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제보 군인(익명)
남성 병사들이 여성 장교들의 사진과 신상을 쭉 적어놓고 그 밑으로 입에 담지 못할 성적 댓글을 쭉 달아놨습니다. 한 공군 부대의 당직 일지에 적힌 건데요. 이 당직일지를 발견한 부대원이 자세히 들여다보다 보니까 거기에 계집파일 업데이트 완료 이런 내용이 등장하는 겁니다. 계집애 할 때, 그 계집파일 이게 도대체 뭐지? 하고 보니까 그 계집파일은 삭제가 돼 있었다고 합니다. 그 안에는 또 어떤 끔찍한 내용이 들어있었을까. 2021년부터 9개월간 이 부대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이 당직파일 더미를 처음 발견하고 언론에 제보한 제보자와 저희가 어렵게 연락이 닿았습니다. 병사 A씨, 지금부터 익명으로 연결을 해보죠. A씨 나와 계십니까?
◆ 제보 군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지금도 그 부대에 근무하시는 일반 병사신 거죠?
◆ 제보 군인>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정말 이렇게 큰 용기를 내서 제보하고 또 인터뷰까지 응해 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 제보 군인>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처음에 이 파일들은 어떻게 발견하게 되신 거예요?
◆ 제보 군인> 제가 당직 때 근무를 서게 되면서 당직 때 병사들만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가 있었는데 그 컴퓨터 안에 그 당직 때 신송 노트라고 하는 파일이 다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그게 인수인계하는 노트 같은 거잖아요.
◆ 제보 군인>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오전 근무자가 근무하고 나가면서 특이사항 적어놓으면 또 오후 근무자가 거기에 이어서 적고 또 그다음 사람이 보고 이런 인수인계 노트, 신송 노트.
◆ 제보 군인> 네, 맞습니다. 그 파일이 원래는 매 연도마다 삭제되는 것 없이 전부 다 보존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 왜인지 모르게 21년도 11월부터 해서 해당 기간 동안의 신송노트가 존재하지 않기에 왜 이게 여기에 없지, 이 자리에 당연히 있어야 되는 파일인데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가 저와 친한 한 선임 병사분께서 예전 당직 때 병사들은 신송노트에 이런 내용을 적었었다라고 저한테 그 비어 있는 기간의 파일을 보여주셨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제가 그 파일을 처음으로 봤습니다.
◇ 김현정> 2021년부터 2021년 11월부터 9개월간의 파일이 비어 있어서 이상하다 했더니 어떤 선임이 그때 그 파일은 저쪽에 따로 있더라 하면서 보여주신 거예요.
◆ 제보 군인> 예, 맞습니다.
◇ 김현정> 지금 쭉 보면 계집파일 업데이트 완료, 완료, 이렇게 써 있는데 지금 보여드리고 있는 저 신송노트가 그냥 계집파일인 건가요?
◆ 제보 군인> 그건 아닙니다. 정확히는 계집파일이라는 파일은 이 신송노트에서 계속 언급은 되고 있는데 이미 삭제된 상태여서 확인할 수 없었고 신송노트도 원래는 공식적인 저장되어 있는 곳에 없었지 않습니까? 신송노트도 사실은 삭제되어 있었던 건데 그러니까 아마도 제가 생각하기로는 이런 내용을 적었던 주모자, 가해자 병사들이 전역을 하기 전에 혹시라도 이런 내용이 문제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전부 삭제하고 나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인지 모르게 제목이 이상하게 바뀐 채로 컴퓨터 어딘가에 던져져 있던 파일을 저와 친한 병사 분께서 이렇게 우연히 발견하게 되셨던 것 같고 그래서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럼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이거는 사실은 인수인계 신송노트 속에 담겨져 있는 건데 이것들을 쭉 봤을 때 그들 사이에 계집파일이라는 것이 존재했구나라는 걸 유추할 수 있는 거군요.
