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강제불용 안 한다? 부장님 '나는 짜장면' 외친 격" [한판승부]

"올해 1분기 세수 결손 24조, 전례 없는 규모"
"기재부, 법인세 감소 예측 실패했다? 가장 쉬운 건데"
"추경 없이 비공식적 불용? 기재부, 민주주의 무너뜨리나"
"尹 '건전 재정' 하겠다? 국민 합의가 먼저다"
"하반기 경기 회복 어렵다, 추경 안 하면 큰 일"
"관리재정수지? 대한민국만 쓰는 갈라파고스적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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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재홍> 현재 우리 재정 적자가 1분기에만 54조원. 이대로 연말까지 가면 최소 70조원 대 적자가 예상된다는 전망도 있는 상황입니다. 근데 추경호 부총리는 "추경은 검토하지 않고 있고 경기가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나아질 것이다" 이런 전망을 하고 있는데요. 정말 괜찮은 것인지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과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 이상민> 안녕하세요.
 
◇ 박재홍> 1분기에만 재정 적자가 54조다 이렇게 나와 있는데, 일반인이 보기엔 야 이거 엄청 난 거 아냐? 우려를 하실 것 같습니다.
 
◆ 이상민> 현재 시점의 재정적자 규모는 그렇게 중요한 개념은 아니에요. 적자가 계속 커지는 것은 아니고 커졌다 늘었다 커졌다 늘었다 하는 거니까 적자 규모가 중요한 건 아니고. 중요한 것은 뭐냐면 예측했던 세수보다 얼마나 세금이 잘 걷히고 있는지, 세수 결손 규모를 봐야 하는데 1분기 세수결손 규모가 24조원입니다. 24조 원 결손이 났다는 얘기는 무언인가 24조 원만큼 현금 유동성 문제가 생겼다라는 겁니다.
 
◇ 박재홍> 그만큼 경제도 제대로 가동이 안 됐다는 것이고 생산 못했다는 것이고 수출 못했다 이런 얘기인 거죠.
 
◆ 이상민> 맞습니다.
 
◆ 김성회> 세수 결손 규모가 그런 정도 같으면, 우리나라에서 전례가 있었나요?
 
◆ 이상민> 전례가 찾기 어려울 정도로 굉장히 큰 규모인 건 맞고요. 그리고 보통 기재부가 처음 본예산 세수예측을 할 때 약간 플러스가 나는 거 정도로 예측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에요. 그래서 2013년, 2014년 이후부터는 차라리 초과세수에 시달렸었고 2013년, 2014년 세수 결손 규모도 이렇게 크지가 않았죠.
 
◆ 진중권> 보통은 초과세수 그래서 그랬는데.
 
◆ 이상민> 그렇죠.
 
◆ 김성회> 남는 건 욕을 덜 먹으니까 그런 거겠죠?
 
◆ 이상민> 그렇죠. 욕을 덜 먹는 것도 있고 실질적으로 재정을 운영하는 데 돈이 남으면 미안하다 사과하고 쓰면 되는 겁니다. 그런데 모자라면 사과한 다음에 어떻게든지 현금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야 되는 거거든요. 그만큼 부채를 더 발행할 수밖에 없는 거죠.
 
◆ 진중권> 소득세도 분명히 줄었을 것 같고 특히 법인세는 깎아줬고 부가가치세는 경제가 안 돌아가고. 그런데 이제 추경호 부총리가 법인세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부족했고 특히 또 부동산 가격이 워낙 높은 수준에서 조정을 빠르게 겪으면서 양도소득세가 빠르게 줄었다 설명했는데 어떻게 들으셨어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 이상민> 일단 법인세율을 내린 것에 대한 영향은 아직까지 없는 거예요. 왜 그러냐면 법인세율을 지난 국회에서 내렸잖아요, 지난 국회에서. 그런데 법인세 내린 것은 본예산에 반영된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인세율 인하 효과에 따른 세수 결손 효과는 없는 거고요. 문제는 그럼 법인세가 적어진 것이 경기가 안 좋아져서 그렇다 우리의 예측보다 경기가 나빠졌다고 말한다면 그 말이 사실이라면 사실 그렇게 기재부를 크게 비난할 필요는 없는 거거든요. 왜냐하면 주식쟁이들이 이런 말을 해요. 예측 실패는 용서해도 대응 실패는 용서하면 안 된다라는 말이 있거든요. 그러면 예측은 틀릴 수 있는 거죠, 굉장히 어려운 영역이니까. 그런데 과연 법인세수 감소가 예측 실패일까라고 하는데 저는 좀 의문을 제기합니다.
 
