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왜 선진국 귀족 스포츠 싹쓸이 나섰나

'스포츠워싱'중인 사우디, 그 종착지는?

사우디 후원 LIV 골프대회. 연합뉴스

사우디 정부가 자금을 댄 800조원대의 국부펀드(PIF)가 선진국 전통 귀족 스포츠 영역을 장악중이다.
 
먼저 골프. PIF가 후원한 LIV는 7일(현지시간) 100년 역사의 미국 PGA(프로골프투어)와 합병했다.
 
LIV가 PGA를 사실상 인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골프업계는 미국이 골프의 미래를 팔았다며 통탄해 할 정도의 사건이었다.
 
PIF는 또 다른 럭셔리 스포츠인 크리켓의 최고 대회도 조직할 예정이다.
 
초호화 대중 스포츠대회인 포뮬러원(스포츠카경주대회)도 200조 달러에 매입할 계획이다.
 
그런가하면 유럽의 상징인 프로축구에도 영토 확장중이다.
 
잉글랜드 명문 프로축구단 뉴캐슬을 4억 유로에 인수하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같은 세계정상급 축구선수들을 천문학적 액수를 들여 영입했다.
 
사우디는 국제사회에서 인권유린, 언론탄압, 여성인권억압국으로 통하고 있는데, 이런 부정적 인식을 다름아닌 스포츠를 앞세워 닦아내는 '스포츠 워싱'에 나선 것이다.
 
알이티하드와 계약한 카림 벤제마. 연합뉴스

여기에는 여러 포석이 있다.
 
우선 국제사회 위상 재정립이다. 이를 통해 석유 의존도가 높은 국부의 원천을 다양화하겠다는 것이다.
 
사우디는 GDP의 40%가 석유 기반이며, 무역의 80%는 석유산업과 연계돼 있다.
 
그러나 석유산업의 침체로 경제성장의 정체를 맞이하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도 3.1%대로 반토막 날 것으로 IMF(국제통화기금)는 예측했다.
 
다행히 '스포츠워싱'을 통해 해외관광객들이 늘면서 석유 이외의 산업에서는 부흥을 맞고 있다.
 
실제로 석유를 제외한 산업에서의 성장률은 지난해 5.8%에 달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알나스르에서 뛰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연합뉴스

이에따라 사우디 실권자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는 여행객유치를 핵심으로 한 사우디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2030년말까지 매년 1억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사막에 스마트 인공 해양 시티를 조성하는 '네옴'(Noem) 프로젝트도 구상중이다.
 
이웃나라인 아랍에미리트가 관광과 스포츠마케팅을 쌍두마차로 한 두바이의 기적을 일궈낸 것을 정확히 벤치마킹중인 셈이다.
 
사우디의 또 다른 성장 파트너는 중국이다.
 
사우디는 중국과 석유 외에 첨단기술, 무기 분야의 무역을 촉진하고 있다.
 
미국이 2018년 사우디 출신 미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이후 전통우방인 사우디를 악마화하면서 관계가 틀어진 틈을 중국이 비집고 들어온 것이다.
 
미국이 자존심을 저버린 채 LIV의 PGA 합병을 묵인하고, 빈 살만 왕세자에 사실상 무릎을 꿇은 채 관계 정상화에 나선 것은 사우디의 입장에서는 자업자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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