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하반기 이후 대구 부동산 시장이 극심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자칫 금융부문 리스크로 번질 우려가 있다는 통화당국의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30일 발표한 '대구지역 주택시장 부진에 따른 리스크 점검 및 향후 전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보면 2021년 11월부터 올해 4월 사이 대구지역 주택매매 가격은 14.2% 하락했다.
이는 전국 평균 하락률인 7.5%와 지방광역시 평균인 9.7%를 큰 폭으로 웃돈다.
대구지역 미분양 물량은 지난 3월 말 기준 1만 3199호로 전국 광역시도 중 가장 많다.
주택 매수심리도 저조한데 4월 현재 대구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72.8%로 주요 광역시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구 부동산 경기가 총체적인 부진에 빠진 셈이다.
이렇다보니 지역 건설사들의 유동비율과 부채비율, 영업이익률 등이 2021년 중반 이후 뚜렷이 악화하는 추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건설 원자재값이 계속 상승하고 미청구공사와 공사미수금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건설업체들의 재무지표는 향후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는게 한은 대구경북본부의 진단이다.
문제는 이같은 건설사의 부실이 실물경기에 타격을 주는 동시에 금융부문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주택담보대대출 연체율이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하거나 낮은 지역 은행권의 경우 잠재 리스크가 단시일 내 현재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다만 비은행 금융기관은 대출 부실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지역 새마을금고 연체율(102개 평균)은 2021년 12월 말 1.15%에서 2022년 12월 말 2.92%로 껑충 뛰었다.
특히 공사가 중단된 대구 모 오피스텔 집단 대출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12개 새마을금고의 평균 연체율은 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이하여신비율(102개 평균) 역시 1년 사이 1.53%에서 2.46%로 올랐다.
대구소재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관련 대출의 자산건전성 또한 전체 대출의 건전성보다 크게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대구 주택가격 하락 폭과 미분양 물량이 타 지역보다 크고 주택시장 하락세도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금융기관 자산 건전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