◆ 김성회> 이 예측은 언제한 건가요?
 
◆ 이상민> 그 말이 핵심입니다. 언제 예측을 했는지가 중요한 건데 이게 국회 기재부가 올해 세수 예측을 올린 게 9월 초입니다. 9월 초에 올리니까 7월 말 기준 경제상황을 가지고 올린 거거든요.
 
◆ 김성회> 작년?
 
◆ 이상민> 그렇죠, 작년 7월 말 기준. 그런데 국회에서 예산안이 땅땅땅 통과된 시점은 12월달이거든요. 그런데 작년에는 세수 결손이 아니라 초과세수에 굉장히 시달렸잖아요. 초과세수가 굉장히 큰 폭으로 나서 국회에서 초과세수 TF가 만들어지고 제가 거기서 발제를 했었는데 그때 이걸 해결해야 된다 예측력을 높이기 위해서 우리는 두 가지를 개선해야 되는데 첫 번째 과제는 7월 말 가지고 내년도 세수를 예측하는 건 너무 힘들다. 국회에서 어차피 12월 달에 통과되니까 한 11월 달 기준으로 조금 더 업데이트를 해서, 경제 정보를 업데이트하면 훨씬 더 예측하기 쉽다라는 첫 번째인 거고 두 번째는 기재부가 나름 세수 예측 모델 가지고 예측을 하는데 이걸 공개를 해라. 공개만 하면 공짜로 전국에 있는 전문가들이.
 
◇ 박재홍> 다 해 준다?
 
◆ 이상민> 스스로 이 모델이 이 부분이 문제다 저 모델이 저 부분이 문제다라고 해서 전문가들이 스스로 백가쟁명식으로 대안을 많이 제공할 텐데 지금 현재는 어떤 식으로 예측하는지 공개 자체가 안 되고 있거든요.
 
◆ 진중권> 조금 전에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이게 예측 실패인지 아니면 대응 실패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말씀하신 이유는 뭐죠?
 
◆ 이상민> 이것이 열심히 했는데 갑자기 경기가 안 좋아져서 세수가 안 들어왔다 이렇다면 저는 기재부 잘못은 굉장히 제한적이라는 생각을 해요.
 
◇ 박재홍> 시장의 영향도 있는 것이고.
 
◆ 이상민> 그렇죠. 그런데 저는 예측 실패가 아니라 대응 실패라고 말한 이유는 분명히 작년에 기재부가 세수추계 잘못했다 사과까지 여러 번 하고요. 그러고 나서 세수추계를 제대로 잘하겠다고 계획도 밝히고요. 그 계획 속에 국회 논의 과정에서 바뀐 정보를 업데이트를 하겠다라고 기재부가 스스로 말을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 논의 과정에서 굉장히 많이 경제 전망치가 계속 하향이 됐거든요. IMF도 하향시켰고 OECD도 하향시켰고 한국은행도 하향시켰는데 아무리 경제전망치를 하향해도 기재부의 세수예측은 전혀 변동이 없었습니다.
 
◆ 진중권> 안 했다는 얘기잖아요.
 
◆ 이상민> 변동을 안 한 거죠. 업데이트를 안 한 거죠.
 
