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 시리즈와 마석도 형사(마동석)를 더욱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건 '빌런'이다. 1편에서 윤계상이 연기한 장첸, 2편에서 손석구가 연기한 강해상은 지금까지도 회자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출격 준비를 마친 '범죄도시 3'에서는 시리즈의 주역인 빌런이 두 명이나 등장한다. 그중 한 명은 시리즈 최초 글로벌 빌런 리키다. 무자비하게 일본도를 휘두르는 리키를 연기한 건 '바람의 검심' 시리즈로도 유명한 배우 아오키 무네타카다.
'범죄도시 3'를 통해 한국 영화에 처음 도전한 아오키 무네타카는 이번 작품에 합류하게 되자 '바람의 검심' 무술팀을 직접 섭외해 일본에서부터 액션 연습을 시작할 정도로 애정을 갖고 참여했다. 그만큼 액션은 '범죄도시' 시리즈에서 중요한 요소이면서 자신이 연기할 리키라는 캐릭터를 설명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범죄도시' 시리즈를 보며 마석도의 주먹이 가진 위력을 간접 체험한 아오키 무네타카는 현장에서 만난 마동석에게서 무서운 모습이 아닌 '러블리함'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가 어떻게 시리즈 최초 글로벌 빌런 리키를 만들어 나갔는지 그리고 그가 직접 만난 마동석은 어떤 배우이자 제작자였는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첫 한국 영화로 택한 '범죄도시 3'…글로벌 빌런 리키의 탄생
▷ '범죄도시 3'로 한국 영화 첫 촬영을 마쳤다. 소감이 어떤가?
일단 현장이 굉장히 에너지 넘쳤고, 내가 일본에서 온 배우임에도 현장에서 너무 따뜻하게 맞이해 주셨다. 마동석 선배님도 현장에서 곤란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해줬고, 액션을 하다 보면 컨디션을 관리하는 게 어려운데 스태프들도 많이 도와주셨다. 특히 이번 홍보 일정을 통해 한국 여러분에게 '범죄도시'가 얼마나 기대작인지 느낄 수 있었다.
▷ 처음 '범죄도시 3' 시나리오를 본 후 어떤 점이 매력적이라고 느꼈나?
일단 투톱 빌런이 나온다고 하는 점 그리고 복잡하게 얽힌 사건의 구조도 매력적이라 생각했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액션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라 리키의 장검 액션이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했다.
▷ 그 전에 '범죄도시' 시리즈를 본 적이 있나?
물론 봤다. 보면서 눈을 돌리고 싶을 만큼 아파 보이는 액션이 있음에도(웃음) 마석도의 유쾌한 캐릭터가 재밌었다. 또 재밌을 뿐 아니라 악에 대한 정의감도 굉장히 확실하게 표현돼 있어서 그게 매력적인 작품이라 생각했다.
▷ 연기하기 위해 분석한 리키는 어떤 인물이었나? 그리고 분석한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어떻게 준비해 나갔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다.
일본도를 사용하는 액션에 가장 중점을 뒀다. 출연 제의를 받고 나서 바로 '바람의 검심' 시리즈 때 같이 한 액션 팀에 연락 취해서 액션 연습을 시작했다. 일본 액션 팀과 함께 영상을 촬영해서 한국에 보냈고, 한국 액션 팀의 코멘트나 보내온 영상을 보면서 연습을 더 했다. 리키는 액션에서 캐릭터 상이 보이는 면이 있다. 구체적이고 디테일한 연기는 현장에 들어가서 감독님과 잡아갔다. 소통하면서 서로 역할을 만들어 간다는 면에서 굉장히 즐거운 작업이었다.
▷ 외적인 스타일링은 어떻게 잡아갔나?
의상 콘셉트에 대해서는 촬영 직전까지 논의를 거듭했다. 귀걸이나 선글라스 같은 액세서리는 내가 제안한 부분도 있다. 마동석 선배님이 스테레오 타입의 일반적인 야쿠자가 아닌 새로운 야쿠자 상을 만들어 보자고 했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캐릭터는 액션을 포함해서 새로운 야쿠자 상을 만들어 낸 건 아닐까 생각한다.
▷ 일본과 한국에서 모두 액션 연기를 경험했는데, 두 나라 간 차이점이 느낀 게 있었나?
가장 큰 건 일본도를 사용한 액션이다. 일본 영화에서의 일본도는 굉장히 정적이고, 자세를 중시하는 면도 있고, 절제된 부분이 있다. 그런데 파주 액션스쿨에서 한국 액션 팀이 알려준 액션은 다이내믹하고 공격적으로 칼을 휘두르며 상대방을 두 동강 내버리겠다는 느낌이었다. 일본 액션 팀에서는 그런 식으로 가르쳐주는 곳은 없을 거 같다.
