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삼성과 홈 경기에 앞서 최근 벌어진 음주 사건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김광현과 함께 술자리를 했던 이용찬(NC)과 정철원(두산)도 같은 날 팬들에게 사과했다.
지난달 30일 한 매체는 WBC 대표팀 일부 선수가 대회 기간 음주를 했다고 보도해 파장이 일었다. 일본 도쿄 아카사카에 위치한 한 유흥업소에서 경기 전날 저녁부터 당일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고 전해 큰 충격을 안겼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조사에 착수했고, 각 구단에 사실 확인서와 경위서 제출을 요청했다. 그런데 제출된 경위서에 따르면 선수들은 대회 기간 음주 사실을 인정했지만 경기 전날 유흥 업소를 출입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김광현은 "WBC 대회 기간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인해 사과의 말씀을 전달하고자 미디어 여러분들, 팬 분들 앞에 서게 됐다"면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제 대회 기간 생각 없이 행동했다는 점에 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팀의 베테랑으로 생각이 짧았고 스스로를 컨트롤하지 못한 점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면서 "KBO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결과를 겸허히 받겠다"고 덧붙였다.
당초 김광현은 이날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SSG 김원형 감독은 음주 파문으로 선발 투수를 백승건으로 교체했고, 김광현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탄탄한 전력은 물론 화기애애한 팀 분위기가 일본의 우승 비결로 꼽혔다. 일본은 대회를 앞두고 회식을 하며 선수단 단합을 도모했다. 당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등이 SNS를 통해 오사카에 위치한 한 식당에 모여 회식을 한 대표팀의 모습을 공개했다.
김광현은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3월 8일 일본 도쿄돔에서 마지막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저희는 좋은 성적을 내야 회식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경기 전에 하면 말이 또 나올 수 있다"면서 "우리는 늘 조심스럽다. 눈치보는 게 일상"이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과 달리 김광현은 대회 기간 술판을 벌였고, 이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차라리 일본처럼 당당히 회식을 했다면 충분히 납득이 됐을 터. 경기 전날 술을 마신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와 같은 이중적인 모습으로 이미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KBO는 현재 이들의 음주 날짜 등에 대한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다. 만일 여기에 위증 혐의까지 더해지면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