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미니앨범 '이끼'(ICKY) 발매 전인 지난 19일 오전, 서울 광진구의 한 카페에서 카드의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이번에도' 미니앨범으로 나온 것을 두고, 전소민은 "원래 정규(앨범) 계획이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작년부터 곡을 수급했지만 저희 성에 차는 곡들이 모아지지 않아서 잠깐만 미뤄두고 조금 더 완성도 높게 내자 해서 이번에 미니앨범으로 내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전지우도 "저희가 욕심이 많다. 하나하나 다 마음에 들고 좋은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공백기가 길어져) 더 늦어지기 전에 지금 있는 곡들로 미니앨범이 나오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3년 만에 등장한 유닛곡이 단연 눈에 띈다. 전소민과 전지우가 함께 부른 '퍽 유'는 각자 뚜렷한 개성의 소유자인 두 사람의 보컬을 만끽할 수 있는 매력적인 라틴 팝 장르 곡이다.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멜로디와 파격적인 가사가 인상적이다. 비엠과 제이셉의 '빈 댓 보이'는 뭄바톤과 트랩을 기반으로 하는 힙합곡이며, 먼 미래의 자신에 대한 비전을 갖고 움직이자는 내용을 가사로 표현했다.
서로의 유닛곡을 자랑해 달라고 부탁했다. 제이셉은 "두 분의 보컬을 굉장히 좋아한다. 각기 다른 매력의 보이스가 나오는 게 되게 듣기 좋았다. 원래는 '라이크 유'(Like You)였는데 그걸 조금 더 자극적으로 바꿔보자고 해서 (제목에) 욕을 썼다"라고 해 웃음을 유발했다. 그는 "시도 자체가 용감하다. 박수쳐 주고 싶다. '퍽 유'라고 할 때 되게 구슬프게 들리는 게 있어서 느낌이 새롭다"라고 치켜세웠다.
전소민은 "카드 노래에선 오빠들이 랩하고 빠지고, 파트가 많이 없다. 이번에 본인들의 매력, 와일드함을 자신감 있게 잘 살려내는 곡이라서 되게 좋았다"라며 "비트 전환이 되면서 한 곡 안에서 다른 분위기가 나온다"라고 소개했다. 전지우는 "오빠들 랩 스타일이 굉장히 상반된다. 한 곡에 모였을 때 굉장히 다채롭고 재미있다고 느낀다. 팬분들도 진정으로 랩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역 후 첫 앨범이었던 미니 5집 '링 디 알람'(Ring The Alarm)을 '최애'(가장 좋아하는) 앨범이라고 밝힌 제이셉은 이번 미니 6집 '이끼'가 최고라고 해 웃음이 터졌다. 제이셉은 "제가 갖고 나온 게 짱이라고 해서 바뀌었다"라며 "11개월이라는 공백기를 깨게 해 준 앨범이라 최애가 바뀌었다. 개인적으로 요번 앨범이 제일 제일 마음에 든다. 아이~ 진짜로, 이건 찐이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전지우는 "먼저 했다고 아쉬운 것보다는 자부심이 있는 게, 어떤 그룹을 생각하면 이 장르가 떠오른다거나 이 가수 색깔이 확고하게 있다는 건 너무 감사한 일이다. 동료 연예인분들이 라틴 계열 음악이 나올 때 '되게 카드 노래 같다' '카드한테 잘 어울리겠다' 할 때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
전소민도 "자부심이 더 큰 것 같다. '오 나나' 처음 접했을 때 뭄바톤이란 장르를 몰라서 '이게 뭐지? 어렵네' 했는데 나오고 나서는 (카드가) 뭄바톤 장르를 시작함으로써 문을 연 것 같아서 일찍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미니 6집 '이끼'가 나오기까지 공백기가 11개월가량 되지만, 카드는 꽤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일단 중남미 7개 도시와 북미 11개 도시에서 투어를 돌았다. 비엠은 "투어가 가장, 이 일과 관련해 돌아오는 보답(gift)의 순간 같다. 팬분들이랑 놀면서 즐기는 순간이라 투어 때 되게 감사함을 느낀다. 더 좋은 프로덕션, 좋은 경험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전지우는 "연출적으로 많이 배웠다. 무대 꾸릴 때도 시야가 넓어진다고 할까. 혼자 나가는 음악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세트 디자인, 조명도 다 해야 했는데 그게 굉장히 도움이 됐다. 그냥 허투루 공연하는 건 아니구나, 제 뼈와 살이 되는 값진 경험이었구나 하고 또 한 번 느꼈다"라고 돌아봤다.
제이셉은 "코로나 때문에 많이 (해외에) 못 나가서 (투어가) 더 되게 반갑게 느껴졌다. 뭐가 성장했냐면 '체력 안배'라고 답하고 싶다. 예전엔 두 시간 내내 힘줘서 하는 공연을 했다면, 힘을 계속 줘서 15곡을 하면 공연은 한 번만 하고 끝내야 한다. 투어가 잡혀 있으니 힘 줄 때는 주고 완급조절을 알아가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비엠은 "만약 7년 전의 저한테 '이렇게 될 거다'라는 걸 보여줄 수 있다면 그 7년 전의 제가 너무 행복할 것 같다. 지금은 욕심 많고 더 잘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잘해온 것 같고 잘 버텨온 것 같다, 이끼처럼"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비엠은 "(최근) 3년은 그런 대화가 많았다. '서로가 솔직해지자. 싸울 때는 시원하게 싸우고 풀 때도 시원하게 풀고, 뒤끝 없이 하자' '앞에선 물어뜯고 뒤에서는 감싸주고 그런 팀이 되자' 이런다"라고 말했다.
"카드는 1+1=2, 10이고 2+2=100입니다. 혼자서는 1이고 같이 있으면 100입니다." (비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