◇ 박재홍> 그러니까 세수예측이라는 게 하나의 가계로 보면 우리 집이 7월 말까지 버는 돈을 기준으로 우리가 내년에 얼마 벌 거고 얼마 쓸 거다라고 정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경제도 그러니까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내년 얼마 걷을 거다 이렇게 미리 예측하는 건데 그런데 위원님 말씀은 한 11월 정도에 해도 더 좋지 않겠느냐 이런 말씀이잖아요. 왜 7월 말로 정해진 건가요, 그럼 그게?
 
◆ 이상민> 7월 말로 정해진 것은 관행인데요.
 
◇ 박재홍> 관행이에요?
 
◆ 이상민> 9월 초에 국회 예산안을 올리니까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7월 말로 관행이 된 건데요. 그런데 진 교수님이 지적하신 것처럼 법인세 같은 경우가 문제가 있다라고 말을 해요. 그런데 가장 예측하기 쉬운 게 사실은 법인세거든요. 왜냐하면 법인세는 작년 하반기 실적을 가지고 올해 3월 달에 신고를 하는 겁니다, 6개월 후행을 해요. 6개월 뒤를 예측하는 건 굉장히 어렵지만 6개월 후행하는 것을 우리가 설명하는 것은 굉장히 쉬운 일이잖아요. 그런데 다만 11월 달에 우리가 예측을 한다고 하면 11월 달에 3분기 기업 실적이 다 나와요. 이미 발표를 다 합니다. 3분기 기업 실적을 보고 내년 3월 달 법인세를 예측하는 건 이건 굉장히 쉬운 건데.
 

◇ 박재홍> 굉장히 쉽네요.
 
◆ 이상민> 그런데 7월 달 실적을 보고 하반기 실적을 예측하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인 거죠. 왜 이렇게 어려운 일을 계속 지속하고 있는지 저는 이해가 안 갑니다.
 
◆ 진중권> 세수결손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이거. 추경 이런 얘기도 나오고.
 
◆ 이상민> 추경이라는 소리가 뭐냐면 세수가 결손 되면 현금 유동성 문제는 분명히 발생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원래 쓰기로 한 계획을 쓰려고 하는데 돈이 없는 거죠. 돈이 없으면 당연히 못 쓰는 거고요. 이거는 원래 쓰기로 했는데 돈이 없으면 이걸 해결하는 방식이 부채를 추가로 발행을 하든지 아니면 원래 이것을 10억을 쓰기로 했지만 7억만 쓰자 이렇게 말을 하는 건데.
 
◇ 박재홍> 예산 불용이 그 개념이군요.
 
◆ 이상민> 그런 개념인데요. 문제는 이게 국채를 추가 발행을 하는 것도 추경의 영역인 거고요. 국회에서 땅땅땅 해야 되는 거고요. 원래 국회에서 10억을 쓰기로 한 것을 7억으로 줄이는 것도 추경의 영역입니다. 국회에서 땅땅땅 해야만 되는 거니까 추경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죠.
 
◆ 김성회> 그런데 추경호 총리는 안 하겠다?
 
◆ 진중권> 안 한다 그랬잖아요.
 
◇ 박재홍> 왜 그랬을까요?
 
◆ 이상민> 저도 모르겠는데, 저도 모르고 시장도 몰라요. 그러니까 시장이 예측을 하기에는 추경을 할 수밖에 없다고 예측을 하는데 추경호 부총리가 추경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니까 시장의 예측 가능성에 굉장히 저해가 되는데 아마 이렇게 해석을 할 수밖에 없죠. 원래 어차피 현금 유동성 문제가 생기는 것은 이건 확실한 거고 그런데 현금 유동성 문제를 줄이는 것이 공식적으로는 국회에 추경을 올려서 10억짜리 지출을 5억으로 줄여야 되는 건데 비공식적으로 불용을 활용하겠다는 겁니다.
 
◇ 박재홍> 비공식적으로?
 
