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공룡들이 프로야구 상위권 판도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NC의 거센 기세에 LG가 2위로 내려섰고, SSG가 반사 이익을 얻으며 1위를 탈환했다. NC도 4위로 올라서며 선두권 싸움에 뛰어들 태세다.
NC는 지난 주말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와 원정 3연전을 쓸어 담았다. 9 대 2, 7 대 3, 3 대 1 승리로 기분 좋게 휴식일을 맞았다.
지난주 NC는 4승 1패로 10개 구단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주중 두산과 홈 3연전에서 1승 1패로 맞선 NC는 1일 경기가 비로 취소돼 꿀맛 휴식을 취한 뒤 LG와 원정에서 시리즈 스윕을 거뒀다.
NC의 마운드가 초강세였다. 지난주 NC는 팀 평균자책점(ERA) 1.40으로 단연 1위의 위력을 뽐냈다. 10개 구단 중 지난주 팀 ERA 1점대는 NC가 유일했다. 2위는 SSG의 2.29.
선발진이 제 역할을 해냈다. 테일러 와이드너가 지난달 30일 두산과 늦깎이 데뷔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고, 이재학도 4일 LG전 6이닝 비자책 1실점 쾌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최성영은 2일 LG전에서 조기 강판한 선발 구창모를 대신해 6이닝 2실점 깜짝 호투로 승리를 거뒀다. 앤디 페디도 3일 LG전 5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이용준도 비록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으나 5월 31일 두산전 5이닝 2실점(1자책) 호투를 선보였다.
마무리 이용찬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간 음주 파문으로 빠졌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김시훈이 4일 LG전 1이닝 무실점으로 뒷문을 굳게 잠갔다.
그러면서 NC는 5위에서 두산(24승 24패 1무)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26승 23패로 3위 롯데(29승 19패)에 3.5경기 차로 다가섰다. 시즌 일정이 ⅓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충분히 선두권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반면 LG는 공룡 군단의 기세에 눌렸다. LG는 주중임에도 상승세의 롯데를 잠실로 불러 2만 명이 넘는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2승 1패 위닝 시리즈를 이뤘지만 NC에 주말 시리즈를 모두 내줬다.
LG는 지난주 팀 ERA 4.67로 흔들렸고, 팀 타율 2할3푼3리로 침묵했다. 선발진이 나름 역할을 해줬지만 불펜이 무너졌고, 타선이 승부처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주 일정을 치르기 전까지 LG는 SSG에 1경기 앞선 1위를 달렸다. 그러나 지난주 2승 4패로 10개 구단 중 키움과 가장 성적이 나빴다. 그러면서 오히려 SSG에 1경기 뒤진 2위로 내려앉았다.
SSG는 NC의 선전에 반사 이익을 얻었다. 물론 SSG도 지난주 팀 ERA 2.29의 탄탄한 마운드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9홈런을 터뜨린 장타력을 앞세워 4승 2패 호성적을 냈다. 그러나 LG가 주말 싹쓸이 패배를 당한 덕에 1위를 탈환했다.
이번 주 NC는 삼성과 주중 대구 원정을 치른 뒤 주말 창원 홈에서 SSG와 맞붙는다. 선두권 판도를 가늠해볼 시리즈가 될 전망이다. SSG는 주중 KIA, 주말 NC와 원정이다.
LG는 8위 키움과 주중 고척 원정을 치른 뒤 주말 9위 한화와 대전 원정에 나선다. 모두 원정이지만 그나마 하위권 팀들과 대결이다. 과연 프로야구 선두권 싸움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