◆ 제보 군인> 네, 맞습니다. 그리고 지금 남아 있는 선임 병사 중에는 그 계집파일, 삭제되기 전에 계집파일을 실제로 본 분도 계시고요.
◆ 제보 군인> 예,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이 말씀하시기로는 그 계집파일은 삭제됐고 신송노트라고 하셨는데 인수인계 노트에도 정말 차마 제가 방송으로 말씀을 드릴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성희롱성 내용들이 잔뜩 들어 있는데요.
◆ 제보 군인>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계집파일 업데이트 완료, 완료' 이렇게 써 있는 걸로 봐서 이 사람들끼리 공유하는 계집파일에 어떤 내용들이 새로 올라왔다는 거를 신송노트에 적은 것 같아요. 읽어보고는 얼마나 놀라셨어요?
◆ 제보 군인> 처음에 이 내용을 선임 분께서 보여주셨을 때는 이런 내용까지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을 못했었는데 막상 보여준 내용이 제가 상상하지 못했던 어떤 영역에 있어서 이거는 단지 예전 병사들 사이에 이런 일이 있었다 하고 넘어갈 게 아니라 정말로 법적인 처벌이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이거는 단지 병사들끼리 예전 선임들이 이랬다저랬다 할 게 아니라 제대로 보고를 하고 피해자에게 알려서 어떻게 해결해야 될 일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이 신송노트, 인수인계 노트 속에서 사진이 올라오고 이런 성희롱성 댓글의 대상이 된 여군은 몇 명이나 됩니까? 발견하신 것만.
◆ 제보 군인> 적어도 신송노트에서 언급되고 있었던 사진이 분명하게 신상이 분명하게 남아 있었던 분들이 지금 제 기억에 한 여덟 분 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여덟 분 정도. 그런데 지금 삭제된 계집파일에는 이거보다 훨씬 더 많은 내용, 훨씬 더 많은 피해자들이 있겠군요.
◆ 제보 군인> 그럴 것으로 생각됩니다.
◇ 김현정> 직접 삭제되기 전에 보셨다는 그 선임은 뭐라고 그 내용에 대해서 증언을 하세요?
◆ 제보 군인> 이제 신송노트에 있었던 내용이 일종의 카카오톡 단톡방처럼 쓰여져 있었다면 계집파일은 꼭 앨범처럼 여 간부님들 사진이 있고 또 어떤 여자 연예인들의 어떤 몸과 여 간부님 얼굴을 합성해 놓은 그런 사진이 있고 여 간부님 사진 위에 이렇게 그림판으로 낙서를 해놓은 그런 사진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 여 간부, 같이 지내는 여 장교의 얼굴하고 나체 누드 사진 이런 거 합성이 된 것도 있었다 그런 말씀이세요?
◆ 제보 군인> 그런 어떤 정말로 포르노에 가까운 내용이 있었는지도 여쭤봤는데 어떤 그런 어떤 리벤지 포르노에 가까운 그 정도의 내용은 아니었다고 제가 들었고 어떤 여자 연예인, 여자 아이돌 이런 분들의 사진과 합성해 놓은 건데.
◇ 김현정> 짧은 치마 입고 좀 노출이 심한 무대 의상 이런 몸하고 합성한 거군요.
◆ 제보 군인> 그렇습니다. 물론 신송노트 내용을 보면 아가씨라거나 이런 것에 비유를 했으니까 어떤 지저분한 의도가 있었다는 것은 분명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니, 이 사진을 퍼오고 옆에 신상까지 퍼오는 건 이건 어디서 가져온 걸까요? 마치 공식 문서처럼 돼 있는데.
◆ 제보 군인> 이제 공군 인트라넷망 안에 보면 간부님들의 성함 이런 것들을 검색해서 신상을 모두 볼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다양한 정보들이 원래 들어 있었는데 현재는 사진은 볼 수 없는 상태입니다.
