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표는 24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과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팀의 4 대 1 승리를 이끌며 시즌 3승(2패)째를 수확했다.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 18일 LG전에서는 8실점을 하고 무너졌지만 다음 경기에서 곧바로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경기 후 고영표는 "그날은 컨디션이 안 좋았다. 그래서 빨리 잊어버리려고 했다"면서 "좋은 기억을 되살리면서 피칭을 해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올 시즌 고영표에겐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지난달 18일 NC전 이후 5경기 만의 승리다. 하지만 고영표는 승리보다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올 시즌 퀄리티 스타트를 6차례 달성한 고영표는 "팀이 힘든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승리를 거두면 개인적으로 기록이 남겠지만 일단 선발 투수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키움전 승리는 2021년 4월 18일 이후 2년여 만이다. 키움에 약한 모습을 보였던 고영표는 "키움을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해왔다. 개인적으로 안 좋을 때 항상 만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성은 매년 바뀌기 마련이라 생각하며 내 스타일대로 공을 던졌다"고 전했다.
상대 에이스 안우진과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것에 대해서는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훌륭한 투수와 맞붙어 부담이 있었다"면서도 "최대한 많은 이닝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임했다"고 전했다. 이어 "키움전 승리가 오랜만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안우진을 상대로 승리를 거둬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 고영표는 kt 선발진의 기둥 역할을 맡고 있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소형준은 일찌감치 시즌 아웃됐고, 외국인 투수들도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영표 홀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하지만 고영표는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 듯했다. 그는 "선발 투수들이 모두 잘하면 서로 힘이 되고 좋지만, 다른 선수가 이닝을 많이 못 막는다고 해서 내가 힘들 일은 없다"면서 "내 스타일대로 효율적인 피칭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크게 의식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kt는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이날 승리로 9위 한화를 1경기 차로 바짝 추격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최하위 탈출에 시동을 건 고영표의 활약에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에이스다운 피칭을 했다"고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