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1500억 대출의향서' 관련 우리은행 전 부행장 조사(종합)

박영수 전 특검 로비 의혹 관련 참고인 소환
대장동 PF대출 의향서 제출 경위 파악 차원
박 전 특검, 부행장 통해 대출 영향 의혹
김 전 부행장 "박영수 모르는 사람" 주장
朴 변협회장 선거 도운 정황 포착 알려져
당시 캠프 일원이던 남욱 변호사도 소환

연합뉴스

검찰이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1500억원 상당의 여신의향서 발급에 관여한 것으로 지목된 우리은행 전직 부행장을 31일 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김종원 전 우리신용정보 대표이사(전 우리은행 부행장)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박 전 특검이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우리은행의 여신 관련 업무를 담당한 부동산금융사업본부장(부행장)을 지낸 인물이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

검찰은 우리은행이 대장동 사업 초기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주도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1500억원의 여신의향서를 발급한 경위와 그 과정에 박 전 특검의 영향력이 있었는지 등을 캐묻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애초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지분 참여 투자를 검토했지만 내부 반대 등을 이유로 2015년 3월 취소했다.

하지만 이후 화천대유가 대장동 사업 자금을 조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참여하겠다는 1500억원의 여신의향서를 제출했다. 성남의뜰 컨소시엄은 추후 대장동 사업자 공모 과정에서 우리은행 등 국내 대형 시중은행의 PF대출 참여를 강조해 '자금 조달' 항목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검찰은 김씨가 친분이 있던 박 전 특검의 요청을 받아 우리은행이 1500억원의 여신의향서를 발급하도록 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씨가 2014년 박 전 특검의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 출마 개소식에 참석하는 등 두 사람의 친분도 두터운 정황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씨는 이날 검찰청 조사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을 만나 "제가 여신의향서를 끊어줄 직위에 있지도 않고 박영수는 제가 아는 분이 아니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또 "박 전 특검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도 간 적이 없다"고 했다.

남욱 변호사. 류영주 기자

검찰은 이날 대장동 일당 중 한 사람인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도 소환했다. 남 변호사는 박 전 특검의 변협회장 캠프에서 선거운동을 도왔다. 우리은행 부행장 출신인 김씨가 박 전 특검과의 친분을 부인하더라도 당시 상황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남 변호사가 두 사람의 친분을 뒷받침할 다른 정황을 진술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조만간 박 전 특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이던 2014년 말부터 2015년 초까지 대장동 컨소시엄 구성을 돕고 PF대출을 청탁해주는 등 대가로 대장도 업자로부터 200억원을 받기로 약정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다른 대장동 개발 의혹 관련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날 천화동인 6호 명의상 대표 조현성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조 변호사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인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 대신 명의상 대표로 이름을 올려 대장동 개발 이익 282억원을 차명으로 숨겼다는 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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