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야" 다급한 외침에 휴무 중 소화기 든 소방관

양양소방서 소속 오진성 소방사, 주민들과 화재 진화

주택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로 생긴 그을음 자국. 오른쪽은 양양소방서 소속 오진성(33) 소방사. 춘천소방서 제공

"지인 집 옥상에 올라가 있는데 누가 불이 났다고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검은 연기가 올라오는 모습에 그저 '꺼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강원 춘천시 주택가에서 발생한 화재를 우연히 목격한 소방관이 신속히 초기 진압에 나서 약 20분 만에 불을 껐다.

28일 춘천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정오께 춘천시 송암동 한 단독주택 창고에서 불이 났다.

때마침 비번 날 춘천을 방문한 강원 양양소방서 소속 오진성(33) 소방사는 불이 난 지점 인근 지인의 집에서 주민들의 다급한 외침을 들었다.

옥상에서 빠르게 주위를 살피던 그는 창고 위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옥외소화전 등 불길을 제압할 수 있는 장비 등을 재빠르게 살폈지만, 현장에는 당장 쓸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었다.

오 소방서는 인근 경로당에서 황급히 소화기 한 개를 가져왔고, 오 소방사가 소화기를 분사하는 사이 마을 주민들은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했다.

일부 주민들도 오 소방사에게 소화기 2개와 호스 등을 건네며, 춘천소방서 소방관들이 도착할 때까지 초기 진화를 도왔다.

다행히 불길은 잦아들었고 화재 발생 약 20분 만인 낮 12시 16분께 불은 완전히 꺼졌다.

화재로 창고에 있던 집기류 등이 소실됐지만,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오 소방사의 행동을 목격한 주민은 "우린 무서워서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는데 오 소방사는 소화기를 들고 가까이서 불을 껐다"며 그의 용기를 칭찬했다.

오 소방사는 "주위에 있던 주민들이 물도 끌어다 주고 소화기도 제공해줘 진화가 수월했다"며 "불을 빨리 끌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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