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여성 나화린 선수, 강원도민체전 사이클 2관왕 올라

지난 3일 강원 양양군 사이클경기장에서 열린 제58회 강원도민체육대회 여자일반1부 경륜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나화린(가운데) 선수. 연합뉴스

제58회 강원도민체전이 지난 3일 강원 강릉에서 개막한 가운데 성전환 여성으로 국내 최초로 공식 경기에 출전한 나화린(철원) 선수가 사이클 종목에서 2관왕에 올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나화린 선수는 4일 양양군 사이클경기장에서 열린 강원도민체전 여자일반1부 스크래치 종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일 열린 경륜 종목에서도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나씨는 벌써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이어 오는 5일 열리는 사이클 여자일반 개인도로 종목에도 출전해 대회 3관왕에 도전한다.

이틀 연속 우승을 차지한 나씨는 취재진에게 "부담스럽고 힘든 부분은 어제(3일) 이미 많이 겪었기 때문에 오늘(4일)은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며 "이번 대회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남은 경기도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경기를 마친 나씨는 자신의 출전으로 1등 기회를 놓쳤을지 모를 상대 선수들을 찾아가 사과의 뜻으로 음료를 건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많이 긴장했는데 온 힘으로 달린 것 같아 뿌듯하고 남은 두 경기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혹시 나의 출전으로 상대 선수들이 기권하면 어떡할까 하는 걱정에 긴장해 2시간밖에 못 잤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성전환 수술을 한 뒤 올해 4월 법원의 허가를 받아 법적으로도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2로 바뀐 나씨는 국내 최초로 공식 경기에 참가하는 성전환 선수로 대회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키 180cm에 몸무게 72kg의 건장한 신체조건을 가진 터라 다른 여성들과의 불공정 논란이 제기됐지만, 강원도체육회에 확인한 결과 나씨가 대회에 참가하는 데 문제는 없었다. 여성부 출전에 성별 외에는 아무 제약을 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예전부터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했으며 지난 2012년 열린 제47회 강원도민체육대회에서 사이클 남자 일반1부 4관왕을 달성했을 정도로 실력 있는 선수다.

나씨는 이번 도민체전 개막을 앞두고 언론사 인터뷰 등을 통해 "논란이 되고 싶다"고 대회 출전 목적을 밝혔다. 그러면서 "남녀로 딱 잘라 정해진 출전 부문에 성소수자가 비집고 들어갈 틈을 내기 위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며 "이 같은 메시지가 묻히면 의미가 없다. 논란이 돼야 내 메시지가 널리 퍼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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