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로 끝난 北 7차 우주발사체…軍, 인양 수거 중(종합)

北 "2단 로켓 엔진 이상으로 서해 추락"…합참도 "비정상적 비행 후 낙하"
軍, 어청도 200km 서쪽 해상서 페어링 추정 물체 인양
2012년 '은하 3호' 발사 실패 때는 8개월 뒤 재발사

'북 주장 우주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 합동참모본부 제공

북한이 대대적으로 공언했던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 계획이 불발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1일 '군사정찰위성 발사시 사고 발생'이란 제목의 보도를 통해 이른바 '우주 발사체' 발사 실패 사실을 시인했다. 
 
통신은 "국가우주개발국은 주체112(2023)년 5월 31일 6시 27분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예정되였던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천리마-1형은 정상 비행하던중 1계단 분리 후 2계단 발동기의 시동 비정상으로 하여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조선 서해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천리마-1형에 도입된 신형 발동기체계의 믿음성과 안정성이 떨어지고 사용된 연료의 특성이 불안정한데 사고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 해당 과학자, 기술자, 전문가들이 구체적인 원인 해명에 착수한다"는 국가우주개발국의 설명을 덧붙였다. 
 
통신은 또 발사 과정에서 발견된 문제점들을 보완한 뒤 "여러가지 부분 시험들을 거쳐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 군도 북한 발표에 앞서 북한의 이른바 '우주 발사체'가 비정상적 비행 후 낙하한 사실을 포착했다. 
 
인양되는 '북 우주발사체' 추정 물체. 합동참모본부 제공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 6시 29분경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된 '북 주장 우주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 발사체는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해 어청도 서방 200여 km 해상에 비정상적 비행으로 낙하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의 우주 발사체 잔해가 서해상으로 추락한 직후 인양 작업에 나서 일부 부품을 수거했다. 
 
이날 오전 8시 5분쯤 어청도 서쪽 해상에서 인양한 북한 우주 발사체 잔해는 페어링(덥개)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양 작업은 우리 군 단독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발사체가 추락한 지점의 해상은 수심 약 70m로 비교적 얕고 기상여건도 양호해 인양 작업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위성 발사체 발사는 1998년 8월을 시작으로 2006년 7월, 2009년 4월, 2012년 4월과 12월, 2016년 2월 등 지금까지 모두 7차례 이뤄졌다. 
 
북한은 이번 실패에도 불구하고 "가급적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발사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2012년 4월 '은하 3호' 발사 실패 후 8개월 뒤 2차 발사에 나선 사례를 언급하며 "충분히 시간을 갖고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위성보다는 2단 분리 추진체의 문제라고 밝힘으로써 조만간 재발사가 예상된다"면서도 "재발사시 재실패는 정권적 부담이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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