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의 '착륙합니다' 말이 있자마자 갑자기 문이 열리면서 바람이…."
26일 '제주발 대구행 비행기 개문비행 사건' 당시 상황에 대해 제주도체육회 관계자가 설명한 말이다. 비행기에는 오는 27일 울산에서 열리는 소년체전에 참가할 제주 선수단이 타고 있었다.
도체육회 관계자는 "'착륙합니다' 안내방송이 나오자마자 어떤 사람이 갑자기 출입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면서 바람이 거세게 들어왔고, 귀의 고막이 터질 것처럼 막 울렸다"고 설명했다.
"선수단은 문 열린 곳 인근에 있었다. 바람에 몸이 뒤로 밀리면서 의자를 간신히 잡고 버텼다. 선수단 일부가 과호흡 등의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고 현재 안정을 찾고 있다"고 했다.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앞서 이날 오전 11시 49분쯤 제주국제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이 대구공항 착륙을 앞둔 낮 12시 45분쯤 250m 상공에서 갑자기 출입문이 열렸다.
착륙 안내 방송이 나오고 2~3분가량 지난 순간이었다. 제주에 사는 탑승객 A(33)씨가 비행기 왼쪽 3번째 출입구 쪽으로 다가가 갑자기 문을 열고 닫을 때 사용하는 레버를 돌려 문을 열었다.
A씨는 뛰어내리려 했지만, 승객과 승무원이 힘을 합쳐 그를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출입구가 열리면서 객실 안으로 바람이 세차게 불어 들어와 승객이 착륙 전까지 공포에 떨었다.
비행기에는 194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 중 65명은 울산 소년체전에 참가하는 제주 선수단이다. 선수단 중 육상선수 8명과 지도자 1명 등 9명이 호흡곤란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항공기 착륙 직후 A씨를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씨는 제주공항에서 혼자 탑승했고, 검거 당시 술을 마시지는 않은 상태였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