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는 7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김광현, 이용찬, 정철원의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 오후 5시께 징계 수위를 발표했는데 약 6시간 가량 이어진 마라톤 회의 끝에 결론을 내렸다.
상벌위는 비공개로 열린 가운데 이들 3명은 직접 출석해 소명했다. 검은 정장 차림으로 오전 11시께 도착한 이들은 "잘 소명하겠습니다", "성실히 임하겠습니다"는 짧은 말을 남기고 회의실로 이동했다.
3명은 약 한 시간 뒤 소명을 마치고 취재진 앞에 다시 섰다. 김광현은 "마지막으로 소명하고 사실대로 거짓 없이 다 얘기했다"면서 "상벌위 결과를 잘 수용하겠다. 다시 한번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용찬은 "경위서 진술대로 사실대로 말했고, 결과를 기다려서 잘 수용하도록 하겠다"고 했고, 정철원은 "사실을 바탕으로 성실히 소명했고, 정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달 30일 한 매체는 WBC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선수 일부가 대회 기간 음주를 했다고 보도해 파장이 일었다. 특히 일본 도쿄 아카사카에 위치한 한 유흥업소에서 경기 전날부터 당일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고 전해 큰 충격을 안겼다. 선수들의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간판 선발 투수, 우완 불펜 투수, 우완 마무리 투수 등 3명이라며 보직에 대해 상세히 밝혔다.
이에 KBO는 상벌위 개최 전 조사위원회를 꾸려 해당 선수들에게 경위서 제출 요청 및 개별 대면 조사를 진행했다. 또 특정된 해당 도쿄 유흥주점 업소 관리자에게 유선 상으로 출입 일시, 계산, 종업원 동석 등을 확인했다.
조사위원회는 이와 별개로 이번 WBC 대표팀 선수들 중 해외 리그에서 뛰고 있는 2명을 제외한 KBO 리그 소속 전원을 대상으로 대회 기간 유흥주점 출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3차례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 김광현, 이용찬, 정철원 선수를 제외한 25명 전원 유흥주점 출입이 없다고 확인했다.
조사대상 3명의 선수들은 도쿄에서 본인들의 동선 파악을 위해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을 제출했다. 조사위원회는 선수 대면 조사 및 해당 유흥주점 관리자를 통해 사실 확인에 노력을 기울였다.
상벌위는 숙의를 거쳐 KBO 규약 제 151조 '품위손상행위'에 근거해 대회 기간 2차례 유흥주점을 방문해 국가대표의 품위를 손상시킨 김광현 선수에게 사회봉사 80시간 및 제재금 5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1차례 유흥주점을 출입한 이용찬, 정철원에겐 각각 사회봉사 40시간, 제재금 300만원 징계를 결정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2승 2패 조 3위에 머물며 3회 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특히 첫 경기인 호주전에서 최악의 경기력으로 7 대 8 패배를 당했고, 일본에 4 대 13으로 대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여기에 최근 이들 3명이 대회 기간 음주를 했다는 사실까지 밝혀져 깊은 실망감을 안겼다.
KBO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과 경기력을 보인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음주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했다. KBO 관계자는 "대표팀 선수단 관리가 미흡했던 점에 대해 깊이 사과 드립니다"라면서 "앞으로 국가대표 운영규정을 보다 세분화해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