◆ 이상민> 그렇죠. 이것이 비공식적이라는 말이 핵심인데요. 이게 왜냐하면 민주주의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재정하는 사람으로서 민주주의가 뭐냐 하면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이 사업에 10억을 쓰고 저 사업에 20억을 쓰라고 하고 예산을 국민이 심의하는 것이 바로 저는 민주주의 가장 큰 핵심이라고 생각하거든요.
 
◆ 진중권> 그런데 그걸 정부가 마음대로…
 
◆ 이상민> 그렇죠.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이 사업은 20억 쓰고 저 사업은 30억 쓰라고 분명히 땅땅땅했는데 그냥 행정부에서 모르겠고 나는 그냥 5억만 쓸게. 나는 모르겠고 7억만 쓸게라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본 원칙을 이건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는 행위다.
 
◆ 김성회> 너무 윤석열 정부의 컬러하고 잘 맞는.
 
◇ 박재홍> 기재부가 약간 금고지기 느낌으로 국회가 뭐라고 판단했든 나라 살림 걱정되니까 예산 불용 행정부 차원에서 결정하겠다 이런 말인가요, 그러면?
 
◆ 이상민> 그런데 추경호 부총리도 그렇게 말을 하는 사람은 아니어서 그 워딩을 하지는 않고요.
 
◆ 진중권> 그런 것은 있지 않습니까? 아니, 경기가 풀릴 거야라고 예상하는 거 아닙니까? 세수가 늘어날 거야, 지금 1분기잖아. 2분기, 3분기, 4분기 가면 괜찮아질 거야 이런 뜻은 아닐까요?
 
◇ 박재홍> 자연스럽게 나아질 것이다.
 
◆ 이상민> 그렇게 긍정적으로 예측할 수도 있죠. 그러니까 경기 상황이 나아질 수도 있는데 그런데 사실 KDI 등 여러 민간 업체, 전망 업체에서 하반기 더 오히려 경기 성장 폭을 낮추고 있고요. 그리고 또 문제는 뭐냐 하면 세율 인화효과는 이미 본예산에 반영됐다고 했지만 이것과 상관없이 별도로 반도체 등 기업들 세액공제를 추가 확대한 것은 올해 2월 달에 이게 더 추가로 확대했어요. 이 말은 본예산에 반영하지 않았거든요. 이 말은 무슨 소리냐면 반도체 세액공제 등을 추가로 확대한 효과는 하반기 8월 달, 9월 달 법인세를 이걸,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실질적으로 하반기 8월 달, 9월 달 법인세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을 기재부는 뭐라고 표현하는지 아세요? 원칙적으로 줄지 않는다, 라고 표현합니다.
 
◇ 박재홍> 원칙적으로는 줄지 않는다.
 
◆ 이상민> 그러니까 올해 상반기 법인세수는 원칙적으로 내년 3월 달에 이게 반영이 되는 거니까 원칙적으로 줄지 않는다라는 워딩을 쓰는데 원칙적으로 줄지 않는다는 모르겠고 실질적으로는 줍니다. 왜냐하면 8월, 9월에 중간예납을 하거든요. 그래서 실질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을 원칙적으로 줄지 않는다라고 표현하는 걸 보면 팩트는 맞는데 저는 굉장히 국민들을 호도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 진중권> 재정적자가 54조인데 불용을 한다면 54조를 안 쓰겠다는 얘기지 않습니까? 그럼 여기저기서 펑크가 나지 않을까요?
 
◆ 이상민> 54조를 다 안 쓸 필요는 없는 거고요. 왜냐하면 적자폭 중에서 이미 국채 발행 계획은 이미 있으니까 국채 추가 발행 규모가 세수 결손 규모인데 세수 결손 규모가 현재까지는 24조인 거고 이것이 얼마가 될지는 예측은 모르고 20조, 30조 원 정도는 불용을 이용을 할까. 그러니까 추경호 부총리의 정확한 워딩은 강제로 불용하지 않겠다라고 정확하게 말을 합니다.
 
◇ 박재홍> 불용은 없다.
 
