교육청은 방사능 검사 시료의 3분의 1 이상을 일선 학교에서 수거하고 있어 식재료 납품업체에서만 시료를 채취하는 다른 교육청들에 비해 더 많은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 검사 시료를 채취해 검사를 진행할 경우 1회 검사당 기대할 수 있는 효율성 또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라남도의회 조옥현 교육위원장은 "다른 지자체와 비교할 때 전라남도교육청의 검사 건수가 현저히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아이들에게 안전한 식재료를 공급하려 한다는 본연의 취지를 살리되 다른 오해를 사지 않도록 교육 행정을 진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학교급식 재료의 방사능 노출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야 하지만 혈세와 행정력 낭비를 막는 합리적인 교육 행정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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