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를 품고 있는 아파트를 뜻하는 이른바 '초품아'는 부동산 시장에서 인기 있는 매물로 꼽힌다. 당연히 다른 조건의 매물에 비해 가격도 비싸다.
전남 영광군의 묘량중앙초등학교는 '초품아'라는 아파트 성공 공식을 대입해 학생 수를 늘리는 '기적'을 이룬 사례로 꼽힌다.
묘량중앙초등학교의 비전은 '마을을 품은 학교, 학교를 품은 마을'이다. 학부모를 학교로 들어오게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마을이 교육의 주체가 됐다.
학교만 고민했던 학생 교육 문제를 마을 전체가 함께 생각하고 해결해 나가는 시스템을 만든 것.
이같은 교육 프로그램 덕분에 묘량중앙초 연도별 학생 수는 2010년 23명에서 2016년 63명, 2019년 77명, 2022명 73명으로 세 배 넘게 늘었다.
학교 관계자는 "이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자연스럽게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같은 고민을 해가면서 신뢰 관계가 형성됐다"며 "학생들과 지역사회 탐방 등 마을 연계 교육활동을 통해 지역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대한인구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 수는 지난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 하고 있다.
특히 농촌 지역 학생 수 감소는 비농촌 지역에 비해 훨씬 심각하다. 충북 괴산의 경우, 초중고 학생 수 감소율은 -89.8%를 기록하기도 했다.
2023년 현재 우리나라 소멸 고위험 지역은 51곳이다. 이 중 소멸위험진입 지역은 67곳으로 228개에 달한다. 시군구 절반인 52%(118곳) 소멸 위험 지역이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89개 지역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하고, 매년 1조 지원하는 특별법을 시행중이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22년부터 10년 간 매년 정부출연금 1조원을 재원으로 지원하며 광역자치단체에 25% 기초자치단체 75% 재원을 배분한다.
2022년 전국의 초중고 학생 수는 527만5054명(교육기본통계 실측값)으로 오는 2029년 425만3593명(추계값)으로 19.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29개 지자체 중 33개 지역(서울시 13개 구 포함)은 학생 수가 2029년 까지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학회는 현재 농촌 지역 지자체 인구 감소 대책이 출산율 증가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지적했다.
낮은 출산율을 늘리는 것보다 있는 학생 인구 유지,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적절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관련 정책의 핵심이라는 것.
현재 시도교육청은 학생 수 감소를 변수가 아닌 상수로 두고 있기 때문에 학생 수 감소 대처가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일 CBS가 한국인구학회와 함께 진행한 업무협약식에서 인구학자인 서울대 조영태 인구정책연구센터장은 "저출산 뿐 아니라 지역 인구 감소, 청년 인구 감소, 수도권 인구 집중 현상 등 다양한 인구 문제가 있다"며 "인구 문제는 저출산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언론에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CBS·한국인구학회는 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학교 자연과학관에서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CBS는 이날 업무협약식 이후에도 오는 9월 18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대한민국 인구포럼'을 개최해 경영계 인사들과 인구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해법을 모색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