◆ 이상민> 강제로 불용한다는 것은 이건 민주주의 원칙을 근본적으로 위배한다는 사실을 아니까 강제로 불용은 하지 않겠지만 그러나 자연스러운 불용은 활용하겠다라고 표현하거든요.
 
◆ 진중권> 무슨 뜻입니까?
 
◇ 박재홍> 자연스럽게 예산을 쓰지 않겠다.
 
◆ 이상민> 이게 굉장히 어려운 말인데.
 
◆ 김성회> 너 그거 꼭 해야 돼? 이렇게 물어봐서.
 
◆ 이상민> 이 표현이 맞습니다.
 
◆ 진중권> 우리가 시키지 않았지만 너희들 알아서 해.
 
◆ 이상민> 정확한 표현인데 이게 부장님이 나는 짜장면 그런데 알아서 비싼 거 시켜도 돼, 이런 거예요.
 
◇ 박재홍> 일단 나는 짜장면이고 먹고 싶은 거 마음대로 먹어라.
 
◆ 이상민> 나는 강제로 불용하지 않겠습니다마는 그렇지만 자연스러운 불용은 오케이다라고 말하는 거가 이게 기재부 눈치를 봐야 될 이런 공무원 입장에서는.
 
◆ 진중권> 기재부와 야자타임이네.
 
◆ 김성회> 딜레마는 그런 건 것 같아요. 그러니까 대통령은 소위 말하는 재정의 균형을 찾아야 된다. 3% 이상 안 내리고 어쩌고저쩌고 조건을 많이 달아서 더 이상 빚을 지지 않고 정부를 운영하겠다고 선언은 해놓은 상태고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세수가 부족하니까 정부가 돈을 써야 되는데 돈을 못 쓰면 시중에 돈이 안 풀리고 돈이 안 풀리면 경기가 나빠지는 상태가 될 거고. 그러면 돈을 풀어야 되는데 돈을 풀려면 돈을 꾸어야 되는데 돈을 꾸면 또 대통령 원래 세웠던 원칙에서 벗어나서 기재부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 것 같거든요.
 
◆ 이상민> 이게 굉장히 중요한 말인데요. 재정은 항상 팬시한 정책은 없어요. 한쪽 가치를 추구하다 보면 다른 쪽 가치는 희생할 수밖에 없는 균형이 재정의 항상 핵심인데요. 건전재정 좋은 원칙이죠. 그리고 적극적인 재정 이것도 좋은 원칙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가정 살림과 국가 살림의 원칙은 정반대예요. 가정 살림 같은 경우는 수입이 많아지면 소고기도 좀 사먹고 좀 지출 늘릴 수 있는 거고 수입이 줄면 당연히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 가정 살림이잖아요. 그런데 국가 살림은 정반대인 게 내수가 안 좋아요. 내수가 안 좋으면 국가 세수입이 줄어들겠죠. 국가 세수입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허리띠를 졸라매면 큰일 납니다. 내수가 안 좋을수록 우리는 국가 재정 지출 규모를 확대해야 되는 거고요. 오히려 수입이 너무 많아서 경기가 과열돼서 수입이 많을 때는 오히려 허리띠를 졸라매야 되는 것이 국가 재정의 원칙인 거거든요. 이런 국가 재정의 원칙이 있는 거고 윤석열 대통령께서 말한 더 이상 부채는 지지 않는다라는 말을 지켜야 되는 원칙이 있는 거고 두 개의 가치, 물론 대통령의 말은 지키면 좋은 거죠. 그리고 국가재정의 원칙대로 어떤 내수 경기가 안 좋을 때 지출을 확대하는 것도 둘 다 좋은 건데 이 중에서 우리는 어떤 가치가 더 우선시돼야 될 것인지를 국민들 사이의 합의를 통해서 정해야 되는 거죠.
 
