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후 유럽 진출도 유력했다. 여러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전북과 상의 끝에 추후 이적을 모색하기로 했다. 그만큼 전북에서의 2023년 상반기가 중요했다. 출발도 나쁘지 않았다. 울산 현대와 개막전에서는 침묵했지만, 수원 삼성과 2라운드에서는 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3월 A매치 후 종아리 부상으로 두 달을 쉬었다. 5월21일 수원FC전을 통해 복귀했지만, 포항 스틸러스전까지 두 경기 연속 골맛을 보지 못했다.
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110번째 현대가 더비.
조규성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전북 김두현 감독대행은 브라질 트리오 구스타보, 안드레 루이스, 하파 실바를 선발로 냈다. 전반은 0대0. 조규성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하파 실바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다.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던 후반 38분. 조규성이 울산 골문을 활짝 열었다. 아마조 준의 크로스가 문전으로 향하자 몸을 날렸다. 조규성의 머리에 맞은 공은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VAR을 거치기도 했지만, 골은 그대로 인정됐다.
조규성은 "울산이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순위 차이가 많이 나긴 하지만, 많은 팬들이 왔고 전북의 자존심도 있으니 꼭 이기고 싶었다. 골까지 넣고 승리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수원전 시즌 1호 골 이후 3개월 만에 터진 시즌 2호 골이다.
조규성은 "오랜만에 넣기는 했는데 막 슬럼프도 아니었고, 그렇게 슬프지도 않았다. 언젠가는 들어가겠지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팬들은 충분히 그런 이야기(비판)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크게 개의치 않는 성격이다. 내 할 것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팬들의 질타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이어 "그냥 흘러가는 골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현대가 더비가 열린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코칭스태프도 방문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오는 5일 6월 A매치 2연전(페루, 엘살바도르)에 나설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3월 A매치 후 부상 등으로 부진했지만, 다시 클린스만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은 셈.
조규성은 "공격수이기에 골을 넣는 것이 당연하다. 나도 골을 간절히 원했다"면서 "클린스만 감독님이 온 것은 끝나고 알았다. 공격수로서 골을 넣었다. 지난 경기에서 부진했지만, 감독님이 좋게 봐줘였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