◇ 김현정> 거기서 퍼온 건가요?
◆ 제보 군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보시고 나서 너무나 놀랐습니다. 이걸 이대로 덮을 일이 아니다 싶어서 상부에 바로 보고를 하신 건가요?
◆ 제보 군인> 맞습니다.
◇ 김현정> 이 신고를 받은 보고를 받은 상부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 제보 군인> 처음에는 그건 내가 듣기에도 심각한 내용 같으니까 한번 메일로 보내봐라라고 말씀해 주셔서 그렇게 한 다음에 다음 날 다시 뵙게 됐는데 내용을 보니까 내용이 심각하다는 것에는 나도 공감하지만 일단 이미 여기 주된 가해자로 보이는 사람이 이미 전역한 병사이기 때문에 내부에서 징계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그리고 네가 예를 들면 혼자서 임의 판단을 해서 피해자로 보이는 사람에게 메일을 보낸다든지 이런 사실이 있었다는 걸 알린다든지 이런 일은 없도록 해라. 우리와 다 얘기를 해서 진행하도록 해라라는 말씀을 하셨고 피해자로서도 자기가 몰랐던 내용을 알게 되는 게 충격을 받고 그럴 테니까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라고 말씀을 하셨었습니다.
◇ 김현정> 이런 피해 사실이 있다는 걸 알리는 것만으로도 2차 가해가 될 수 있으니 일단 알리지 말아라. 그러면 절차에 따라서 충격을 받지 않게 알리겠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계셨겠네요.
◆ 제보 군인> 저는 그걸 원하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개별적으로 알리는 일은 자제해야겠구나 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조사가 어떤 절차가 전혀 진행되지 않았습니까?
◆ 제보 군인> 한 달 반 정도 지나서 다시 뵙게 됐는데 그때 말씀을 해 주셔서 제가 들은 내용이 처음이랑 거의 똑같았습니다. 더 추가된 내용은 이미 신송노트에 있는 내용만으로는, 물론 여기에 신송노트에 있는 그 내용을 적은 사람의 계급과 이름을 원래 같이 적도록 되어 있습니다. 모든 내용이. 그래서 마치 카카오톡이 그렇듯이 누가 적었는지를 특정할 수가 있게 되어 있는데 그때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어떤 대충 적은 면이 있어서 이름이 안 남아 있는 사람도 있고 아니면 마치 닉네임처럼 축약되어 있는 사람도 있고 그런 상태인데 이 내용을 적은 사람이 이 사람이라고 하는 거를 특정할 만한 법적인 증거는 되어주지 못한다.
◇ 김현정> 그런 식으로 말을 했어요.
◆ 제보 군인> 그래서 그렇기 때문에 이 내용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 김현정> 신고한 지 한 달 반이 지났는데 가해자에게는 아무 조치 취할 수 없다. 피해자에게 알리지 말아라.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 이게 지금 무슨 말인가 저는 잘 이해가 안 가요. 피해자들이 피해당한 사실을 알 권리가 있고 가해자들에 대해서 가해자들이 전역을 했으면 그럼 외부에 알려서라도 이거에 대한 조사, 수사가 진행이 돼야 될 텐데 가해자는 몇 명으로 특정이 됩니까? 대략.
◆ 제보 군인> 의심할 수 있는 사람은 총 병사 6명에 2명을 더 추가해서 최대 8명 안에서 어떤 그렇게 댓글을 달듯이 대화가 이루어졌을 텐데 확실한 주동자는 한 명입니다.
◇ 김현정> 다 제대한 겁니까? 전부.
◆ 제보 군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한 달 반의 시간이 흘렀는데도 아무 진척이 없는 것 같고 이대로 묻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에 용기를 내서 세상에 제보를 하신 건데요. 이 내용이 공개가 된 후에 세상에 알려진 후에 그럼 지금 군 내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제보 군인> 약간 혼란스러운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혼란스러워요. 혹시 우리 제보자에게 왜 그랬냐 질책을 한다든지 이런 게 있을까 좀 염려가 되네요.