기재부 사옥 전경-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제공] 연합뉴스

◆ 김성회> 그런데 이상적으로는 대통령이 내가 재정을 지키려고 했는데 지금 당장 경기가 너무 어려워서 그건 미안하게 됐는데 포기하고 세금은 잘 안 걷히니까 일단 부채를 발행해서 돈을 더 풀어서 경기를 살리겠다, 이렇게 말하면 좋겠네요. 안 할 것 같아. (웃음)
 
◆ 이상민> 이게 국민들의 합의를 통해서 재정 규모를 정해야 되는데 국민들이 합의를 하기 위해서는 가장 선행돼야 되는 것은 정확한 재정 현실을 알리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 이렇게 세수 규모가 줄어들기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 맬까요? 라고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말한 것도 아니고 세수… 우리 추경도 필요 없어요 하반기에는 잘 들어올 거예요. 법인세 반도체 감세 때문에 이게 안 들어올 거가, 실질적으로 안 들어온 상황에서도 원칙적으로는 안 들어오지 않아요라는 식으로 재정 정보를 차단을 하고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논란을 부치지 않는 게 저는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 박재홍> 현 정부가 그렇게 하고 있다 그게 문제다, 라는 말씀이네요.
 
◆ 이상민> 그렇죠. 국민들이 합의만 한다면 저는 건전재정을 해도 되고 국민들이 합의만 한다면…
 
◇ 박재홍> 그 국민들의 합의라는 건 어떻게 만들어져요? 국회에서 해야 된다?
 
◆ 이상민> 국민들의 합의를 만들기 위해서는 당연히 현재 재정 상황을 솔직하게 공개를 하고 논의를 부쳐야 되는데 솔직하게 공개를 하지 않으니까 제대로 된 논의가 부쳐지지 않는 거죠.
 
◇ 박재홍> 논의는 어디서 하나요? 국회에서?
 
◆ 이상민> 국회와 한판승부에서 하는 겁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 진중권> 세수결손이. 이런 질문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세수결손이 나오면 다음에 세수 예측을 갖다가 결손 안 나게 하면 되니까. (웃음) 그러니까 세수결손 이른바 정상대로 간다면, 평균대로 간다면 올해만 나타난 현상인가요? 아니면 내년까지 계속 이어질까요?
 
◆ 이상민> 그건 저는 절대로 예측을 하지 않고요. 그런데 예측은 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예측을 한다기보다는 시장에서 예측을, 조금 제가 말을 하자면 경기 상황이 좋아질 거라고 예측하는 곳은 사실상 거의 없어요. 하반기에도 계속 안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줄줄이 경기 전망을 하향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낙관적으로 이런 추경도 안 해도 어떻게 잘 될 수 있겠다라고 말하는 것은 일단 시장의 예측가능성만 저해하는 거고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이게 어떻게 해결할 수도 있다고 봐요. 왜냐하면 관료들이 잘 하는 기술이 뭐냐 하면 올해 지출할 것을 내년에 미루는 굉장히 효과적인, 효율적인 방법이 있어요.
 
◇ 박재홍> 회계 장부를 잘 만들 수…
 
◆ 이상민> 올해 이게 10억을 지출해야 될 것을 미안한데 내년 1월 5일 날 지출할게라고 이건 얼마든지 협의가 가능한 상황이거든요.
 
◆ 진중권> 어음 발행하는 거.
 
◆ 이상민> 이게 원래 현금 거래는 아니니까요. 그래서 그런 식으로 하면 올해 지출할 것을 내년도로 미루어서 어떻게 추경을 하지 않고 마치 좀 덜 세수 이게 가능한 것처럼 보일 수는 있는데요. 저는 이것도 굉장히 안 좋은 게 원래 국회가 땅땅땅 해서 올해 10억 원을 지출하라고 한 거잖아요. 그거를 자의적으로 내년에 10억 원을 지출하는 것도 문제지만 또 더 중요한 문제는 뭐냐 하면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지키고자 국채 발행을 추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건전성이 마치 훼손된 것처럼 속이는 거잖아요. 올해 10억을 지출하면 건전성이 위배가 되고 내년에 10억 원을 지출하면 건전성이 위배가 안 되는 건 아니잖아요. 건전성이 나빠지는 건 똑같은데 차라리 건전성이 나빠질 거면 이만큼 건전성이 나빠졌다라고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말을 하는 것이 좋은데 건전성은 똑같이 나쁘게 해 놓고서 올해 지출할 것을 내년도로 살짝 미루면 이건 건전성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건전성을 지키는 것처럼 보이는 어떤 윈도 드레싱이라고 할까요? 그런 식으로 재정운영은 가장 안 좋습니다.
 
