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단체 '日오염수 경고' 교수 고발에 어민들 "정치 행위"

한국연안어업중앙연합회, 서균렬 서울대 명예교수 고발
"확인되지 않은 사실 발언…어민들 피해"
정작 현장 어민들은 "오염수 방류 막아야"
"정부 기조에 편승한 정치적 행위" 지적

류영주 기자

어민단체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경고한 서울대 명예교수를 고발하자 같은 어민들 사이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경인지역 어민들은 "정부의 기조에 편승한 정치적 행위"라며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6일 충남 태안경찰서에 따르면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연합회)는 지난 2일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서균렬 명예교수를 고발했다. 연합회는 '서 교수가 방송에 출연해 오염수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밝혀 어민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연합회 지부 차원에서 고발장이 접수됐으며, 아직 고발인 조사 전 단계"라고 설명했다.


정작 현장 어민들은 "오염수 방류 막아야"


그러나 일선 현장의 어민들은 연합회가 불필요한 대응을 했다고 비판한다. 오염수 방류를 막아야 할 어민들이 오히려 정부 기조에 맞춰 '정치적 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백령도 장태헌 선주협회장은 "전문가가 나름 분석한 자료로 예측을 했을 것이고, 서 교수의 발언에 따른 눈에 띄는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어민들이 모여서 방류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 협회장은 "그럼에도 고발까지 했다는 것은 것은 정부를 두둔하는 것이며, 정부 기조에 편승한 정치적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장 협회장을 비롯해 현장에서 어업 활동 중인 경인지역 어민들은 원전 오염수 방출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화성 제부리어촌계 최병천 계장은 "일본이 오염수를 방출한다면 경기지역도 결코 안전권이 아니"라며 "매년 엄청난 예산을 들여 치어 방류도 하는데, 오염수를 방출하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화성시청 관계자도 "우리 지역 어업인들은 일본 방사능 오염수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시청에서도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움직임 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산 방아머리 나상선 두서어촌계장은 "마을 주민들은 여전히 일본 오염수 방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며 원전 오염수에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서균렬 명예교수 "국민건강·어민 생계 우려해 밝힌 것"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 연합뉴스TV 방송 캡처

연합회의 고발에 대해 서 교수는 방류로 발생할 수 있는 우려를 밝힌 것이라고 답했다. 서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 국민의 건강과 어민들의 생계 등을 우려해 개인적 견해를 밝힌 것"이라며 "(고발 내용에 대해선)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 교수는 최근 방송에 출연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우려하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방송에서 "태평양 제도 포럼 과학자문위원들은 아직 (방사성 물질이) 4분의 3이 남아 있다고 했다"며 "(방류가 이뤄진다면) 오염된 처리수 또는 여과수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오염수가 깨끗한 물이라면 나라면 안 버릴 것 같다. 즉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연합회는 서 교수의 이같은 발언으로 생선 가격이 절반가량 하락하는 등 피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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