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최일남은 이달 26일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서 치료 받다가 이날 0시 57분께 사망했다.
1932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전주사범학교를 거쳐 서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53년 '문예'지에 단편소설 '쑥 이야기'를 시작으로 1956년 '현대문학'지에 '파양'(爬痒)이 최종 추천되면서 문단에 등단했다.
1962년 경향신문 기자로 입사한 이후에는 작품 활동이 뜸하다가 1970년대 들어서 다시 왕성하게 소설을 집필했다.
단편집으로는 1975년 출간한 '서울 사람들'을 비롯해 '홰치는 소리'(1981), '거룩한 응달'(1982), '그리고 흔들리는 배'(1984), '하얀 손'(1994), '아주 느린 시간'(2000) 등이 있다.
장편으로는 '거룩한 응달'(1982), '하얀손'(1994), '덧없어라 그 들녘'(1996), '국화밑에서'(2017) 등이 있고, '말의 뜻 사람의 뜻'(1988), '정직한 사람에 꽃다발은 없어도'(1993), '어느 날 문득 손을 바라본다'(2006) 등 에세이집도 출간했다. 언론인으로서 집필한 대담집과 사회평론집도 있다.
최일남은 객지 도시 생활의 애환과 산업화의 그늘을 개성적인 문체로 그려냈고, 당대 정치권력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의식을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인정 받아 생전에 월탄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이상문학상, 인촌문화상, 한무숙문학상, 김동리문학상 등을, 2001년에는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언론인으로서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고인은 민국일보, 경향신문을 거쳐 동아일보에서 기자로 재직했지만 1980년 신군부의 언론탄압으로 동아일보 편집부국장과 문화부장을 겸하던 중 해직 당했다.
이후 해직언론인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1984년 동아일보 논설위원으로 복직해 1988~1991년에는 한겨레신문 논설고문을 지냈다. 1995년에는 장지연 언론상을 받았고, 1997년에는 해직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언론계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은 연작장편소설 '만년필과 파피루스'를 발표했다.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3호실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30일 오전 9시에 엄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