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다툼 끝에 동거녀에게 상해를 입힌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제1형사부(김형진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58)씨와 검찰이 낸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 5개월여 동거하던 B(42)씨가 A씨의 전 동거녀로부터 욕설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받고 화를 내며 "집을 나가라"며 소리치자 실랑이 도중 바닥에 떨어져 깨진 병 조각으로 B씨를 찔러 중상을 입힌 혐의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영월지원은 "피해자가 입은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나 피고인은 당시 술에 취해 있어 피해자를 찌른 것이 기억나지 않고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변명하고 있다. 다만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오른손 손가락 3개가 절단돼 살해에 이를 정도의 행위를 할 수 없는 점, 범행 이후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한 점, 범행 당시 만취해 알코올 의존 증후군 증상으로 인한 심신장애' 등을 주장하며 사실오인과 법리오해, 양형부당으로 항소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날카로운 소주병을 이용해 찔릴 경우 다량의 출혈이 발생해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부위인 목을 찔러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예상했다고 봄이 상당하다. 육체 노동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피고인이 오른손 손가락 일부가 절단됐다는 사정만으로 살해의 고의를 부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피고인이 범행 이후 피해자에 대한 구호 조치를 했을 뿐 아니라 지인에게 연락해 도와달라고 한 사실을 볼 때 음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었거나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항소심에서 원심과 양형 판단을 달리할 정도로 의미 있는 새로운 정상이나 사정변경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