◇ 박재홍> 저희 방송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나오셔서 그분도 경제전문가신데.
 
◆ 이상민> 그럼요.
 
◇ 박재홍> 정부가 재정건전화를 전제로 긴축 방향으로 가는 게 문제다. 오히려 재정 긴축은 죽을까 봐 미리 자살하는 것과 비슷한 거다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오히려 재정 적극적으로 해야 된다고 말하고 어떤 양극화 문제라든지 어떤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 개입해야 되고 돈을 더 써야 된다고 말씀을 하시거든요. 이 부분은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 이상민> 그 부분은 김종인 전 대표의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라 재정 교과서에 나오는 그런 말인 거고요. 케인즈도 '우리 모두는 언젠가 죽는다'라고 해서 그런 말을 해서 국가의 적극적인 재정 역할을 지금 타이밍, 타이밍이 중요하다라는 그런 말인 거잖아요. 그래서 김종인 전 대표의 발언은 교과서적인 발언이다라고 저는 평가를 합니다.
 
◆ 진중권> 이분이 말씀하실 때 3% 룰이라는 것도 이게 무슨 헌법조항도 아니고 그냥 유럽에서 대충 정하니까 그거 갖다 쓰는 것 같은데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그런 건 어떻게 정합니까?
 
◆ 이상민> 이게 굉장히 사실 이상한 건데요. 그러니까 여기 3%룰이라는 게 재정준칙이 관리재정수지를 GDP 대비 3%를 넘지 말아야 된다라는 것이 지금 추구하는 거잖아요. 관리재정수지라는 개념은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기재부만 쓰는 굉장히 독특한, 갈라파고스적인.
 
◇ 박재홍> 그래요? 관리재정수지 3%.
 
◆ 이상민> 관리재정수지라는 것은 영어로 번역할 수도 없고요. 어떠한 학자도 모르는 그런 개념인 거고요. 이게 그렇다면 물론 OECD나 IMF에서 말하는 재정수지 개념이 있죠. 국제적으로 통일되는 재정수지개념이 있고 IMF 홈페이지에서 2021년도 재정수지를 보면 0%입니다. 우리가 21년도 지난 정부가 엄청나게 재정을 확대를 긍정적으로 말하면 확대를 했고 부정적으로 말하면 거덜 냈다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데. 이건 기재부가 발명한 재정수지 개념으로 보면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냥 IMF 홈페이지에 가서 21년도 우리나라 재정 수지를 보시면 GDP 대비 0%, 균형재정을 이뤘어요. 이게 국제기준이거든요. 국제기준은 이게 경제적 실체를 반영하는 기준인 거고 기재부가 만든 갈라파고스적인 개념은 굉장히 실제를 반영하지 못하는 굉장히 희한하고 독특한 표현이에요.
 
◆ 진중권> 경제적으로 역효과를 낼 수 있지 않습니까? 균형재정인데 그게 만약 재정파탄이다라고 한다면 더 줄이게 되면서 오히려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지 않습니까?
 
◆ 이상민> 그렇죠.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건전 재정이라는 가치도 있고 적극적인 재정이라는 가치고 있고 둘 다 저는 추구할 수 있는 가치라고 보는데. 확실하게 나쁜 것은 IMF 통계에서는 21년도 0% 균형 재정을 이루었는데 이게 균형 재정이 아니라 재정을 거덜냈다라고 잘못 오해를 해서 판단한 것은 이것은 굉장히 나쁜 거죠.
 
◆ 진중권> 정치적 공격을 현실에 인식으로 착각을 해 버리는.
 
