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6월 기준금리 결정을 둘러싼 전망이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 다시 동결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고용‧물가 지표 발표가 임박한 만큼 금융시장 변동성도 당분간 커질 수 있다.
1일 연준의 6월 기준금리 동결 전망에 갑자기 무게가 실린 이유는 간밤 연준 고위인사들의 입에서 이를 암시하는 발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연준 부의장 지명자인 필립 제퍼슨 이사는 워싱턴DC에서 열린 금융안정 콘퍼런스에서 "다가오는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건너뛰면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추가 정책 결정을 내리기 전에 더 많은 데이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유지한다는 결정이 나오더라도 금리 정점에 도달했다는 의미로 해석돼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FOMC 회의에 앞서 통화정책 관련 논평이 금지되기 직전에 나온 '금리 인상 건너뛰기' 발언은 연준이 이번 달에 기준금리 인상 행보를 잠깐 멈췄다가 추후 다시 이어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월가의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제퍼슨 이사의 메시지에 대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사전에 합의된 내용이자 연준 지도부의 집단적 견해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연준이 공개한 경기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 고용 증가 속도와 물가 상승 속도가 많은 지역에서 둔화됐다는 내용이 담긴 점도 6월 금리 동결 전망 확산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미국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 전망을 집계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1일 기준 6월 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은 62.2%에 달했으며 0.25%포인트 인상 결정 가능성은 37.8%였다. 불과 하루 전엔 동결 33.45%, 인상 66.55%였는데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이 같은 전망 급반전은 최근 한 달 사이 두 번째 있는 일이다. 당초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우세했던 6월 동결 전망은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놓고 위원 간 의견이 갈렸다는 5월 FOMC 회의록 공개 후 급속도로 힘을 잃었다가 이번에 다시 되살아났다.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셈이다. 연준의 금리 결정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15일 새벽 발표된다.
이 때까지 현재 전망이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주요 변수로는 2일 발표되는 미국의 5월 고용지표와 13일 나오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꼽힌다. 시장에선 비농업 부문 고용자수가 약 19만 명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9%를 밑돌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두 지표가 전망치를 웃돌 경우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위험자산 투자 심리도 위축될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동안 주식시장에서는 연준 긴축, 경기 등과 같이 기존의 매크로 변수에 대한 경계 심리가 공존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