배우 입장에서 일본 액션에 익숙해진 부분이 있어서 한국 액션 스타일로 전환하는 게 어려웠다. 그런데 그것 또한 한국 영화에 도전하면서 가장 기대한 부분이라 즐기면서 임했다. 물론 모든 스태프가 도와주긴 덕분에 훌륭한 액션이 완성됐다고 생각한다. '범죄도시 3' 액션은 일본 관객들이 보더라도 놀라울 거라고 본다.
▷ 아무래도 일본도에 대한 이해가 다를 텐데, 일본도 액션 신에서 제안한 게 있었나?
시나리오에서 처음에는 일본도를 끌면서 등장한다는 표현이 있었다. 일본도는 날카로움이 생명이라 날을 세우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하지 않을 거 같다는 의견을 냈다. 그리고 일본도를 사용해서 장지문을 부수는 신이 있는데, 아마 일본에서는 그런 식으로 하지 않을 거다. 그러나 감독님이 그걸 촬영하고 싶어 했고, 나도 리키로서 하고 싶은 장면이기에 그 신에 찬성했다. 액션이라기보다 캐릭터를 상징하는 장면이기에 동의했고, 너무 좋아하는 신이다.
'마블리' 마동석이란 큰 배에 올라탄 아오키 무네타카
▷ 제작자이자 배우인 마동석과 함께한 경험은 어땠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다.
마동석은 위대한 배우이면서 제작자로서의 시선도 확실하다. 액션을 하는 플레이어로서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제작자로서 작품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전체적인 상을 구상하는 부분도 대단하다. 현장에서 더 좋은 것을 찾아내려고 하는 자세는 정말 존경스러웠다. 끊임없이 연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동석이란 큰 배에 올라탄 느낌이었다. 리키 입장에서 마석도와 붙으면서 지옥 같은 경험을 했지만, 아오키라는 배우 입장에서는 정말 행복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촬영이나 프로모션을 통해 실제 만나고 보니 '악인전'처럼 무서운 모습은 없었다. 마 선배님은 겉보기엔 무서워 보이는 외면에서 코미디와 러블리함을 연기할 수 있는 배우다. 이런 배우는 세계 어디에도 없을 거라 생각한다. 한국에서 '마블리'(마동석+러블리)라고 불리는 것도 물론 알고 있다. 일본에서도 마동석 배우의 팬이 굉장히 많다. 많은 스태프를 품어주는 대인배라 생각한다. 스태프들과 친근하게 농담을 주고받는 게 굉장히 유쾌하다고 생각했다.
▷ 촬영하면서 한국 현장과 일본 현장의 차이점을 느낀 게 있을지 궁금하다.
일본도 점차 도입되고 있긴 하지만, 노동 시간 부분이 가장 다른 거 같다. 그리고 밥차 문화가 달랐다. 일본은 보통 도시락으로 나온다. 한국 요리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매운 걸 잘 못 먹는다. 그래서 밥차에서 식사할 때 마치 어린이 정식 같은 '리키 스페셜 메뉴'를 만들어주셨다. 그런 부분을 포함해서 섬세하게 여러 부분을 살펴주신 것도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 '범죄도시' 시리즈의 재미 중 하나는 신스틸러다. 혹시 이전 시리즈에서 인상 깊은 신스틸러가 있었다면 누구였나?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신스틸러는 누구인가?
장이수가 너무 좋다. 그리고 다들 캐릭터가 너무 멋지다. 이번에도 정말 멋진 배우가 많이 나와서 기쁘다. 개인적으로는 쿠니무라 준 선배님의 존재가 굉장히 컸다. 짧지만, 이치조 회장의 위압감을 잘 표현해 주셨다. 그 덕분에 이치조 회장의 명령을 받아 리키가 한국에 왔다는 설정에도 설득력이 생겼다. 작품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신 거 같아서 감사한 마음이다.
▷ 시리즈를 통틀어 본인이 생각하는 제일 나쁜 놈은 누구인가?
주성철. 리키를 포함한 나머지 세 명도 물론 나쁘긴 하지만, 주성철은 정말 최악이라 생각한다. 주성철은 속에 뭔가 흑심 같은 게 가득할 거 같은 면이 강하다 보니 다른 악역에 비해서는 좀 더 나쁜 거 같다.
▷ 함께 작업해 보고 싶은 다른 한국 감독이나 배우가 있나?
한 분의 이름만 대기가 너무 어렵다. 이상용 감독님도 물론 같이하고 싶고, 이번에 같이 한 '범죄도시' 팀은 정말 가족 같은 느낌이라 다시 작업하고 싶다.
▷ 마지막으로 예비 관객들을 위해 '범죄도시 3'만이 가진 매력에 관해 이야기해 달라.
가장 큰 차이점은 내가 참여하게 된 이유이기도 한데, 두 명의 빌런이 등장한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마석도의 매력도 있다. 작품의 세계관이 점차 글로벌로 확장되어 가는 것 역시 매력적이라고 본다. 나도 일본에서 개봉할 때 일본 홍보 활동에 정말 열심히 참여하고 싶다. 한국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 많은 관객이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