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구 10명당 1명꼴로 '현대판 노예'의 삶을 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현대판 노예란 위협이나 폭력, 강압, 속임수 등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착취 상황을 거부하지 못하는 상태를 뜻한다. 강제 노동과 강제 결혼, 성매매 강요, 아동 인신매매 등이 포함된다.
AFP 등 외신들은 24일 호주 인권단체 워크프리재단(WFF)이 '2023 세계노예지수'(Global Slavery Index)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현대판 노예'는 269만 6000명으로 인구 1000명당 104.6명으로 분석됐다. 이는 조사 대상 160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이 단체는 2021년 기준으로 각국을 평가해 올해 보고서를 내놓았다. 직전 조사는 2016년 기준으로 이뤄져 2018년 보고서에 담겼다.
올해 조사대상 160개 국가의 현대판 노예는 4천960만명으로 추산됐다. 이는 5년 만에 1천만명 가량 늘어난 것이다. 4명중 1명은 아동이고 54%가 여성이다. 무력 충돌 증가와 광범위한 환경 악화,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2018년에도 노예지수가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은 에리트레아로 인구 1천명당 90.3명이었고, 그 뒤를 모리타니(32명)와 사우디아라비아(21.3명), 튀르키예(15.6명)가 이었다.
보고서는 "현대판 노예제 발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나라들은 분쟁의 영향을 받고 국가 부역이 있으며 거버넌스가 취약한 경향이 있다"고 풀이했다.
반면 현대판 노예가 거의 없는 국가들은 거버넌스가 강력하며 인신 문제에 강력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와 노르웨이가 각각 인구 1천명당 0.5명으로 160개국 중 가장 낮았다. 그 다음으로 독일과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가 0.6명 수준이었다.
한국은 1천명당 3.5명으로 160개국 중 44번째로 낮았다. 이는 1.95명이었던 2018년 보고서보다 오른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