◆ 이상민> 그렇죠. 경제적 실체를 반영하지도 못하는 그런 수지가 바로 기재부가 만든 관리재정수지인 거예요. 이걸 가지고 우리나라 재정 현실을 파악하기에는 전혀 의미가 없는…
 
◆ 김성회> 기재부가 빚 안 지는 것에 집착하는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 이상민> 과거에는 그것이 어떤 성공적인 사례로 될 수도 있었겠죠. 왜냐하면 워낙 우리나라.
 
◇ 박재홍> IMF 시절도 있었고.
 
◆ 이상민> IMF 이전에도 우리나라 자본이 쌓이지 않은 상황에서 자본을 확충하는 것은 그 나름대로 저는 좋은 전략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변화된 경제 현상에 대해서 대응하지 않는 게 어떤 기재부의 잘못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그러면 말씀하신 관리재정수지라는 것 자체도 글로벌 스탠다드로 바꿔야 되는 거 아닙니까?
 
◆ 이상민> 저는 바꿔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러니까 관리재정수지라는 것은 뭐냐 하면 경제적 실재를 반영할 수 없는 거고요. 기재부 관료, 예산 기술자가 마음대로 경제적 실질과 상관없이 관리재정수지만 좋게 만들 수도 있어요. 그리고 그런 기술은 실제로 들어갔거든요. 그게 무슨 소리냐면 작년 2차 추경에 어떤 일이 벌어졌냐면 캠코 자산관리공사. 자산관리공사에 1000억 원을 출자하는 것을 줄였어요. 현금 출자 1000억 원을 줄이고 그 대신 현물 출자 3000억 원을 늘렸어요. 경제적 실질은 아니, 국가 자산을 3000억 원 캠코한테 주고 현금을 1000억 원을 안 줬으니까 2000억 원 손해 본 거잖아요. 그런데 기재부가 말하는 관리재정수지는 그런 주식 같은 거 안 보고 현금만 봅니다. 현금만 보면 1000억 원이 덜 갔잖아요. 그래서 1000억 원 관리재정수지가 좋아졌다라고 판단하는 것이 바로 기재부발 관리재정수지입니다. 이건 전혀 실제 재정건전성의 척도가 될 수도 없는 거고요. 관리재정수지로 재정건전성을 판단하면 기술에 들어갈 수가 있는 거죠. 현금을 안 주고 주식만 주면 됩니다.
 
◇ 박재홍> 어떻게 바꿉니까? 국회에서 이걸 바꿔라. 너희 기재부 운영 방식이나 어떤 지수 적용하는 어떤 기술을 바꿔라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건가요?
 
◆ 이상민> 이거는 재정준칙을 만들 때 그 재정준칙을 만들어야 된다라고 주장하는 학자와 정치인이 있고. 재정준칙을 만들면 안 된다라고 주장하는 학자와 정치인이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만들어도 되고 안 만들어도 되는데 확실한 것은 지금과 같은 형태로 경제적 실제를 반영하지 못하는 관리재정수지에 연동되는 재정준칙은 절대로 만들면 안 된다라는 게 제 생각이에요. 그러니까 만들었을 때 장단점도 있고 안 만들었을 때 장단점도 있는데 만약에 만든다면 관리재정수지가 아니라 국제기준, 국제기준 경제적 실질을 반영할 수 있는 국제기준을 가지고 만들어야지 실제 재정건전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예산 기술자가 얼마든지 숫자놀음을 통해서 조절할 수 있는 관리재정수지를 가지고 만드는 재정준칙은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굉장히 전문가의 영역이기도 해서 정말 일반 국민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투명하게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 주고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더 걷어야 된다 이런 걸 더 공개적으로 말하는 게 필요해 보이네요.
 
◆ 이상민> 그럼요. 그건 교과서에 쓰여져 있는 겁니다.
 

◇ 박재홍> 오늘 한판클라스 같이 배웠는데 더 모시고 나중에 차차 공부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위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상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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