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예스24의 상반기 출판시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자기계발 분야 도서는 올해 상반기 35.6%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대거 차지했다.
고금리 및 불안한 경기 상황으로 투자에 집중하기보다는 나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주체적으로 부를 거머쥘 수 있도록 돕는 자기계발서에 관심이 쏠렸다는 분석이다.
'세이노의 가르침'이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고 '김미경의 마흔 수업' 2위, '원씽 THE ONE THING' 5위, '역행자' 12위 등 자기계발서 4권이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20위권 내 포진했다.
작년 상반기에는 김호연 소설 '불편한 편의점'이, 2021년에는 이미예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1위에 오른 바 있다.
슬램덩크를 시작으로 'J-콘텐츠' 열풍이 불었다.
지난 1월 극장판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개봉하며 3040세대 추억의 만화로 기억되던 슬램덩크가 'N차 관람'은 물론 원작 만화책 '슬램덩크' 단행본 판매에도 영향을 줬다.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시리즈 1권이 16위, 2권이 19위, 4권이 20위를 차지하는 등 시리즈 3편이 '톱 20' 안에 들었다. 여성 팬덤도 크게 늘었다. 예스24 집계 결과 영화 개봉 전까지는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주요 구매층이 40대 남성(33.9%)으로 나타났지만, 영화 개봉 이후 올 상반기에는 20대 여성(24.5%)과 30대 여성(20.0%)의 구매 비중이 가장 높았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의 동명 소설도 10위에 오르며 J-콘텐츠 인기를 이어갔다.
일본 청춘 연애소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올 상반기 소설/시/희곡분야 5위, 판타지 소설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은 7위를 기록했다. 엔데믹 전환 후 폭발한 해외여행 수요가 일본 여행 급증으로 이어지며 해외여향 분야 중 일본 여행서 비중이 약 30%로 1위를 차지했다.
AI(인공지능) '챗GPT' 돌풍도 서점가를 불어닥쳤다. 자연스러운 대화와 정교한 답변이 특징인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챗GPT'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관련 도서 출간 및 판매가 급격히 늘어났다.
'챗GPT' 하나의 키워드에 대해 월평균 약 24종의 도서가 출간됐으며, 특히 4월에는 한 달 사이 55종의 신간이 나왔다. 월별 판매량도 꾸준히 상승세다. 챗GPT 주목도가 절정에 이르렀던 2월에는 전월 대비 94.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티스트·게임·유튜브 등 팬덤 문화도 확장세에 있다. 지난해 드라마나 영화의 대본집·각본집 중심으로 소장 흐름이 있었는데, 올해는 특정 아티스트나 게임 등 한층 다양한 분야에서 도서 출간과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가수 임영웅에 대한 국내 최초의 음악 평론 서적 '우리는 왜 임영웅을 사랑하는가'는 예약 판매 3일 만에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20위권에 진입했고, 올 상반기로는 예술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2005년 출시된 넥슨의 스테디셀러 게임을 아트북으로 제작한 '던전앤파이터 진각성 아트북 세트'는 2030 남성 고객 팬덤을 기반으로 2023년 상반기 예술 분야 베스트셀러 2위를 기록하는 등 20~30대 게임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2023년 상반기 도서 분야별 판매 점유율은 '중고등학습서' 분야가 21.8%로 작년 상반기와 동일하게 가장 높았고, '초등학습서' 분야와 '어린이' 분야가 각각 9.8%와 7.9%를 차지하며 뒤를 이었다.
'자기계발' 분야는 전년 동기 대비 35.6%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고, '만화/라이트노벨' 분야는 17.8%, '국어 외국어 사전' 분야는 4.7% 판매량이 증가했다.
100세 시대를 바라보며 건강 및 질병, 노화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함께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를 의미, 코로나19의 감소세와 연결된 일상 회복)에 따른 여행 회복세로 건강 취미 분야도 8.8%의 성장률을 달성한 점이 눈에 띈다. 반면 '사회 정치' 분야는 올해 -33.8%로 판매 감소세를 보였다.
연령별로는 40대(47.3%)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50대 구매 비율은 2.3%p 증가하며 40대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 밖에 60대 이상의 구매 비율이 0.6%p 상승하는 등 중장년 세대 도서 수요도 소폭 증가했다. 성비는 지난해 상반기와 동일하게 약 3:7로 여성 구매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예스24 관계자는 "올 상반기 엔데믹 분위기가 완연해지며 자기계발 움직임, '슬램덩크' 등 특정 작품을 향유하려는 팬덤 활동이 눈에 뛰었다"며 "챗GPT 등 키워드가 사회적으로 큰 돌풍을 일으켰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