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혁신위원장 사퇴' 후폭풍…커지는 '이재명 책임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더불어민주당 혁신기구 위원장으로 내정됐던 이래경. 윤창원 기자·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혁신기구 위원장으로 내정됐던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임명 9시간 만에 사퇴하면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표 사퇴론까지 나오면서 '친명계(친이재명계)'와 '비명계(비이재명계)'의 갈등이 커지고 모양새다.

'천안함 자폭', '대선 조작설' 등 과거 발언 논란으로 이 이사장이 지난 5일 혁신위원장직을 사퇴하면서 당내에서 지도부 책임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당 지도부가 이 이사장의 과거 SNS 발언조차 사전에 점검하지 못해 인사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혁신위를 꾸리겠다고 밝힌 지 보름을 넘겼지만 첫 발조차 제대로 떼지 못한 꼴이 됐다.

특히 낙마한 이 이사장이 과거 이재명 대표를 향해 공개적인 지지글을 수차례 게시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당을 전폭적으로 혁신할 생각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비명계에서는 이 대표가 이번 부실 인사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강성 팬덤에 둘러싸인 이 대표 지도부가 혁신을 추진하기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위원장 인선에 공론화 작업도 없고 검증도 제대로 안 된 상태가 이재명 대표 체제의 본질적인 결함이라 생각한다"며 "이재명 대표가 사퇴를 하루라도 빨리해야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반면, 친명계에서는 문제가 된 이 이사장의 발언이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지도부 책임론에 선을 긋고 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은 같은날 MBC라디오 '김종민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공당으로서의 역할을 하지만 이분이 그렇다고 해서 어떤 비리를 저지르거나 잘못된 의견을 제시한 건 아니지 않은가"라며 "당의 혁신, 쇄신 적임자가 누구냐만 봤지, 혁신기구 장을 모시면서 사상 검증을 한다든지 과거 행적을 낱낱이 밝혀서 먼지떨이 식으로 검증하지 않는다"고 옹호했다.

혁신위원장 자리가 다시 공석이 되면서 향후 인선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 위원장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간 데다가, 마땅하다고 생각한 인물을 찾더라도 여론의 송곳검증이 기다리고 있어 당사자가 처음부터 고사할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여기에 비명계 일각에서 이 대표의 인선 자체를 문제 삼고 있어 논란은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단은 당내 분위기 수습에 주력할 예정이다"라며 구체적인 향후 인선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구인난으로 인해 꼭 당외 인사를 고집할 순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이나 (원래 지역구) 서울 성동갑에서 험지인 서초로 넘어가 싸우는 홍익표 의원 같은 분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있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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