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중 日 유흥업소 밤새 술판?' 정신 나간 韓 야구, 팬 사랑 안중에도 없나

KBO는 WBC 기간 음주 파문을 일으킨 선수들에 대한 징계를 논의 중이다. 연합뉴스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명예가 또 다시 실추됐다. 국가 대항전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3회 연속 1라운에서 탈락한 결과도 실망스러운데 대회 기간 주축 선수들이 유흥업소에서 새벽까지 술판을 벌인 사실이 밝혀져 자랑스러운 태극 마크에 먹칠을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3 WBC가 열린 일본에서 대회 기간 국가대표 3명이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는 한 매체의 보도에 대해 해당 선수들로부터 경위서를 제출받았다고 5월 31일 밝혔다. 이날 KBO 허구연 총재와 류대환 사무총장을 비롯해 관련 부서 담당자 등이 음주 파문에 대해 논의했다.

KBO에 따르면 3명 선수는 대회 기간 경기가 있는 전날 밤에는 스낵바에 출입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오사카에서 도쿄로 이동한 7일과 휴식일 전날인 10일 해당 업소에 출입한 사실을 인정했다.

한 매체는 대표 선수들이 일본 도쿄 아카사카에 위치한 한 고급 룸살롱에 드나들었다고 폭로했다. 대회 첫 경기인 3월 9일 호주전 전날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또 10일 일본전을 마친 뒤에도 해당 룸살롱에서 다음날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고 전했다. 매체에 보도된 선수들은 모두 투수들이다.

올해 WBC는 한국 야구에 매우 중요한 대회였다. 2006년 4강 신화를 이룬 한국은 2009년 준우승까지 달성하며 야구 강국으로 입지를 다졌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9전 전승 금메달 신화까지 썼다. 그러나 2013년, 2017년 WBC에서 한국은 1라운드 탈락하며 자존심을 구겼고,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는 노 메달에 머무는 참사까지 겪었다.

이런 가운데 WBC는 한국 야구의 명예를 회복할 절호의 기회였다. KBO 허 총재도 한국 대표팀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최강의 전력을 꾸리고 미국 전지 훈련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도 "최소한 미국에는 가고 싶다"며 4강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내세웠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한 수 아래로 여기던 호주에 덜미를 잡히며 사실상 2라운드 진출이 무산됐고, 숙적 일본에는 간신히 콜드 게임 패배를 면할 지경이었다. 4강은커녕 1라운드도 통과하지 못한 참담한 경기력이었다. 연봉 수십억 원을 받는 선수들이 돈값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 3월 WBC 1라운드 탈락한 대표팀(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특히 한국 야구 대표팀은 경기 이외의 논란에도 시달렸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당시 금메달을 따냈지만 병역 면탈 논란이 일었다. 군 입대를 미룬 일부 선수들을 발탁해 병역 혜택을 줬다는 논란에 선동열 당시 대표팀 감독이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도쿄올림픽 당시에는 일부 선수의 불성실한 태도 논란이 일어 질타를 받았다. 프로 선수들이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어기고 술을 마신 사건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대회 기간 주축 선수들이 유흥업소에서 밤새 술판을 벌인 일까지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성적이 좋았어도 곱지 않은 시선을 피하기 어려웠을 터인데 하물며 1라운드에서 탈락할 위기였던 상황임에랴. 일본 언론도 이 문제를 주목하며 다른 선수들의 음주 가능성을 제기한 상황이다.

특히 한국은 투수진의 부진이 뼈아픈 탈락으로 이어졌다. 호주와 접전 중 불펜이 무너졌고, 일본과 경기에서는 박세웅(롯데)만이 제 역할을 하며 겨우 콜드 게임을 면했다. 그런데 주축 투수들이 밤새 술판을 벌였으니 상대 타자들에 두들겨 맞는 것이 당연했다.

KBO는 선수들은 대표 소집 기간 국가대표로서 명예와 품위를 지켜야 한다고 KBO 규약 국가대표 운영 의무 규정을 두고 있다. KBO 관계자는 "경위서를 면밀히 검토해, 국가대표 운영 규정에 어긋남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해 후속 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국제 대회 참사에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흥행을 잇고 있다.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서 부진해도 여전한 애정을 보여주는 팬들이 있었다. 그러나 세계 최고 수준의 팬들의 성원에 선수들은 인성이나 실력이 한참 못 미치는 한국 야구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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