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용병 집단 와그너그룹의 대표인 예프게니 프리고진이 앞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면 내부 갈등으로 1917년 러시아 혁명과 같은 결말을 맞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들은 24일 프리고진이 친러 성향 블로거이자 정치평론가인 콘스탄틴 돌고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러시아를 잃을 수 있는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과 바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여 왔다.
전투 끝에 우크라이나군이 밀려나고 사실상 러시아가 점령에 성공한 것으로 관측되지만 수십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러시아 측 피해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고진은 "우리는 새로운 동원령을 발표하고 탄약 생산을 늘리기 위해 일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을 투입해야 한다"며 "러시아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몇 년 동안 북한처럼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특히 러시아 대중들이 부호와 권력층의 사치에 분노한다면서 그들의 집이 "쇠스랑"을 든 사람들 공격을 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엘리트층 자녀들은 기껏해야 허리띠를 졸라 맨다. 일부는 공공연하게 무신경하게 지낸다. 이런 무신경 때문에 군인들이 먼저 봉기하고 그들의 가족들이 봉기한 1917년처럼 혁명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프리고진은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으로써 오히려 우크라이나 비무장화에 실패했다면서 전쟁이 역효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우크라이나 군대를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 중 하나로 만들었다"며 "비유적으로 말하면 '특별군사작전' 초기에 (우크라이나군이) 전차 500대를 보유했다면 지금은 5000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은 이처럼 신랄하게 비난하면서도 조국에 대한 사랑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은 변함없다고 했다.
그는 교도소에서 동원한 약 5만 명의 수형자 가운데 20%에 해당하는 약 1만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계약한 전투원 1만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도 1만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바흐무트 주변 고지대를 중심으로 러시아군 병력을 반원 형태로 에워싸는 대형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상황이 바뀌면 다시 도시 중심부로 진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