◆ 제보 군인> 그런 일은 현재까지는 없습니다.
◇ 김현정> 다행입니다.
◆ 제보 군인> 오히려 더 조심하시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럼 세상에 이게 지금 알려진 게 며칠 안 되긴 했습니다만 조사가 내부에서 좀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 제보 군인> 그렇습니다. 공군에서 법무실에서 조사가 시작돼서 그 뒤로는 저도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말씀을 드렸고 그래서 조사가 지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피해자들도 이제는 이 피해 사실을 아셨겠네요.
◆ 제보 군인> 그렇다고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분들이 정말 얼마나 충격이 클까 싶은데 반응을 좀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 제보 군인> 저는 그건 듣지 못했습니다.
◇ 김현정> 결국 이게 조사가 두 축으로 이루어져야 될 텐데 하나는 이 파일을 작성한 전역한 병사들 그 사람들에 대한 이젠 사회생활을 하고 있을 테니까 경찰의 조사가 있어야 될 거고 또 보고를 받고도 누락한 간부들이 있다면 그 조사가 한 축이 될 텐데요. 어떻게 이 사건이 처리되기를 바라십니까?
◆ 제보 군인> 이 사건을 언론에 제보할 생각을 했을 때부터 가지고 있던 생각이지만 제가 이렇게 행동하는 게 과연 피해자분들한테 정말로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을 사실 했었습니다. 피해자 분들 입장에서는 갑자기 너무 큰일에 휘말려버린 그런 기분을 느끼실 수도 있지 않습니까? 저는 물론 진짜 가해자들이 꼭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고 만약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꼭 피해자분들이 앞으로 심적인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셨으면 좋겠다. 그런 바람을 꼭 갖고 있고 간부님들에 대하여 저는 복잡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사실 언론에 전달될 수 있는 내용보다 실제로 일어난 일은 더 크고 복잡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도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있다면 간부님들이 사악한 사람이어서 그랬던 게 아니라 아직 이런 군대 문화가 폭력을 덜어내는 데 있어서 익숙하다. 그리고 그런 군대 문화를 사실 간부님들도 똑같이 무서워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드러나는 것이 두려운 게 아닌가라는 생각까지도 드신다는 말씀. 저는 이야기 들으면서 이 파일이 사라져 있는 것을 지금 인터뷰하고 계시는 A 병사가 정말 처음 알았던 걸까 그게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사실에 대해 혹시 그 윗선이 진즉에 알고 있었으면서도 쉬쉬했던 건 아닌가, 이 부분에 대한 조사도 필요해 보이고요. 그리고 가담자 중에 남아 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더더욱 철저한 조사, 이번 기회에 뿌리 뽑을 수 있는 이런 조사가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제보 군인> 제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었는데 아직 폭력을 덜어내는 데 있어서 준비되지 않은 군대 문화를 두려워하는 심정이 있어서 사실 이 보고를 받았을 때까지는 병사들이 한 일이 간부님들 잘못이 아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제보 군인> 전혀. 그런데도 불구하고 혹시 위에다 보고하고 했을 때 나한테도 불똥이 튈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이런 마음 때문에 이게 누차 보호가 늦어지고 이랬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걸 정말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몇 명의 사람들이 사악했기 때문이다라고 정리되는 게 아니라 사회의 어떤 모습, 군대의 문화 이런 것들이 결국 바뀌어야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정말 용기 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아무쪼록 이 제보를 한 병사에게 어떤 불이익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거 여러분이 함께 지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귀한 인터뷰 대단히 고맙습니다.
◆ 제보 군인>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공군 모 부대에 근무하면서 이른바 계집파일과 당직 인수인계 노트의 성희롱을 폭로한 분입니다. 병사 A씨 직접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